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교수들, '총장 임용제청' 위한 교수모임 발족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4.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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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자율성수호 교수모임' 50여명 / 토론회·행진·교육부 항의방문..."대학 자치 훼손"


경북대학교 총장 공석 사태가 교육부의 임용제청 거부로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 교수들이 '총장 임용제청 촉구' 모임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해결책 마련을 위해 나선다.

경북대 교수 50여명은 2일 오후 경북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 자율성 수호를 위한 경북대교수모임'을 발족했다. 이 모임은 이형철 경북대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가 지난 31일 경북대 인터넷 게시판 '복현의 소리'에 총장 임용제청을 위한 경북대 교수들의 자발적 참여를 촉구하는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교수모임 추진위원에는 이 교수 등 경북대 교수 9명이 참여하게 됐다. 

'대학 자율성 수호를 위한 경북대교수모임' 발족식 (2015.4.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학 자율성 수호를 위한 경북대교수모임' 발족식 (2015.4.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교수가 게재한 글을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교수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참여 교수의 숫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은 모임 대표를 뽑는 대신 추진위 교수 9명이 실무를 담당하기로 했으며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앞으로 교수모임의 공동행동에 함께 하기로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수모임은 '총장 임용제청'을 위해 이날부터 ▷매일 점심시간 학내에서 행진과 ▷피켓팅을 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계정을 만들어 SNS 홍보활동도 펼친다. ▷또 한 달 안에 교육부와 국회를 항의방문하고 ▷교수와 학생, 학교직원 등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유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가 계속해서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하면 행정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교수모임은 "미래를 꿈꾸며 연구와 교육에 매진해야 할 경북대가 총장 부재 사태를 맞이한지 벌써 8개월째. 경북대는 사상 초유의 참담한 사태에 놓여 있다"며 "물리적 손실에다 보이지 않는 정신적 피해까지 더하면 경북대와 대구경북민이 입은 손실과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촉구 교수모임 행진(2015.4.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촉구 교수모임 행진(2015.4.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경북대는 지난해 6월과 10월 두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학내외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여 마침내 총장임용후보를 추천했지만 교육부는 아무 사유도 밝히지 않고 임용제청을 거부했다"며 "제도와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두 번이나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한 것은 국립대학을 자치기관이 아닌 관치의 통제 대상으로 폄하하는 잘못된 교육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장으로 학문의 자유와 교육자의 양심을 보장받아 마땅한 곳"이라며 "총장후보자를 선출하여 추천하는 것은 대학 자치의 핵"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대학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천한 총장임용후보자를 교육부가 거분한 것은 대학 자치와 자율성,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즉각 교육부는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형철 물리학과 교수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이 뽑은 총장임용후보자를 교육부가 사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8개월째 다시 뽑으라고 종용하는 것은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한 마디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뽑아 추천할 때까지 대학이 알아서 장단을 맞추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같은 임용제청 거부는 교육부의 절차적, 법적 정당성을 무시한 일방적 대학 자치 훼손"이라며 "더 이상 경북대 교수들도 참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첫 경북대 제18대 총장 간접선거(2014.6.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첫 경북대 제18대 총장 간접선거(2014.6.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경북대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총장후보 간접선거를 통해 1순위에 김사열(58.생명과학부), 2순위에 김동현(61.화학공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그러나 선거절차로 내홍을 겪다 10월 재선거를 치러 다시 김사열 교수가 1순위에 선정됐다. 2순위는 김상동(55.수학과) 교수가 뽑혔다. 경북대는 전임 함인석 총장의 임기가 지난해 8월 만료됨에 따라 현재 8개월재 '총장 공석'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경북대에 공문을 보내 "교육공무원법 제24조6항에 따라 경북대가 추천한 총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교육공무원법과 경북대학 내의 교육 정책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총장 후보자를 재선정해 교육부에 재추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학내외로 교육부의 임용제청 거부를 규탄하는 여론이 확산됐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같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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