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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사드반대 집회 1천회...'천번의 외침'에도 대답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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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경북 성주 소성리 인근
레이더 반경 내, 2016년부터 반발 
김천역 광장에서 9년 간 촛불들어
8.9일 집회 성주·대구에서도 참여 
"폭력과 불법, 일상 짓밟은 무기"
이재명 정부에 "원천무효화" 요구
소성리에서도 880일차 '평화행동'

경북 김천 사드반대 촛불집회 1,000회..."천번의 외침, 이제는 평화" 피켓을 든 시민들의 모습(2025.8.9.김천역 평화광장) / 사진.사드반대 김천대책위 
경북 김천 사드반대 촛불집회 1,000회..."천번의 외침, 이제는 평화" 피켓을 든 시민들의 모습(2025.8.9.김천역 평화광장) / 사진.사드반대 김천대책위 

경북 김천시 김천역 광장 지난 9일 오후. 

파란색 피켓을 든 시민 300여명이 모여 발디딜 틈이 없다. 

이웃 지역인 성주는 물론 대구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천 번의 외침, 이제는 평화", "무기로 이룬 평화 없다", "사드 가고 평화오라", "사드 뽑고 평화심자"

미국 정부가 한국 땅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회'를 요구하는 마음들이다. 

김천 시민들의 '사드반대 촛불집회'가 1,000회를 맞은 날이다.  

천 번의 촛불을 들었던 김천역 광장을 시민들은 '평화광장'이라 부르며 이날도 "사드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9년 간 이어진 김천 시민들의 애틋한 천 번의 외침에도 정부는 대답이 없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이재명 정부까지 4번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사드는 그대로다.   

천 회를 맞은 날에도 시민들은 다시 "사드 철거" 외침을 이어갔다. 

"사드 뽑고 평화심자" 등 피켓을 든 김천과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사드 철회를 외치고 있다.(2025.8.9) / 사진.사드반대 김천대책위 
"사드 뽑고 평화심자" 등 피켓을 든 김천과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사드 철회를 외치고 있다.(2025.8.9) / 사진.사드반대 김천대책위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1,000회 사드반대 김천촛불집회를 열었다. 2016년 8월 첫 촛불을 든지 9년, 3,200여일이 훌쩍 지났다. 당시 첫 집회에 1만여명에 가까운 김천 시민들이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많이 줄었지만, "사드 철거"를 요구하는 이들의 마음만은 여전히 크고 뜨겁다. 

광장 일대에서는 '사드반대 김천촛불' 1천회를 기록한 '특별사진전'도 진행됐다.  

김천대책위는 결의문에서 "탄핵당한 박근혜 정권의 기습, 불법, 폭력 사드 반입, 문재인 정부의 2017년 9월 사드 추가 배치에 이어 이제는 미군들이 버젓이 사드 기지 공사와 작전을 전개한다"며 "시민들의 일상을 짓밟은 무기는 삶의 터전도 짓뭉개고 소성리 달마산에 배치돼 9년이 흘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드가 배치된 그 순간부터 이 땅은 대중국 공격을 위한 침략 전쟁 기지가 되었다"면서 "사드를 머리에 이고서는 한반도의 평화는 없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사드를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향한 요구도 이어갔다. 이들은 "이 대통령, 김 여사와 이 자리에서 함께 '사드반대, 전쟁 반대, 한반도 평화'를 외친 순간을 기억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사드 배치를 원천무효화해야 한다"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7년 2월 12일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잘못된 사드 배치를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1천번째 집회에 참석한 김천 시민들은 사드 반대 피켓을 들고 이재명 정부에 "원천무효"를 요구했다.(2025.8.9) / 사진.사드반대 김천대책위  
1천번째 집회에 참석한 김천 시민들은 사드 반대 피켓을 들고 이재명 정부에 "원천무효"를 요구했다.(2025.8.9) / 사진.사드반대 김천대책위  

박태정(76.경북 김천 농소면 노곡리 이장)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1천번 촛불을 들었다"며 "사드를 머리에 이고서는 한반도에 평화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패권을 강요하는 미국이나, 미국에 굴종하는 한국 정부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끝까지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천 집회에는 사드가 배치된 성주군 소성리의 주민들과 대구시민 등도 참석했다. 

이석주(71.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배치철회 성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계속 싸우면 반드시 언제가는 사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희(66) 공동위원장도 "사드가 가야 평화가 온다는 단순한 진실에서 시작한 싸움은 우리가 옳았다"며 "김천과 소성리가 모두 함께 싸워나가자"고 했다.

김천뿐 아니라 사드 기지 입구로 이어진 소성리 진밭교에서도 주민과 시민단체 인사들이 "사드 철거"를 촉구하며 880일차 평화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평화기도회·법회를 열어 "소성리의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9년 전 경북 김천시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결의대회'. 이날 김천종합운동장에 1만여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석했다. 사드 배치 부지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포대에서 가장 가까운 김천 농소면 주민들이 '사드 반대' 피켓을 들고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2016.8.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9년 전 경북 김천시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결의대회'. 이날 김천종합운동장에 1만여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석했다. 사드 배치 부지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포대에서 가장 가까운 김천 농소면 주민들이 '사드 반대' 피켓을 들고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2016.8.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지만 주민들의 바람과 달리 이재명 정부는 사드 갈등에 대한 해법, 대책 등 이렇다 할 제스처가 없는 상태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문재인 정부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문 대통령 당선 석달 째인 지난 2017년 8월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실 행정관 2명은 주민 의견을 듣고, 시민사회비서관실에 전달하기 위해 직접 소성리 집회를 찾았다. 사드 반대 주민 설득을 위한 '민관군 상생협의체' 운영도 지시했다. 그러나 새 정부는 출범 석달째 접어든 현재까지 김천이나 소성리 주민들과 소통을 포함한 만남 등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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