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술도 없고 소통도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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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캠프' 뛴 시민운동가 육성완.김두현 쓴소리..."세 번을 얘기해도 현수막은 안달렸다"


"말해도 안먹히는 민주당, 진짜 진짜 변해야 한다" (육성완)
"전략도 없고 전술도 없고, 그저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었다" (김두현)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 시민단체 상근활동가로서 문재인 후보 '시민캠프'에 몸 담았던 두 사람이 민주당에 대해 쓴소리를 털어놨다. 선거 당일에는 "충격", "멘붕"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던 육성완(49) DPI(대구장애인연맹) 대표와 김두현(44)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10여년 대구에서 시민운동을 한 두 사람은 오랜 고민 끝에 '문재인 캠프'에 몸을 담았다. 육성완 대표는 시민캠프 공동대표로, 김두현 사무처장은 시민캠프 시민사회협력위원장을 지냈다. 이들은 시민운동 가치가 정치권에 훼손될까 싶어 어떤 선거캠프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은 "MB 심판, 정권교체" 가치가 그만큼 크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세 번을 얘기해도 현수막은 안달렸다"

육성완 대표
육성완 대표
육성완 대표는 "민주당, 진짜 진짜 변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분노에 가까운 비판이었다. "내부 소통도 안되고, 말해도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다"고 했다.

어느 정도로 소통이 안됐을까. 육 대표는 그 실례로 '현수막'을 꼽았다. 장애인으로서 장애인운동을 하고 있는 그는 문재인 후보가 '장애인등급제 폐지'를 내건 11월 초, 이 공약과 관련한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걸자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러나, "세 번을 얘기해도 현수막은 안달렸다"고 한다. "중앙당 지침이 없다, 아직 시안이 안내려왔다"는 게 캠프의 이유였다. 결국 며칠 뒤 새누리당이 그런 현수막을 달았다. 육 대표는 "현수막 하나 다는데 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은지 답답했다"며 "내부 소통도 안돼 큰 이슈를 놓쳤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육 대표의 불만은 또 있다. "시민캠프에서 제안이나 정책이 나오면 민주캠프에서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라는 말이었다. 문재인후보 선대위는 크게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한 '시민캠프'와 당 조직 중심의 '민주캠프'로 나눠 운영됐는데, '돈 줄'은 민주캠프가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시민캠프가 마치 민주캠프의 하부 조직처럼 돼버렸다는 말이다. 게다가, 그 민주캠프가 이슈를 선점하거나 제때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것도 답답함의 한 이유였다. 육 대표는 "안철수 얘기가 아니더라도 정말 '새 정치'를 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인적쇄신, 세대교체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막연하게 투표율만 올리면 된다는 식의 기대 뿐이었다"

김두현 사무처장
김두현 사무처장
김두현 사무처장은 "전략도 전술도 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당초 문재인 캠프는 대구에서 '30% 득표'를 내세웠고 내심 25%는 기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득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나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는 게 김 처장의 지적이다. "막연하게 25%, 30% 얘기만 했지, 어디서 어떻게 달성할 지는 별 고민이 없었다"며 "막연하게 투표율만 올리면 된다는 식의 기대 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는 다르다"며 "새누리당은 손에 잡히는 표가 있지만, 민주당은 발이 없으니까 손에 잡히는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관변단체는 노골적으로 뛰지만 진보적인 시민사회는 드러나지 않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런데도 구체적인 전술이 없으니 어떻게 목표가 이뤄지겠냐"고 성토했다.

"무작위 대중유세, 별 효과 없었다"

김 처장은 그 실례로 '유세'를 꼽았다. 민주당은 구.군별로 거리 유세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게 김 처장의 분석이다. "차라리 골목 골목을 찾아 다니거나, 대학을 타켓으로 잡아 집중 유세를 하는 게 나았다"며 "길거리에서 하는 무작위 대중유세는 별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었다"고 했다. "지지자들만 좋아했지, 한 명이라도 (문재인 쪽으로)마음을 돌렸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민주당의 "책임성" 문제도 지적했다. "인적쇄신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책임성이 떨어진다"며 "주인없는 정당이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막연하게 '친노' 책임론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누가 중심에 있고 누가 책임을 지고 총괄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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