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퍼진 성주 민심 "이 땅 어디에도 사드 최적지는 없다"

평화뉴스 김영화,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7.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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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천여명 서울역 집회 / 밤새 만든 '파란리본' 달고 "사드 대신 평화를"...청와대·국회 항의방문


손펼침막과 태극기를 들고 있는 성주군 주민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손펼침막과 태극기를 들고 있는 성주군 주민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배치 결정지 경북 성주군의 성난 민심이 파란리본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사드 대신 평화"를 촉구했다. 주민 2천여명은 버스 50여대에 몸을 싣고 사드 배치 확정 발표 후 첫 상경집회를 벌였다.

'성주사드배치저지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백철현 정영길 김안수)'는 21일 서울역 광장에서 '사드배치 반대 서울상경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군민 2,500여명(경찰추산 2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 땅 어디에도 사드 배치 최적지란 없다"며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성주군민 2,500여명이 참석했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집회에는 성주군민 2,500여명이 참석했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 주민들은 지난 13일 정부의 사드 성주 배치 확정 발표 후 8일간 성주군청 앞에서 매일 저녁 촛불집회와 각종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해왔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주군을 찾았을 당시에도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어 성난 민심을 표출했다. 그러나 정부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자 이들은 서울로 와서 집회를 열고 의사를 전달하게 됐다.

서울 집회에는 김항곤 성주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등 주민 2천5백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9시 30분 45인승 버스 53대와 개인차량에 나누어 타고 4시간만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45개 중대 3,150여명의 경찰병력을 서울역 일대에 배치했으나 집회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투쟁위는 군민행동지침을 통해 질서 유지와 폭력행동 금지, 개별행동 전 고지, 집회대오 이탈 금지, 집회현장 청소, 언론개별 접촉 자제, 음주가무 금지 등을 지시했다. 또 일부 언론의 '폭력' 프레임에 반발하고 집회를 평화적으로 이끌기 위해 파란리본과 동네명·본명이 적힌 명찰을 달고 집회에 임했다.

성주의 파란리본과 세월호 유족의 노란리본(2016.7.21) / 사진 제공.성주 주민 우모(37)씨
성주의 파란리본과 세월호 유족의 노란리본(2016.7.21) / 사진 제공.성주 주민 우모(37)씨
'NO THAAD'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에 참여 중인 주민(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NO THAAD'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에 참여 중인 주민(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파란리본은 성주에서 시작된 작은 날개짓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는 뜻이다. 주민들은 밤새 직접 파란리본을 만들어 집회현장에 이를 배포했다. 또 '정부의 일방적 사드배치 결정에 5만여 성주군민은 분노한다'고 적힌 전단지 수 천여장을 서울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특히 김항곤 군수와 배재만 의장은 사드 배치 철회를 다짐하며 이 자리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또 군민들은 5분 동안 사드 배치에 항의하며 침묵시위도 벌였다. 주민들은 시위 도중 "삶의 터전 짓밟는 일방적 사드 배치 분노한다", "행정 절차 무시하는 탈법적 사드 배치 무효", "주민 안전 무시한 위험한 사드 배치 중단하라", "우리는 원한다. 평화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이 삭발하고 있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이 삭발하고 있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무서워요'라고 적힌 옷을 입고 침묵시위하는 성주군 주민(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무서워요'라고 적힌 옷을 입고 침묵시위하는 성주군 주민(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항곤 군수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86% 성주다. 변함없는 충성과 지지를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사드"라며 "주민을 무시한 처사다. 5만 군민은 용서할 수 없다. 절실한 마음으로 생존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군민의 분노를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한다"며 "사드에 외부세력이란 없다. 우리 국민의 문제"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사드 배치 철회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군민들은 집회 후 버스에 몸을 싣고 성주로 돌아갔다. 김 군수와 투쟁위 간부들은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만나 사드 철회를 촉구했다. 야당에서는 몇몇 인사가 시위현장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김현권, 국민의당 최이배, 정의당 김종대 의원 등이다.

서울역 집회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김현권 의원, 국민의당 최이배 의원 등이 참석했다.(2016.7.21.서울역 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서울역 집회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김현권 의원, 국민의당 최이배 의원 등이 참석했다.(2016.7.21.서울역 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가고 평화오라' 평화를 바라는 주민(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가고 평화오라' 평화를 바라는 주민(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또 성주 주민 중 일부는 서울 광화문 세월호 참사 유가족 농성장을 찾아, 세월호의 노란리본과 성주의 파란리본을 교환하고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위한 서명을 했다. 이곳을 찾은 우모(37.성주읍)씨는 "그 동안 외면한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직접 당하니 그 아픔을 이해하게됐다"고 밝혔다.

한편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오는 22일 저녁 7시 대구 한일극장 앞에서 사드 반대 시민대회를 연다. 23일에는 성주 내 천주교 신자들과 투쟁위가 군청 앞에서 사드 반대 미사를 진행한다.

서울로 가기 위해 성주읍 성밖숲에 일렬로 늘어선 버스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서울로 가기 위해 성주읍 성밖숲에 일렬로 늘어선 버스들(2016.7.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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