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우리의 1시간은 6030원보다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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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연속 기고 ④] 최유리 / 'N포 세대', 청년에게 최저임금이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2017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 1만원 대구운동본부'의 연속 기고를 6월 7일부터 11일까지 싣습니다. 기고는 권택흥(최저임금 1만원 대구운동본부 공동대표)ㆍ전근배(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ㆍ황성운(전국여성노조대구지부)ㆍ최유리(청년유니온)ㆍ박인화(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님 순으로 이어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평화뉴스


요즘, 구의역 사건으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한 청년노동자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으로 다가왔다.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국회의원은 SNS를 통해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이 청년노동자가 여유를 가져 질 좋은 일자리 찾아 일했더라면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청년들이 경험하는 첫 일자리는 대개 취업을 위한 실습, 학자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스펙을 쌓기 위한 인턴, 비정규직이다. 한마디로 질 나쁘고 불안정한 일자리다. 또한, 최초로 진입한 노동시장에서 청년들은 대체로 최저임금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가진 세대’, 'N포 세대‘ 등은 청년을 일컫는 말이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열심히 스펙을 쌓지만 결국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자신의 조금 더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여유롭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사치이다. 우리사회가 진짜 해야 할 일은 청년들이 ‘여유롭게’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질 좋은 일자리를 찾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대구 청년단체의 '최저임금 인식조사 결과발표'(2016.6.8.대구시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청년단체의 '최저임금 인식조사 결과발표'(2016.6.8.대구시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렇다면, 질 좋은 일자리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대구청년유니온에서는 2015년에 대구지역 청년노동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일하고 싶은 바라는 노동조건’에 대해 물었고 그에 대한 답은 ‘일한 만큼 보장 받는 임금’이었다. 이 질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임금이다.

얼마 전, 조합원 모임을 통해 최저임금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여러 주제 중에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된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가 있었다. ‘뿌리염색이 아니고 전체염색을 하고싶다’, ‘여행을 가고싶다’, ‘맛있는 음식을 사고싶다’, ‘한 달에 옷을 하나씩 사고싶다’ 청년들의 바람은 소박했다.

청년들의 바람은 현재의 최저임금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최저임금 6030원으로는 입에 풀칠만 하고 살 수 있는 지경이다. 청년유니온은 2014년 초에 전국 만 15-39세 청년 505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요구안’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청년들이 평균적으로 희망하는 최저임금은 시급 7,489원이었다. 2년 전 자료임을 고려한다면 청년들의 바람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다.

2017년 최저임금이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6월 28일 결정된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의 폐쇄적인 운영 탓에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체감도 및 인식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며,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도 최저임금 당사자의 삶과 목소리가 반영되기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최저임금은 청년들의 구체적인 삶의 목소리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연속 기고] ④
최유리 /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


[최저임금 1만원, 연속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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