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PD "MB 공영방송 장악, 땡전뉴스 부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5.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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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특강 / "MBC.KBS 청와대 얘기만 받아 적는 수준...정치 중립 상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땡전뉴스가 21세기에 다시 부활했다. 이명박 정부가 공영방송 MBC와 KBS의 입을 막고 입맛에 맞는 방송과 기사만 만들어 내고 있다"

<PD수첩>을 6년간 제작한 MBC 최승호 PD가 5월 21일 저녁 대구 삼덕성당에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비판했다. 최 PD는 <PD수첩>이 제작한 4대강 관련 프로그램 중 마지막 편인 '6미터의 비밀'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의 정당한 기능에 대해 '사전검열'이라는 재갈을 물렸다"고 말했다. 이어, "낙하산 사장으로 MBC와 KBS가 정치적 중립을 상실 했다"며 "공영방송들이 청와대 얘기만 받아 적는 수준으로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호 MBC PD가 대구 삼덕성당에서 열린 '평화로운 소통을 위한 언론이야기'특강에서 '매스미디어와 세상'을 주제로 강연했다(2012.5.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최승호 MBC PD가 대구 삼덕성당에서 열린 '평화로운 소통을 위한 언론이야기'특강에서 '매스미디어와 세상'을 주제로 강연했다(2012.5.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매스미디어와 세상'을 주제로 한 이날 특강은 천주교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평화로운 소통을 위한 언론이야기'의 첫 번째 순서로 대구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승호 PD는 이날 특강에서 공영방송을 장악한 요소로 ▷"낙하산 사장", ▷"방송 불방", ▷"막장인사", ▷"정치 중립성 상실 보도"를 꼽으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도가 높은 공영방송 2곳의 입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먼전, 최 PD는 "낙하산 사장"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을 MBC와 KBS에 임명해 방송의 공정성을 망가뜨렸다"며 "정부를 비판할 수 없는 구조로 변화시켰다"고 했다.

최 PD는 김인규 KBS 사장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 특보 출신으로 대선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이라며 "정치적인 중립성을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다"며 "김 사장이 청주MBC 사장으로 있었을 무렵, 이 대통령이 청주에 와 반말을 하며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 MB적인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하는 보스에게 잘 보이고 싶고, 도움이 되는 것들만 전해주고 싶어 한다"며 "낙하산 사장은 시청자들을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뉴스를 전달하기 보다 자신을 그 자리에 보내준 이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전해주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은 천주교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했으며 대구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2012.5.21.대구 삼덕성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특강은 천주교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했으며 대구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2012.5.21.대구 삼덕성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최 PD는 또,<PD수첩>에서 제작한 '4대강' 시리즈에 대해 "2번째 편에서부터 '청와대 심기가 불편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아니나 다를까 3번째 편은 방송 불방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최 PD는 불방 과정에 대해 "PD 생활 26년 만에 처음 겪은 일"이라며 "국장이 OK한 프로그램에 대해 사장이 방송 불방을 지시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정부 정책의 부당함에 대해 PD와 기자들이 공공성을 위해 취재했는데 '권력'이 불편해 한다고 사내 규칙도 무시하고 불방을 결정한다면 앞으로 어떤 취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최 PD는 최근 MBC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사.조직 개편안에 대해 "막장인사, 보복인사를 통해 권력에 비판적인 방송인과 방송을 솎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철 MBC 사장은 지난 4월 20일 임원회를 열어 MBC의 9개본부 31개국을 8개본부 32국으로 개편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김 사장은 시사교양국을 해체하고 <시사매거진2580>이 속한 부서를 보도본부에서 편성본부로 이관했다.

이에 대해, 최 PD는 "김재철 사장 연임이 확정된 이후, 본격적인 시사교양국의 해체가 진행됐다"며 "특히, <PD수첩>이 속한 시사교양국의 담당 국장과 부장, 앵커, 나를 포함한 PD 6명을 잘랐다"고 했다. 이후, "김 사장은 자신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입 안의 혀처럼 구는 사람을 새 국장으로 보냈다"며 "낙하산 사장의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새 국장은 시사교양국 PD들을 방송과 관계가 없는 MBC 자회사 용인 '드라미아' 개발단으로 보냈다"며 "드라마 세트를 관리하고 관공서 협찬을 따오는 일을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PD는 이날 특강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에 대해 비판했다(2012.5.21.대구 삼덕성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최 PD는 이날 특강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에 대해 비판했다(2012.5.21.대구 삼덕성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최 PD는 이어,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 상실"을 우려했다.

특히, 지난 4.11 총선에서 이슈가 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과 청와대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적하며 "다른 중요한 이슈들이 산재해 있었음에도 '막말 파문'이 언론에 가장 많이 노출됐다"며 "언론이 각 매체를 통해 국민들의 선택권을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총선을 7일 앞두고 MBC, KBS 뉴스 헤드라인은 '김용민 막말'이 차지했었다"며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논란'과 김형태 후보의 '제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1-2번 정도만 보도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권력이든 언론의 주인은 국민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 체제가 당신들께 편안하고 달콤하겠지만 결국 시민들의 철퇴를 맞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승호 PD는 1986년 MBC에 입사한 뒤, 2003년에 MBC 시사교양국 시사교양 특임 차장과 전국언론노조연맹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2005년부터 <PD수첩> 책임프로듀서를 맡아 '황우석 사건',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등을 취재해 제23회 '한국PD 대상'에서 올해의 대상을 수상했다.

한편, '평화로운 소통을 위한 언론이야기' 특강은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22일에는 '교회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김유철 시인이, 23일에는 'SNS와 소통'에 대해 공지영 작가가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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