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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의 변화를 꿈꾸며
노진영 / 『이모의 꿈꾸는 집』(정옥 글 |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05)
2012년 04월 27일 (금) 10:20:41 평화뉴스 pnnews@pn.or.kr

이태전인가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라는 공익광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 입니까?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교육의 시작입니다


나 또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 과연 나는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아마 때로는 부모로 때로는 학부모로 경계선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라는 구절에서 맘이 짠했다.

6~7살 때까지만 해도 수십 가지의 꿈을 말하고 즐겁게 상상하는 아이들이 학교의 문턱을 넘는 순간 하나씩 꿈을 지워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초등고학년만 되어도 꿈은 곧 직업이며 직업은 돈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오죽하면 꿈이 뭐냐는 질문은 아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질문이니 함부로 묻지 말라는 말까지 나온다. “내가 정말 뭘 하면 좋을까? 엄마”라고 묻는 중학생 큰아이의 말속엔 어떤 직업을 가지는 게 좋으며 그를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한 걱정이 들어 있다. “니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되고 그 일을 하며 행복하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나 역시 직업에 대한 사회의 평가에서 완전히 비껴나기는 쉽지 않다.

   
▲ 『이모의 꿈꾸는 집』(정옥 글 |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05)
‘이모의 꿈꾸는 집’
이 책을 보며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꿈을 꾼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기, 힘들지? 그래도 기운 내."
어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씩씩하게 되물었다.
"하나도 안 힘들어, 꿈꾸는 게 왜 힘드니?"
"그래도 날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했는데, 못 날면 속상하잖아."
"아니, 속상하지 않아. 난 늘 즐거워. 만약 꿈꾸는 동안 즐겁지 않다면 그게 무슨 꿈이니?"
어기는 물을 다 마시고 날개를 푸드득 푸드득 힘차게 털어 냈다.
"자, 쉬었으니 또 신나게 날아오르러 가 볼까?"
- 이모의 꿈꾸는 집 126쪽-


작가는 꿈꾸는 동안 즐겁지 않으면 그게 무슨 꿈이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기꺼이 희생하라고 가르치는 어른들에게. 그리고 작가는 꿈을 꾸는 것보다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앞서 꿈꾸는 행복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꼭 꿈을 이루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란다. 너를 행복하게 하는 꿈을 만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살인적 경쟁교육 앞에서 오늘의 즐거움과 꿈꾸는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들리는 이런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 지난 4월 18일 대구시 교육청 앞에서는 우동기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얼마 전 있은 대구 모중학교 교사의 폭행으로 학생이 뇌출혈 수술을 받게 된 사건이었지만 근원적인 이유는 줄 세우기식의 서열화교육, 살인적 경쟁교육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대구교육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

교육문제가 비단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보수적인 지역색 탓인지 특히 대구교육의 후진성과 보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다. 지난 3월에도 겉으로는 학교폭력 대책을 쏟아내면서 뒤로는 일제고사를 강행하는 대구교육청의 태도에 대단히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옆에서 친구들이 죽어가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희들은 시험공부에 매진하라고 가르치는 학교의 폭력 앞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 것인가?

새 학교 새 학년에 들어서 친구얼굴도 익히기 전에 시험문제를 보도록 해서야 되겠느냐며 제발 3월 한번이라도 일제고사를 치지 말아달라며 우동기교육감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으나 교육감은 기자회견 후 의견서를 교육감에게 직접 전달하려는 학부모대표들에게 교육청 현관문을 걸어 잠그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대구시민의 손으로 뽑은 민선교육감과 면담 한번 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일이 되었다. 교육청과 교육감의 이런 태도가 결국 두 달여 만에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불러온 것이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대구 교육청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교육주체들과 소통을 통해 대구교육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기를 꿈꿔본다.

   





[책 속의 길] 64 
노진영 / 시지청소년북카페 '사차원'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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