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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사람 살려야"...시민사회 원로 565인, 한국옵티칼 등 "고공농성 해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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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박정혜 562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 고진수 160일째
"고용승계", "해고 철회" 요구 고공농성
권영길·백낙청·유홍준 등 원로 565명
"앞이 보이지 않는 싸움, 정부 나서야"

"저 위, 사람 살려. 지금 당장" 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고공농성 사업장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2025.7.22.서울 명동)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저 위, 사람 살려. 지금 당장" 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고공농성 사업장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2025.7.22.서울 명동)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시민사회 원로 565명이 하늘 위 농성장에서 "해고 철회"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수백일째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고공농성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각계 원로 565인'은 22일 오전 서울 명동역 10번 출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으로 40도를 넘는 끔찍한 온도의 고공에 한국옵티칼 박정혜와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가 위태롭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저 위 고공에 있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이재명 정부가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시민사회와 학계, 종교계, 언론계, 예술계 등에서 모인 565명이 입장문에 연명했다. 원로들은 대통령실에 고공농성 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했다.

원로들이 나선 이유는 박정혜(40) 해고노동자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경기 평택시에 있는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62일째 고공농성 중이고,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 10m 높이 교통구조물 위에서 고진수(52) 해고노동자가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160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문규현 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백낙청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백도명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황석영 소설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원로들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목숨이 위태로운 노동자의 현실은 그대로"라며 "대통령이 나서 사람 목숨을 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사회와 학계 등 각계 원로들이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명동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2025.7.22)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시민사회와 학계 등 각계 원로들이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명동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2025.7.22)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이들은 입장문에서 "우리가 나이 든 몸을 이끌고 폭염을 견디며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저러다 큰일 치르겠다 싶은 조바심 때문"이라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두려움과 이 비참한 장면들을 뒤에 두고 떠나야 하냐는 죄책감을 떨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 오래도록 지속돼 온 참사, 한 자리가 아니라 이 땅에서 자행돼 온 노동의 참사가 있다"면서 "그저 이윤만을 쫓아 두부 자르듯 사람을 자르고, 나 몰라라 하며 공장 문을 닫고 달아나는 것을 국가가 비호한다면 범죄자는 누구인가"라고 했다.

또 "먹튀 자본이 버리고 떠난 불탄 공장 옥상에서 오늘로 562일이라는 참담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 해고노동자 박정혜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노동자의 단결권을 짓뭉개고 거리로 내몬 세종호텔에서 해고돼 교통시설물 위 160일째 무너지고 있는 요리노동자 고진수를 아냐"며 "허공의 하늘 감옥에서 두 사람이 앞이 보이지 않는 목숨이 매달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과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의회는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냐"면서 "박정혜와 고진수를 살려야 한다. 그리운 일터와 가족, 친구 곁으로 두 사람을 보내는 것이 지연됐던 정의를 지금 당장의 정의로 바꾸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신학철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이사장은 "이재명 정부는 한국옵티칼 박정혜와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들 당장 살려야 한다"며 "아직까지 살기 위해 하늘로 올라간 이들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것은 권력을 준 노동자와 시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숨을 걸고 살겠다고 몸부림치며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부터 살려내는 것"이라며 "노동자와 시민의 한결같은 요구를 더 이상 외면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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