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소유구조 개선" 해법 찾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5.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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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지역MBC 노조 연대.홍보→시민 지지→정치권 변화→방문진.소유구조 개선"


"낙하산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75일째 파업을 하고 있는 대구MBC 노조가 지역MBC "소유구조 개선"을 주제로 5월 24일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패널들은 "지역방송 소유구조는 수도권과 정치 이중 통제 속에 있다"며 "지역민 지지, 지역MBC 노조 연대, 정치권 변화를 통해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MBC 노조는 5월 24일 저녁 대구MBC 1층 스튜디오에서 '지역방송 소유구조와 지방분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동민 대구MBC PD,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길호 영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조영창 대구경북지방분권운동본부 정책위원, 정재형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참석해 "소유구조 개선" 방법을 토론했다. 토론장에는 대구MBC 권창모 노조 지부장을 포함한 50여명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대구MBC 노조가 '지역방송 소유구조와 지방분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2012.5.24.대구MBC 1층 스튜디오)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노조가 '지역방송 소유구조와 지방분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2012.5.24.대구MBC 1층 스튜디오)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들은 지역방송 "소유구조 개선" 방법으로 ▷"방송문화진흥회 지역인사 30% 할당", ▷"지역MBC 감사권 방문진 이양", ▷"지역MBC 주식 51% 이상 방문진 이관", ▷"지역방문진 신설", ▷"지역MBC 사장 추천위원회"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발제를 맡은 이동민 대구MBC PD는 지역MBC 소유구조에 대해 "공영방송이라고 하기에는 민영방송의 왜곡된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대주주 MBC 본사의 일방적인 권리만을 강조하는 '내부 식민지'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권과 사장 개인의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일방적 임원 선임구조", ▷"보도편성.경영기술.방송 제반부문 자율성과 독립성 침해", ▷"수직적 상하관계"를 현 소유구조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강길호 영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문진 지역 인사 20% 할당, 방문진 추천위원회 신설, 지역MBC 독립 이사회 구성, 지역MBC 사장 추천 위원회 개설"을 제안하며 "서울 중심 구조를 탈피하려면 지역민 독립성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정치권이 움직여야 실현가능 하다"며 "지역MBC 노조와 시민사회의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권과 결별하고자 하는 MBC의 파업은 긍정적이지만 소유구조 문제는 시민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언론 역시 자본주의의 룰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지역 중심인물로 인사를 개편하면 경험이 부족해 상품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없으면 정치권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소유구조가 왜 바뀌어야 하는지 설득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이동민 대구MBC PD, 강길호 영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재형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조영창 대구경북지방분권운동본부 정책위원(2012.5.24.대구MBC 1층 스튜디오) / 사진 출처. 대구MBC 노조 제공
(왼쪽부터)이동민 대구MBC PD, 강길호 영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재형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조영창 대구경북지방분권운동본부 정책위원(2012.5.24.대구MBC 1층 스튜디오) / 사진 출처. 대구MBC 노조 제공

이어, 정재형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역MBC 뿐만이 아니라 KBS 새노조와 YTN.연합뉴스 노조 파업에 대해 "방송사 연쇄 파업은 부도덕한 정권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중립.객관적인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조영창 대구경북지방분권운동본부 정책위원은 "언론 문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 사람들은 지역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노조는 소유구조 개선을 위해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했다.

토론회 참가자들도 의견을 제시했다. 함종호 체인지대구 상임대표는 "지난주부터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대구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10대를 중심으로 젊은 층의 지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함 대표는 "적극적인 홍보로 시민들의 호응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후에는 정치권도 소유구조 개선을 고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구MBC 노조 권창모 지부장과 이동민 PD는 "낙하산 사장 퇴진과 관련해서는 MBC 본사 노조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지만 소유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수도권에서 나고 자란 노조원이 많아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연대의식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지부장은 "소유구조 개선 문제는 장기적인 싸움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동영상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고, 다른 지역MBC 노조와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대구MBC를 포함한 전국 18개 지역MBC 대주주는 MBC 본사다. 신군부가 1980년 언론통폐합 조치로 지역MBC 주식 가운데 51%-100%를 MBC 본사로 넘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BC와 지역MBC는 '본사'와 '계열사'로 바뀌게 됐다. 대구MBC 역시 1980년까지 '쌍용'이 지분의 100%를 소유했지만 신군부가 51%를 MBC 본사로 강제 이전 시키며 '계열사'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대구MBC 사장은 대주주인 MBC 본사 사장이 임명한다.

이날 토론회는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대구MBC 권창모 지부장을 포함한 노조원 50여명이 참석했다(2012.5.24.대구MBC 1층 스튜디오)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토론회는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대구MBC 권창모 지부장을 포함한 노조원 50여명이 참석했다(2012.5.24.대구MBC 1층 스튜디오)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MBC 본사는 '방문진'이 소유하고 있으며 9명의 방문진 이사 가운데 여당과 야당이 각각 6명, 3명을 추천한다. 이렇게 구성된 이사진은 MBC 본사 사장을 선임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편, 대구MBC 노조는 지난 3월 12일부터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파업 75일째를 맞았다. 이 가운데, 4월 19일 차경호 신임 사장이 내정되자 노조는 4월 23일부터 뉴스와 정규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했고, 4월 26일부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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