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김재철 2년동안 철저하게 마비됐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6.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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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지역MBC 노조 / "편파방송, 보도 누락에 지역 자율성 훼손...김재철 사퇴"


"공영방송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100일 가까이 파업을 하고 있는 대구MBC 노조가 전국 19개 지역MBC 노조와 함께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를 위한 1박2일 투쟁을 가졌다.

대구MBC 노조를 포함한 전국 19개 지역MBC 노조는 14일 오후 대구MBC 광장에서 '공정방송 쟁취와 지역사 자율경영 사수 결의대회'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의 낙하산 김재철 사장이 구속되고, 지역사의 불합리한 소유구조와 사장 선임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파업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19개 지역MBC 노조원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를 비롯한 대구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대구MBC 노조가 전국 19개 지역MBC 노조와 함께 처음으로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를 위한 1박2일 투쟁을 가졌다(2012.6.14.대구MBC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노조가 전국 19개 지역MBC 노조와 함께 처음으로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를 위한 1박2일 투쟁을 가졌다(2012.6.14.대구MBC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따라, MBC 노조원들은 14일부터 15일까지 1박2일 동안 대구MBC 사옥에서 숙박하며, 14일 오후에는 이동민 대구MBC PD의 '지역방송 소유구조 개선 강연회'를, 15일 오전에는 '낙하산 출근저지집회'를 가졌다.  

MBC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국정조사 실시, ▷공정방송 훼손과 비리로 얼룩진 김재철 사장 사퇴, ▷지역MBC 자율경영 말살하는 사장 선임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진주.창원MBC 강제 통폐합에 이어 ▷충주.청주MBC와 ▷강릉.삼척MBC까지 통폐합하려는 김 사장을 비판하며 "지역 분권 시대, 지역 가치를 지키고 여론을 이끌어야 할 지역MBC에 표적감사와 경영평가를 무기로 지역사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또, "신군부의 언론 강제통폐합이 만들어낸 지역-서울 수직적 종속관계에 이어, 이제는 지역MBC의 공공성과 지역성, 자율성까지 훼손하고 있다"며 차경호 대구MBC 신임사장을 가리켜 "지역 이해와 자율경영 비전도 없이 자리보전만 신경 쓰는 낙하산 사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10.26 서울시장 선거', '4대강 사업', 'KBS 도청의혹' 보도 누락.통제.편파방송과  MBC <PD수첩>의 'MB 무릎기도', '남북 경협 중단', '한진중공업 사태' 취재 중단을 지적하며 "진실을 말해야 할 공영방송 역할과 의무가 김재철 체제 2년 동안 철저하게 마비됐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정대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수석부위원장, 김낙곤 광주MBC 노조지부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육성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2012.6.1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정대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수석부위원장, 김낙곤 광주MBC 노조지부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육성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2012.6.1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MBC 본사는 지역MBC 소유구조에서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며 "특히, MB 정권에서 낙하산 한명이 19개 지역사의 자율성을 어떻게 말살하는지 지켜봤다"고 했다. 이어, "지역MBC가 지난 수십년 동안 자율경영을 위해 노력한 것을 현 정권은 4년 만에 완전히 망가뜨렸다"며 "지역MBC의 자율성은 '좌우', '진보와 보수', '여야'를 넘어 모두가 감시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대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대구MBC 노조의 파업은 대구만의 투쟁이 아닌 지역MBC 전체의 투쟁"이라며 "대구MBC 노조는 절대 져서는 안 될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파업은 비리를 저지른 공영방송 사장과 국민들의 싸움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김낙곤 광주MBC 노조지부장도 "김재철 사장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돼 물러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지역MBC 사장은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왜 마음대로 자르고 낙하산 사장을 내리 꽂느냐"며 "낙하산 사장을 임명하는 것은 반지역.반민주.반분권적 인사조치"라고 비판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MBC 노조원이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다(2012.6.1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MBC 노조원이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다(2012.6.1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김재철 사장은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채우겠다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며 "비상식이 상식을 이기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육성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이진숙 MBC 홍보국장이 'MBC의 80%가 파업해도 MBC는 잘 굴러간다. 이것이 MBC 저력이다'고 말했다"며 "그렇다면 100일 가까이 파업하는 것 또한 MBC의 저력이다. 어느 저력이 공정한지 시민들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19개 지역MBC 노조원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를 비롯한 대구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2012.6.1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는 19개 지역MBC 노조원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를 비롯한 대구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2012.6.1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대구MBC 노조는 3월 12일부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김재철 MBC 사장은 4월 19일 차경호 전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에 임명했으며, 곧 대구MBC 노조는 23일부터 모든 정규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고 '차경호 대구MBC 신임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이후, 노조는 시민사회단체와 연대 집회를 갖고 "지역사 소유구조 개선"까지 주장했으며,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시위도 가졌다. 6월 2일부터는 '김재철 구속수사 촉구를 위한 백만 서명 운동'에 들어갔고 현재 대구시민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한편, 대구MBC 노조는 오는 19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파업 100일을 맞아 민주노총 대구지역 본부와 연대해 '대구MBC 100일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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