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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집', 안내나 못내나...사전투표 코앞인데 늑장, "유권자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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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30일 양일 '사전투표' 실시  
이재명·김문수 수백조짜리 공약
'정책공약집'은 여전히 발간 안해 
박근혜·홍준표·문재인 후보 시절
대선 본투표 11~22일 전에 발간
민주 26→27~29일 "특정 못해"
국힘 27일 예상 "대선 후 가능성"
왜? "전국공약 종합, 신중 마무리"
시민단체 "재원방안 묻지도 못해"
"공약 남발해 현혹하더니, 무책임"

제21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 중 기호 1번 민주당 이재명, 기호 2번 국민의힘 김문수,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 기호 5번 민주노동당 권영국, 기호 7번 무소속 황교안, 기호 8번 무소속 송진호 등 6명의 선거공보물(2025.5.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6.3 대선 사전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후보들 '공약집'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각 정당 후보들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건지 핵심 정책을 담은 밑그림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가장 유력한 두 후보 캠프측은 발간 날짜를 계속 미루고 있다. 오는 26일을 공약집 디데이로 설정했다가 다시 27일, 28일, 29일로 연기했다. 그러더니 "(날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공약집을 안내는 건지 못내는 건지 역대급 늑장에 "유권자를 무시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사전투표 D-3 이재명·김문수 공약집 X...민주당, 국힘 "27~29일" 미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캠프 양측에 26일 확인한 결과, 양당 후보 모두 제21대 대통령 선거 정책 공약집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재외국민투표는 이미 20일부터 시작해 종료한 상태다. 유권자 가운데 일부는 공약집 한 줄도 읽지 못하고 투표를 한 셈이다. 

오는 29일과 30일 사전투표일을 앞두고도 공약집은 나오지 않고 있다. 6월 3일 대선까지 고작 8일을 남겨놓고 가장 유력한 거대 양당의 두 주자들이 언제쯤 공약집을 낼 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다.  

당초 민주당 정책본부 측은 "오는 27일~28일쯤 공약집을 발간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특히 "공약집 초안에서 세부 내용들을 추가하고 삭제하는 등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공약집 출간 일정 등을 고려해서 사전 투표 시작일인 29일까지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영준 민주당 대구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6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공약집) 발간 날짜를 확답하기 어렵다"며 "예상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 중앙당에 (발간 날짜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약집 대신 '재명어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이 후보 공약이 자세히 나와있다"고 말했다. 

2022년 제20대 민주당 대선공약집 발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정책공약집 발간 / 자료.민주당  
2022년 제20대 민주당 대선공약집 발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정책공약집 발간 / 자료.민주당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정책공약집 / 자료.국민의힘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정책공약집 / 자료.국민의힘

"전국 공약들 모아 내는 작업...시간 많이 걸려 대선 끝난 뒤에 나올 가능성도 있어"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측은 "27일쯤 공약집을 온라인 이북(전자책)으로 내놓을 예정"이라며 "책자 형내는 발간까지 좀 더 기다려달라"고 언론에 발표했다. 

권오섭 대구 선대위 대변인은 "공약집에 대구경북만 들어가는 게 아니다. 전국 모든 공약을 한꺼번에 모아 내는 것이라 좀 있어야 나온다"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 발표 후 안맞으면 걸러야 하고, 넣고 빼는 작업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한번 공약집을 만들어 책자에 들어가면 100% 지켜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작업하느라 지연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대선 기간 안에 내겠지만, 대선이 끝난 뒤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거대 양당의 대선 공약집은 이번 대선에서 역대 가장 늦게 나오고 있다. 공개 일자도 미정이다. 

앞서 윤석열 13일·이재명 15일 전, 문재인 11일·홍준표 22일 전...역대급 '늑장' 

책자 형태의 공약집이 나온 것은 2002년 제16대 대선부터다. 이번 대선 전 공약집을 가장 늦게 낸 후보는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다. 당시 9일 전 공약집을 냈다. 2017년 조기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2일 전,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1일 전 공약집을 발간했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3일 전,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5일 전 공약집을 공개했다.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174쪽짜리 공약집을 냈다. 코로나19 극복 회복과 도약, 행복경제시대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공정과 상식의 회복 대한민국 정상화,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등의 의제를 담았다. 

캠프들은 책자 형태 공약집 대신 자체 개발한 공약 발표 온라인 사이트나 각종 보도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공약서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공약 내용과 실행 방안, 재원방안은 전무하다. 

"근거 밝히지 않은 공약들, 유권자 현혹 무책임...재원방안 따질 시간도 없어"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조기 대선이 아니면 크게 비판 받아야 할 일인데, 조기 대선으로 인해 아주 세밀한 공약을 준비하기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이해 가능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툼한 공약집까지는 아닐지라도 공약의 세부 내역을 해석하고, 실행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조차 따져볼 수 없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광역단위 공약이 아닌  후보가 가는 곳마다 시.군 공약을 남발하고 관련 근거도 밝히지 않는 것은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행위"라며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매니페스토본부가 지지율 3% 넘는 3개 정당 대선 후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측에 '국정공약'과 '재원규모'를 질의한 결과, 이재명 후보 국정공약에 드는 세금은 210조원, 김문수 후보는 150조원이라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 측은 액수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국매니페스토본부는 "조직력 부족 한계로 재정설계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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