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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만에 뒤집힌 '사드' 최적지, 성주·김천 민심 '폭발'
국방부, 초전 롯데CC로 이전 확정...공식발표 없이 단체장 만나 설명, 박보생 김천시장 '면담 거부'
김관용·김항곤 '수용', 박보생 "철회" / 주민·원불교·야당, 촛불집회 등 반발 ...김부겸 "정권의 무능"
2016년 09월 30일 (금) 16:58:55 평화뉴스 김영화, 김지연 기자 pnnews@pn.or.kr

   
▲ 롯데CC로 사드 이전 확정 후 후 눈물짓는 김천 주민들(2016.9.30.김천시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내 최적지가 80일만에 뒤집혔다. 국방부가 30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포대에서 3부지로 거론되던 성주 초전면 롯데CC골프장으로 이전을 확정한 것이다. 

지난 7월 13일 한·미공동실무단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 성산포대'를 공식 발표한 뒤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항곤 성주군수가 3부지를 요청했고, 한미 양국 국방부가 다른 지역에 대한 평가를 거쳐 '성주 초전면 롯데CC'로 이전 배치 결정을 내렸다. 

   
▲ 확정 발표 후 시청으로 모여 든 김천 주민들(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3부지가 성주읍내에서 18㎞가량 떨어져도 여전히 성주라는 사실과 이전 지역 사드 레이더가 김천시를 향한다는 이유로 성주와 김천 주민들은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또 이전 지역에 성지가 있는 원불교와 사드에 대해 반발해오던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 야당들도 3부지 확정에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중순에 이미 3부지 이전을 요청한 김항곤 성주군수는 이전 발표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혔다. 반면 갑자기 김천시 인근으로 사드가 이전 배치되는 박보생 김천시장은 "일방적 통보"라며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과 김천시청 회의실에서 나흘째 '사드 철회' 단식농성을 벌였다. 

   
▲ 박 시장을 못 만나고 주민들에게 쫓겨 돌아가는 국방부 관계자들(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방부는 30일 오전 경북도지사, 성주군수, 김천시장 등 단체장을 만나 이전 배치 설명회를 가졌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은 김관용 도지사를 만났고, 유제승 정책실장 등 국방부 관계자 4명은 오전 9시 40분쯤 성주군청에서 김항곤 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장을 만나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관용 도지사와 김항곤 군수는 큰 반발 없이 3부지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처음부터 안보상 사드는 필요했고 3부지에 지사가 기여한 바도 있다. 4부지 요청은 더 이상 없다"고 했고, 성주군 관계자는 "골프장은 수용할만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황희종 기조실장, 소장, 대령 등 3명의 국방부 관계자들도 단식농성 중인 박보생 시장에게 같은 내용을 설명하러 김천시청을 찾았다. 그러나 박 시장과 배 의장이 만남을 거부해 3시간 30분가량 시청 부시장실에서 기다리다 주민 반발에 부딪쳐 달아나듯 도망쳤다. 

   
▲ 확정 발표 후 시청으로 모인 시민들이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3부지 철회를 촉구하는 박보생 시장과 김천투쟁위(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가운데 '성주CC사드배치반대 김천투쟁위원회' 관계자들과 주민 70여명이 속속 시청으로 도착해 '철회' 촉구 피켓팅을 벌였다. 김천시의회 박희주(무소속) 시의원은 단식농성장 앞서 피켓팅을 벌이며 "일방적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최적지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나. 시장이 수용하면 용서치 않겠다"고 외쳐다. 다른 투쟁위원들도 "이철우 의원은 반성하라.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나냐"고 소리쳤다. 주민들도 "14만 시민은 개돼지 취급을 받고 있다", "대통령이 어떻게 우리한테 이러냐"고 울음을 토했다.

이어 오후 2시 30분 국방부가 서울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3부지 이전 평가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단체장 설명회로 발표를 대체해 최종적으로 롯데CC가 사드 배치 최적지로 확정됐다.

곧바로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는 오후 2시 50분 시청 회의실 앞에서 "지역민과 단 한마디 협의 없이 밀어 붙이는 말도 안되는 어둠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며 "40일간 촛불을 지켰지만 박근혜 정권과 국방부는 국민과 시민을 우롱하고 철저하게 짓밟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 이준식 김천시민대책위원장의 3부지 발표 규탄 성명 발표(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전폭적 지지를 보낸 새누리당과 3선으로 만들어준 지역 국회의원은 지역민 반대에도 사드 찬성을 당론으로 정함은 물론 지역민 가슴에 비수를 들이미는 행동을 했다"면서 "김관용 도지사는 김천을 완전히 무시하고 박근혜 꼭두각시 노릇을 했다. 김천 새누리당 선출직도 한 사람도 탈당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오늘부터 14만 김천시민들은 결사항전과 불퇴전의 각오로 박근혜 정권 퇴진과 새누리당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사드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천투쟁위도 오후 3시 단식농성장 안에서 박보생 시장과 배낙호 의장, 이순식 김천대책위원장, 최용정 원불교 교무 등 시민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명서를 발표했다. 백성철 공동위원장은 "정부와 경북도가 김천을 헌신짝처럼 내버렸음이 입증됐다. 선전포고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상상못한 무자비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최적지를 번복하는 국방부는 허술한 국방정책을 스스로 드러냈다"면서 "구국의 결단으로 철회 때가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 성주투쟁위는 주민 80여명과 함께 3부지 발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보생 시장은 확정 발표된 이날 나흘만에 단식을 풀고 앞으로 시민과 함께 배치 철회 싸움에 나설 것을 발표했다. 그는 "막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는다. 롯데CC 철회를 요청한다"고 했다. 시장 발언 후 시민들은 여기저기서 "함께 싸워달라. 촛불집회에 나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관계자는 "단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늘은 힘들고 다음부터 고려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도 군청 앞에서 주민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 "대체부지 평가 결과는 졸속"이라며 "성주, 김천를 분열시키는 결정이다. 성주, 초전, 김천 주민, 원불교도들과 손을 맞잡고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도 오후 3시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 원불교인을 철저히 무시하고 우롱한 처사이며 가짜 안보를 빌미로 성지를 강제 침탈하겠다는 포고"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동북아 긴장을 유도하는 무기체계를 들일 수 없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원불교는 앞으로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 사드 이전 부지 발표를 규탄하는 엄마를 따라 김천시청에 온 한 어린이(2016.9.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김천대책위는 이날 저녁 7시 김천역 앞서 김천투쟁위와 함께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열고, 성주투쟁위도 성주군청 앞 마당에서 80일째 사드 배치 반대 촛불을 든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위원회'도 이날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의 결정을 규탄하고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평화행동을 펼쳤다. 또 김천투쟁위와 대책위는 앞으로 통합 논의를 진행한다.

야당 반발도 잇따랐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지역구 야당 국회의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보수정권의 외교적 무대책과 안보 무능"이라며 "최적지 변경은 박근혜 정부의 대처가 얼마나 즉흥적이고 안일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당 경북도당도 논평을 내고 "사드가 돌고 돌아 다시 성주로 왔다"며 "주민 설득 없는 결정이 과연 최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논평에서 "졸속 추진 결과다. 정부의 외교.안보 무능과 독선만 남았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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