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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NCP, '한국옵티칼' 노사 중재...쟁점은 "해고 과정·고용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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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OECD 진정 접수 8개월만
일본NCP "문제 해결 지원 중재 제공"
노조 요청, 한일 양국 NCP 따로 진행
법적 구속력 없어...참여는 자율 결정
노조 "국제 규범 따라 본사 직접 나와야"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 외벽에 "고용승계"라고 적혀 있다.(2025.7.2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 외벽에 "고용승계"라고 적혀 있다.(2025.7.2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국옵티칼 해고 사태와 관련해 한국NCP에 이어 일본NCP도 해고노동자들과 일본 본사 닛토덴코의 중재에 나선다.

쟁점은 한국옵티칼 공장 청산 과정에서 해고자들의 고용 관련 협의와 고용승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지회장 최현환)는 "지난 7월 31일 일본NCP로부터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닛토덴코에 대한 문제 제기 신청 사건에 대해 노사 중재를 제공하겠다는 초기 평가 답변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NCP(National Contact Point)는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치된 국내연락사무소다.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와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수락한 국가들에 설치돼 있다. 관할권 내 기업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 지침 위반 사항에 대해 노사 대화를 주선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법적인 강제력은 없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글로벌 노조 연합체인 인더스트리얼 글로벌 유니온(IndustriALL Global Union)이 지난해 11월 닛토덴코를 상대로 진정서를 접수한 지 8개월 만이다. 쟁점은 ▲해고노동자들의 닛토덴코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 ▲닛토덴코가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인지 등이다. 

닛토덴코는 일본NCP 초기 평가에서 고용승계에 대해 법률과 이론상 근거가 없고, 한국에서의 법적 절차 이외 자리에서 교섭이나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NCP는 노동자 해고 과정에서 고용 협의나 인권 실사 등에 대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대화를 주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한국옵티칼 공장 화재로 건물 외벽 판넬이 무너져내린 모습(2025.7.2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2년 한국옵티칼 공장 화재로 건물 외벽 판넬이 무너져내린 모습(2025.7.2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해고자들은 한국NCP에도 같은 내용으로 지난해 10월 진정을 넣었고, 한국NCP는 지난 6월 24일 조정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양국NCP가 모두 대화 주선을 결정해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각각 노사 대화 테이블이 꾸려진다. 

당초 두 진정의 병합 여부에 대해서는 해고노동자들이 따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해 한일 양국 NCP에서 각각 열리게 됐다. 국가별 NCP가 같은 사건을 다루는 경우 사건이 병합되면 주무와 보조NCP가 정해지나, 이 경우에는 한국NCP가 주선하는 대화에는 일본NCP가 보조로 참여하고, 반대로 일본NCP가 주선하는 대화에는 한국NCP가 보조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국제 규범인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며 노사 양측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해고노동자들이 공장 청산 이후부터 고용승계를 요구해오며 고공농성에 들어간 지도 600일이 다 돼 간다"며 "하지만 사측은 현재까지도 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NCP와 일본NCP 두 곳에 제기했던 진정서를 병합하지 않은 이유는 닛토덴코를 직접적으로 부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닛토덴코는 국제 규범에 따라 사회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해고자들과의 대화 자리에 직접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40)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2025.7.2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40)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2025.7.2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납품하는 업체로, 지난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회사는 청산을 통보했고,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를 거부한 노동자 17명은 경기 평택시에 있는 닛토덴코의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고, 현재는 7명만이 남았다.

박정혜(40), 소현숙(43) 해고노동자는 지난해 1월 8일 "공장 철거"에 맞서 9m 높이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소현숙씨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고공농성 476일만인 지난 4월 27일 땅으로 내려왔다. 현재는 박정혜씨만 남아 577일째 농성 중이다. 한국옵티칼 사측은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평택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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