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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0대 '알바'들의 고통..."어리다고 임금체불·폭언"
[실태조사] 4명 중 1명 "임금 제대로 못받아"...그런데도 5년간 신고는 0건. 교육청은?
2015년 12월 11일 (금) 15:51:15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시급 3,800원. 월급 57만원. 근무 하루 6시간. 식사는 유통기한이 지난 3천원 이하의 식료품.  

18살 조우중(18.가명)군의 노동조건이다. 조군은 9개월째 대구시 남구 대명동 한 프랜차이즈업체 24시간 편의점에서 매장관리 겸 캐셔 아르바이트(알바)를 하고 있다. 부모님 이혼 후 어머니와 살게된 조군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알바를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 어머니도 일을 하지만 본인 문제집 비용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리자는 생각에 시작된 알바는 식당, 옷가게, PC방에 이어 편의점까지 이어졌다.

   
▲ 동성로 한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2015.8.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오자(오후자습)가 끝나는 오후 6시 하교해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알바를 한다. 친구들이 야자(야간자습)를 하는 동안 조군의 노동은 쉴 틈이 없다. 처음에는 야자를 빼줄 수 없다던 담임 선생님도 사정을 듣고 알바를 허락했다. 모자란 학습은 주말 동안 친구들과 선생님 도움으로 겨우 보충하고 있다.

그러나 조군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과연 자신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느냐는 것이다. 친구들도 저마다 입을 보탠다.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조군이 받는 시급 3,800원은 올해 최저임금 5,580원의 절반 수준인 68%에 불과하다. 조군 본인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잃을까 업주에게는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PC방 시급도 고작 3천원이었다.

"주변에 알바하는 친구들이 받는 시급 평균이 3천원대다. 많으면 4,500~5천원 정도다. 최저임금을 못 받는 건 당연하고 그만 둔다고 하면 월급을 안주는 사장도 있다. 욕하고 때리는 어른들도 있다"

   
▲ 대구 청소년 노동 실태를 비판하는 시민들(2015.12.11.대구교육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10대 청소년 알바 4명 중 1명이 최저임금도 못 받고 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대구지부, 전교조대구지부, 인권운동연대, 북부노동상담소 등 7개 단체가 참여하는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지난 7월~11월까지 대구지역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712명을 대상으로 '대구 청소년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구 청소년 알바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청소년을 상대로한 노동인권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 알바노동 현장에서 경험한 법 위반 사례 / 자료.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712명 가운데 무응답자 9명을 빼고 52%인 364명이 '최근 2년 이내 알바 경험이 있다'고 답해 청소년 절반 이상이 알바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 경험이 없다'는 응답자는 338명(48%)으로 조사됐다. 특히 알바 경험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 중 '임금을 적게 받거나 못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경험자의 28.7%로 4명 중 1명꼴로 임금체불 피해를 입고 있었다.

또 '일하다 다친 경험'은 28.6%, '나이가 어리다고 반발과 무시를 당한 경험'은 25.3%, '일하면서 식사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경험'은 21.4%로 나타나, 10대 알바를 고용한 업소 4분의 1일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약속된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일한 경험'도 18.1%, '일하는 곳에서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경험'도 15.3%나 됐다. '성적 수치심(성폭력 포함)을 느낀 경험'도 알바를 경험한 청소년 중 6.1%나 됐다.

때문에 '청소년 노동인권을 위해 사회적으로 실현돼야 할 과제'로 응답자 79.8%는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인격존중'은 65.0%, '법 위반 처벌 강화'는 35.4%, '폭언·폭행금지'는 30.7%, '학교 노 동인권교육 실시'는 23.6%, '노동재해예방'은 17.8%, '청소년노동상담소 개설' 12.1%로 많았다.

   
▲ 청소년 노동인권을 위해 실현돼야 할 과제 / 자료.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알바를 하고 있음에도 대구시교육청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11년부터 2백여개의 안심알바신고센터를 각 지역 학교와 교육청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교육청이 아닌 대구노동청이 맡아 8개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신고건수는 0건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센터 존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청소년들은 노동청에 신고해 문제를 해결한다. 지난 2년간 대구노동청에 신고된 10대 알바와 관련한 법 위반 건은 2백건으로 '임금체불(175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 대구지역 학교 내 알바신고센터 현황과 운영상황 / 자료.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대구교육청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타지역에서는 청소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서울·광주교육청은 '청소년 노동인권' 교사용 매뉴얼·학생용 수첩을 개발해 배포했다. 광주교육청은 광주노동청·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와 협의체를 구성해 법률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충남·충북은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노동인권교육을 정기화해 실시하고 있다.

   
▲ 광주교육청의 '선생님이 꼭 알아야 할 청소년노동인권' 메뉴얼 / 자료.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이와 관련해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11일 오전 대구교육청 앞에서 청소년 노동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지역 고등학생 대상 노동인권교육 의무적 실시 ▷부실 운영되고 있는 알바신고센터 내실화·대구지역 모든 특성화고에 설치·운영 ▷청소년 알바 고용 업소의 근로기준법 위반 시 엄격한 처벌기준 마련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위한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박인화(21)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상임활동가는 "교육청이 나 몰라라 하는 사이 청소년 알바들이 법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드러났다"며 "관리감독을 않고 방치해 청소년 알바의 차별을 심화했다. 이 고통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교육청은 즉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대구 청소년 노동 실태 보고 개선 촉구 기자회견(2015.1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대구교육청 한 담당자는 "초, 중, 고등학생 중 절반의 학생들이 알바를 하고 있다. 교육청이 이를 모두 관리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노동 관련 교육과 처벌은 각 학교와 노동청의 소관이다. 교육청이 이를 모두 감당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검토는 해보겠지만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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