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의원, 원전대책 질문에 '해결불가' 한수원 입장만 전달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10.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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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대책위 "황당...이주·월성1호 폐로, 후보 때 약속 지켜야" / 김 의원 측 "바빠서 보류·검토 예정"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대책 요구에 김석기 의원이 한수원에 보낸 질문지와 한수원이 김 의원에게 보낸 답변. 김 의원은 한수원 답변을 주민들에게 그대로 전달했다(2016.9.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대책 요구에 김석기 의원이 한수원에 보낸 질문지와 한수원이 김 의원에게 보낸 답변. 김 의원은 한수원 답변을 주민들에게 그대로 전달했다(2016.9.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새누리당 김석기(61.경북 경주시) 국회의원이 원전 인근 마을 주민들의 이주, 삼중수소 오염 등 각종 원전 관련 대책 마련 질문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의 '해결불가' 답변서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김진일)'는 "김 의원과의 면담에서 원전 관련 대책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김 의원은 최근 한수원 답변서만 보내왔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이 주민들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은 밝히지 않고 오히려 한수원 입장만 대변해 황당했다"고 12일 밝혔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시절 박 대통령 사진 걸린 김 의원 경주 사무실(2016.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새누리당 예비후보 시절 박 대통령 사진 걸린 김 의원 경주 사무실(2016.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난 7월 29일 월성대책위 소속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과 김 의원은 월성원전 홍보관 앞에서 면담을 가졌다. 나아리는 월성원전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6기가 1km 내에 몰린 해안 마을로 815명(16.9월)이 살고 있다. 월성대책위는 780일 넘게 원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농성 중이다.

당시 주민들은 면담에서 ▷삼중수소 주민 100% 노출(월성원전 중수로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로 장기노출시 백혈병·발암 위험이 높다) ▷원전 인근 주민 집단이주제도 타당성 조사, 주민 71% '타당하다'고 답함 ▷후쿠시마 핵사고 후 인근 부동산 거래 단절로 자력 이주 불가 ▷후보 시절 김 의원이 이주 등 원전 대책 마련에 찬성함 등을 이유로 당선 후 김 의원의 원전 대책안을 물었다.

김 의원은 즉각 답변을 피하고 차후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이후 8월 4일 김 의원은 조석 한수원 사장에게 '월성원전 이주대책위 민원검토 건의'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주민 요구에 한수원 입장을 물은 것이다. 같은 달 한수원 월성원전본부는 '민원검토 건의 답변'을 김 의원에 보냈다.

월선원전 인근 나아리 주민들의 천막농성장(2016.9.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선원전 인근 나아리 주민들의 천막농성장(2016.9.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수원은 이주 관련 질문에 "원자력안전법 제89조에 따라 거주 제한 구역은 914m로 민원인들은 제한구역 밖에 위치함"이라고 답했다. 또 "국민권익위 고충민원 처리결과(16.7.20)에서도 이주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중수소 노출 관련 질문에는 "원전 주변 환경방사성조사계획에 따라 환경방사선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없음, 영향이 미미함"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해결이 불가하다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한수원의 '해결불가' 입장을 지난달 20일 이주대책위에 그대로 전달했다. 본인 입장이나 대책안은 한 줄도 없는 답변서를 받은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때문에 월성대책위는 지난 7일 김 의원에게 같은 내용의 질문지를 재발송했다.

신용화 월성대책위 사무국장은 "후보 시절 원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당선되니 이제 나몰라라한다"며 "지진과 삼중수소로 원전 인근 주민들은 매일 불안한데 이렇게 무성의한 답변을 보내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원전 피해 대책을 원전 운영자 한수원에 물어 피해자에게 보내는 게 말이 되냐"면서 "실망이다. 하루 빨리 성의 있는 본인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철조망 넘어 보이는 월성원전 1~4호기(2016.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철조망 넘어 보이는 월성원전 1~4호기(2016.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김석기 의원 측은 "당선 초반이라 깊이있게 알지 못했고 어려운 분야라 전문가인 한수원에 입장을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여전히 관심있고 해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진과 태풍 등 여러 민원으로 바빠 일단 보류하고 있다. 질문지를 곧 검토할 예정이니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의원은 후보 시절인 올 4.13총선 당시 원전주변지역 총선후보들에게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이 보낸 탈핵정책 질의에서, '월성1호기 폐로', '월성원전 인근 주민 이주대책 마련'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원자력유치지역주민의안전과권익을위한특별법'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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