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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에 저항한 사람들..."통합의 전제는 청산이다"
각계 10인 "언론 정상화와 4대강 복원, 원전 폐쇄·국정교과서 폐기·위안부 합의 파기...개혁, 최우선 과제"
2017년 05월 12일 (금) 14:39:38 평화뉴스 김영화, 김지연 기자 movie@pn.or.kr, jyeon@pn.or.kr

문재인 정부 앞에 MB-GH 10년 적폐가 놓였다. 청산 드라이브는 본 궤도에 오를수 있을까. 

10~12일 대구경북 각계각층 인사 10명에게 5.9조기대선 의미와 3기 민주정부 과제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장미대선 의미를 대체로 비슷하게 평했다. '이명박근혜' 보수정부 실정에 분노한 촛불민심이 조기대선을 만들었고 투표혁명을 통해 10년만에 진보개혁세력으로 정권을 교체했다는 내용이다.

새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국정과제는 역시 '적폐청산'이었다. 최대 적폐 경북 성주군 사드 배치 이외에도 언론, 한반도 문제, 한일 위안부 합의, 4대강사업, 원자력발전소, 국정 역사교과서, 세월호,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무너진 노동기본권 등이 대표적 개혁 과제로 거론됐다. 특히 촛불혁명을 완수하기 위해선 선(先)청산-후(後)통합, 개혁 없이 통합 대한민국도 불가능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 (왼쪽부터)도건협 언론노조MBC본부 수석부본부장,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김진일 경주 월성 양남면 나산리 이주대책위원장, 오일근 경산 문명고 학부모대책위 대변인, 김선우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 상황실장,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 권택흥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 서승엽 박근혜정권퇴진대구시민행동 집행위원장 / 사진.평화뉴스

기레기·나팔수, 장악된 공영방송..."부역자 처벌, 방송 독립 보장"

기레기(기자+쓰레기). 정권 나팔수. 청산 대상에 언론도 올랐다. 친정부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하하고 세월호 침몰 당시 전원 구조 오보를 내는가하면 공정보도를 외친 언론인들이 대량해고됐다. 감시와 견제 워치독(Watch dog)이 아닌 '땡박뉴스(뉴스 시보와 동시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와 보도지침 부역자로 전락했다. 촛불의 화풀이 대상이 되고 말았다.

청와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공영방송 10년은 더욱 처참했다. 특히 정권을 뒤흔들만큼 날카로운 보도를 했던 PD수첩으로 대표되는 MBC 추락은 끝이 없었다. 언론장악은 MB의 종편 탄생에서 시작돼 MBC 추락으로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MBC노조는 부역자 명단을 발표하고 정권 차원의 장악을 하지 못하도록 새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언론 적폐청산'을 공약한바 있다. 

도건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이 새 정부에 바라는 요구사항은 "부역자 처벌, 방송 독립 보장" 크게 2가지다. 그는 "2003년 160개국 중 31위(국경없는기자회 '세계언론자유지수')로 언론 자유가 가장 높았고 지난해 180개국 중 70위로 최저를 기록했다"며 "특히 MBC는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체제에서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를 철저히 탄압했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MBC는 여전히 박근혜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때문에 "부역언론인은 모두 물러나고 공영방송이 다시 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새 정부는 방송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 병신년 5적...검찰, 새누리, KBS.MBC, 삼성, 국세청.감사원(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 캠프서 뛴 통일운동가 "개성공단 재개해 한반도 평화 찾아야"

망가진 남북관계, 한반도 문제도 10년 내내 국민들을 괴롭혔다. 2012년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 캠프에 뛰어든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악몽에서 깬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탄생으로 역사의 순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기대가 크다"며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 국면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해 남북관계를 대결이 아닌 협력으로 이끌길 바란다"고 했다. 또 "이명박근혜 10년간 적폐로 모든 방면에서 쉽지 않는 상황이라 임기 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할 수 있지만 더뎌도 옳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아흔 위안부 할머니의 소원,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

문 후보가 외교적폐로 꼽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파기, 재협상 요구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문 대통령 대구 유세에 함께 한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는 "박근혜의 도둑 협상이다. 파기하고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 더 나아가 피해자 명예, 역사적 자존심 회복해 힘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문 대통령은 피해자 명예 회복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확실히 받아내야 한다. 이미 우리와 약속했다. 그가 당선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 친일, 재벌, 새누리, 검찰, 언론 '공범처벌'...대구시국대회(2016.12.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5월 말이면 녹조라떼 다시 등장..."4대강 재자연화"

매년 여름 녹조라떼를 만드는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 토목정책 4대강사업.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4대강의 수질악화 원인이 4대강 보 때문이라며 4대강사업을 적폐로 꼽았다. 때문에 혈세를 낭비한 4대강 사업을 전면 재조사를 하고 부정축재 재산은 국가로 환수하겠다며 '4대강 복원'을 공약했다.

9년간 4대강 현장을 누비며 파괴된 강의 실태를 고발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약속대로 4대강사업에 대한 심판, 재자연화를 성사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4대강사업 찬동 학자와 관료 등 부역자 청문회, 국정조사를 하고 그 전에 보를 열어 강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면서 "5월 말이면 또 녹조가 등장한다. 숨이 끊어질 지경인 강에 문 대통령이 생명을 불어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방사능·삼중수소에 지진까지 40년 고통 "월성원전 폐쇄"


원전으로 골머리를 앓는 경주에서도 적폐청산 목소리가 나왔다. 9백일 넘게 월성원전 근처 천막에서 농성 중인 김진일(69) 경주 월성 양남면 나산리 이주대책위원장은 월성1호기 폐쇄를 비롯해 탈원전 정책에 동의한 문 대통령에게 희망을 걸었다.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월성 농성장을 찾았던 문 대통령 기억을 떠올리며 "국민들의 고통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했다. 방사능, 삼중수소에 지진까지 40년 고통 받았다. 새 정부가 원전을 폐쇄하고 이주도 시켜달라. 원전이야말로 적폐덩어리"라고 말했다.

   
▲ 송년 대구시국대회 중 새해소망 다트 쏘기(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명고 학부모 "왜곡 교과서, 정권 바뀌면 무조건 폐기"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채택한 경산 문명고등학교. 오일근 학부모대책위 대변인은 "왜곡 역사 교과서는 정권이 바뀌면 무조건 1순위로 폐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후보는 역사교과서의 다양성을 이유로 국정교과서를 적폐로 지목해 이미 청산을 약속한 상태다. 앞서  학부모들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국정교과서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다.

경상북도교육청이 항고했지만 고법이 기각했고 현재 대법까지 갈 지는 미지수다. 오일근씨는 "정권교체를 예상했고 문 대통령이 폐기를 공약했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으면 폐기 수순을 밟을 것 같다. 허나 도교육청이 아직 포기를 하지 않아 학부모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9명 수습과 진상규명 "국민의 이름을 찾아주는 정부되길"


세월호 참사를 지역에서 3년간 챙긴 김선우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 상황실장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을 새 정부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길었던 이명박근혜 10년이 드디어 끝났다. 대통령 한 명이 바뀐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겠지만 생명과 인권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문화가 정착되고 제도 측면에서도 미수습자 수습과 안전사회 건설에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내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3년이 지났지만 국민 9명은 여전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그 분들은 국민이 아니었다"며 "새 정부는 국민들이 촛불로 만들어낸 대통령임을 잊지 말고 그 분들에게 국민이라는 이름을 되찾아 주길 바란다. 진실을 규명하고 미수습자를 수습하는데 만전을 다 해달라"고 했다.

   
▲ "탄핵은 시작, 촛불혁명 완수를..."(2017.3.11.대구 동성로)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예술 옥죈 블랙리스트..."지원하되 간섭은 NO, 진상조사도"   

세월호 특별법·박원순·문재인 지지를 이유로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을뿐 아니라 금전적 지원마저 끊어 예술인들의 자유를 옥죈 황당한 사건이었다. 대구지역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문 후보 적폐청산 10대 목록 중 3번째에 블랙리스트 진상조사가 올랐다.

한 사무처장은 "정부 지원 없이 생계가 힘든 예술인에게 정치표현을 막는 구시대 발상은 안된다"면서 "새 정부는 진상조사는 물론 예술인들을 딴따라로 전락하게 하는 블랙리스트 같은 것을 만들지 말고,  예술인 복지 지원을 늘리되 정부차원 간섭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10년 퇴보한 예술계 활성화를 위해 진보정당과 민간조직의 창의적 예술 아젠다도 수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0년간 후퇴한 노동기본권...그럼에도 대선서 전면화 못돼 아쉽다"

노동계에선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보수집권 10년간 노동권이 후퇴했지만 대선 국면에서 노동 의제가 전면화되지 못한 탓이다. 권택흥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은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재벌해체 등 노동자 촛불의 요구가 대선에서 전면화되지 못했고 유력후보들 모두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대해서는 의지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김선동 민중연합당 대선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노동자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0.1%의 저조한 성적표로 낙선했다. 때문에 권 본부장은 새 정부에 "이명박근혜 10년동안 횡행한 노조 탄압으로 박탈된 노동기본권을 바로 세우고 현장 노동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잘 실현해달라"고 촉구했다.

   
▲ 동성로에서 열린 마지막 대구시국대회(2017.3.11.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청산 기회...통합에 가려 국민 기대 부응 못하면 촛불 다시 켜질 것'


4개월간 대구 촛불을 이끌며 1,700만 촛불혁명에 힘을 보탠 서승엽 박근혜정권퇴진대구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은 벌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대통합 이슈 앞에 적폐청산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통합의 전제는 청산이다. 청산 없이 통합은 없다"며 "국민이 만든 대선이고 투표 결과다. 적폐청산 절호의 기회에 문 대통령이 기대에 부응 못하거나 적폐세력과 통합하면 촛불은 다시 켜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새 정부에 "보수정권 10년간 무너진 기본권·민주주의 회복,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희망원 문제 해결, 성소수자 차별 해소 등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TK의 여전한 보수사랑 "아쉽지만 절대적 기반 붕괴 조짐이 작은 성과"


대구경북의 여전한 보수사랑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권택흥 본부장은 "적폐세력으로 심판 받아야 할 당사자들이 TK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역주의, 색깔론 공세로 시대변화 요구에 응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서승엽 집행위원장은 "적폐청산을 견인할 진보층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절대적 보수 기반이 조금이나마 붕괴 조짐을 보인 게 작은 성과"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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