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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원전 또 누출사고, 중수 265kg 샜다...환경단체 "노후원전 위험, 폐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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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일 월성 2호기 시설 내 중수 누설
"누설 차단 조치, 방사능 외부 누출 없어"
원안위, 사고 원인 파악·재발방지책 마련
최근 10년간 월성원전 사고·고장 25건
환경단체 "월성원전 수명연장 추진 중단"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 사진 출처.한국수력원자력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또 누설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방사성폐기물 29톤(t)을 바다에 흘려보낸 데 이어, 이번에는 중수(重水.원자로 냉각이나 감속에 사용되는 무거운 물)가 발전소 내부에 새어나갔다.

한국수력원자력에 23일 확인한 결과, 지난 19일 오전 4시 30분쯤 경주 양남면 나아리에 있는 월성원전 2호기에서 중수 265kg이 누설됐다.

감속재 정화계통 필터를 교체하는 작업을 준비하던 중 필터 상부 커버에서 누설이 발생했다. 발전소 외부로 누설된 중수는 없으며, 방사능도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중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어 외부로 누설될 경우 방사능 피폭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한수원은 누출 확인 후 관련 펌프를 정지시켜 누설 차단 조치를 했다. 누설된 중수는 원자로 보조 건물의 내부 집수조 등으로 수집된 상태다. 

월성2호기 감속재 중수 누설 사고 알림(2025.9.19) / 화면 캡쳐.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월성2호기 감속재 중수 누설 사고 알림(2025.9.19) / 화면 캡쳐.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사고 발생 당일 오전 5시 16분쯤 이를 보고받고 현장에 도착해 점검에 들어갔다. 조사단을 파견해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월성원전 2호기는 지난 1일부터 예비 디젤발전기 분해점검, 전원계통 충전기와 축전지 교체 등 계획예방정비를 하고 있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오는 10월 15일 정비를 마친 뒤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누설 정도가 심하면 정지가 되겠지만 경미한 수준"이라며 "추가 중수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누설 원인과 양 등을 근본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과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하면 원자력 전문 규제 기관에서 조사관들을 파견해 사건 원인을 조사한다"면서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사가 빨리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월성2호기 누설 사고는 올해 2번째다. 지난 1월 12일 오전 10시 5분쯤 액체 방사성폐기물 29톤이 바다로 누설됐다. 액체 폐기물 탱크가 열린 상태에서 운전돼 발생한 사고다. 이번 사고로 삼중수소 111억6,000만 베크렐(Bq), 감마핵종 35만8,000베크렐이 누설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22년 1월 24일에도 증기발생기 수위 전송기 연결 어댑터의 작은 구멍에서 13.13kg의 중수가 누설됐고, 같은 해 6월 16~17일에도 정지냉각계통 열교환기 전단 배관의 구멍에서 19.7kg의 중수 누설이 발견됐다.

이를 포함해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에 등록된 월성원전 사고·고장 수는 최근 10년간(2016년~2025년 9월까지) 25건이다. 신월성1호기 2건, 신월성2호기 4건, 월성2호기 6건, 월성3호기 6건, 월성4호기 7건이다.

"오래된 핵발전소 월성원전 2, 3, 4호기 폐쇄"...경주환경운동연합 탈핵순례(2024.11.19) / 사진 출처.경주환경운동연합
"오래된 핵발전소 월성원전 2, 3, 4호기 폐쇄"...경주환경운동연합 탈핵순례(2024.11.19) / 사진 출처.경주환경운동연합

지역 환경단체는 정부와 한수원에 "노후 핵발전소 폐쇄"를 촉구했다. 월성원전 2, 3, 4호기는 각각 2026년, 2027년, 2029년 수명이 만료된다. 한수원은 지난해 4월 8일 해당 원전들에 대해 수명연장을 신청했고, 원안위는 현재 계속운전 심사를 진행 중이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월성2호기는 지난 1월 12일에도 액체 방사성폐기물 약 29톤(t)이 누설돼 인근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면서 "그로부터 불과 8개월 만에 또다시 다른 기기에서 중수 누설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누설된 중수는 발전소 건물 외부 환경으로 누설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월에도 설계수명 30년이 종료되는 노후 핵발전소인 월성 2,3,4호기의 방사능 누설 사고는 더 다양한 경로와 큰 범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면서 "월성 2,3,4호기의 수명연장 추진을 중단하고, 폐쇄 계획을 미리 수립해 에너지 정책에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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