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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전체 공기업에 전국 첫 '임금피크제' 도입 논란
공기업 5곳, 내년부터 58세이상 임금 최대 30% 삭감...노동계 "윗돌 빼 아랫돌 괴기" 반발
2015년 09월 30일 (수) 18:46:40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시가 전국 처음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구조개혁 핵심 의제인 '임금피크제'를 대구시 산하 전체 공기업들을 상대로 도입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합의에 동참한 대구지역 공기업의 58세이상 노동자들은 내년 1월부터 매년 최소 10%에서 최대 30%까지 임금을 삭감해야한다.  

대구시는 "임금 절감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긍정 평가한 반면, 노동계는 "윗돌 빼 아랫돌 괴기"라며 "대구 노동시장은 악화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 노동시장구조개선안을 비판하는 민주노총대구본부의 현수막(2015.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2016년 1월 1일부터 대구시 산하 전체 공기업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13일 임금피크제 도입과 일반해고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동시장구조개선안을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통과시킨 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대구시가 도입한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본부의장, 대구도시철도공사·대구도시공사·대구시설관리공단·대구환경공단·대구달성군시설관리공단 등 대구시 산하 5개 공기업 사장, 각 노조 위원장은 지난 25일 임금피크제 노사합의 공동선포식을 갖고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도시철도공사는 21일 전국 최초로 노사합의를 했고, 도시공사·시설관리공단은 22일, 환경공단·달성군시설관리공단은 25일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합의문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을 위한 국가시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시행에 적극 동참한다"며 "세대간 상생과 고용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진 시장은 "임금피크제 타협을 완료해 절감된 재원으로 신규 청년일자리 창출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대구시는 합의된 내용이 성실히 이행돼도록 지원하겠다"고 25일 공동선포식 당시 말했다. 

   
▲ 대구시 공기업 임금피크제 합의 공동선포식(2015.9.25.대구시청) / 사진.대구시

이에 따라 대구시 산하 5개 공기업 노동자 3,181명은 내년 1월 1일부터 60세 정년 3년 전인 58세부터 해마다 임금이 삭감된다. 퇴직 3년 전인 58세에는 기존 연봉에서 10%, 2년 전에는 20%, 1년 전에는 임금 30%를 감액해 받는다. 채용 계획에 따라 소폭 조정하는 안도 포함됐다.

당장 내년부터 도시철도공사 66명, 도시공사 14명, 시설관리공단 20명, 환경공단 7명, 달성군시설관리공단 0명 등 모두 107명이 임금피크제 대상이 된다. 이후 2017년 42명, 2018년 44명, 2019년 52명, 2020년에는 65명이 기존에 받던 연봉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

대구시는 절감 임금을 재원으로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도 42개 등 앞으로 5년간 5개 공기업과 민간기업 등에 일자리 73개를 신규 창출한다. 신규 채용자 평균 연봉은 1,800만원에서 3천만원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를 통한 절감액은 29억3,500만원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 대구시설관리공단 임금피크제 노사합의(2015.9.22) / 사진.대구시

그러나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로 공기관 임금 상승률을 차등 적용하는 지침을 내린 상황에서, 타 지자체는 노동계 반발을 고려해 임금피크제를 미뤘는데 대구시만 충분한 논의 없이 도입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또 청년 일자리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장년층 노동자 임금을 줄여 그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해고 완화도 정부가 지자체를 압박하면 공기업 중심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임성열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은 "권영진 시장이 과연 무슨 생각으로 다른 지자체보다 노동현황이 어려운 대구에 임금피크제를 선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서민도 노동자도 아닌 박근혜 대통령에게만 잘 보이기 위한 오로지 정무적 판단에 의한 정치적 행보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금피크제는 늙은 노동자 임금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윗돌 빼 아랫돌에 괴는 미봉책"이라며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적은 임금에 가장 많은 노동시간을 가진 곳인데 이 상황에서 겨우 73개 일자리를 만들자고 다른 사업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거푸 일반해고도 밀어붙일 수 있다"며 "권 시장은 대구 170만 노동자 밥줄을 없애고 목을 죄는 정책에 대한 야합을 선두하는 세력이 됐다. 대구 노동시장이 참 암울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이번 임금피크제에 합의한 대구시 산하 공기업 가운데 대구도시철도공사에만 민주노총 소속의 노조가 포함돼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는 민주노총 소속의 대구지하철노조(위원장 이승용)와 한국노총 소속의 대구도시철도노조(위원장 윤종박) 등 양대 노조가 교섭단체로 들어가 있다. 민주노총은 그 동안 임금피크제에 대해 반발해 왔기 때문에 대구지하철노조의 이번 합의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이승용 위원장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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