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대구 124명, 가족 없이 쓸쓸히...'무연고 사망' 5년새 2.7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12.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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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5명→2018년 124명, 6년간 사망자 487명...올해 동구 최다
"고시원·PC방 등 주거 열악, 건강·주거지원 강화" 21일 홈리스 추모제


올해 가족 없이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은 대구 무연고 사망자 수가 124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는 21일 '대구지역 8개 구·군 연도별 무연고 사망자 집계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 분석 결과, 2013년 45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2014년 33명으로 떨어졌다가 2015년 90명으로 폭증했다. 2016년에는 79명으로 전년도 대비 다소 줄었다가 2017년에는 116명으로 5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11월 기준) 올해 124명이 숨져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연도별 노숙인 사망자 집계 현황 표 / 편집.평화뉴스
대구지역 연도별 노숙인 사망자 집계 현황 표 / 편집.평화뉴스

앞서 2013년(45명)과 올해(124명) 사망자 수를 비교해 보면 무려 2.7배, 175%나 증가했다. 또 지난 6년간 지역 무연고 사망자 수를 모두 더하면 487명에 이른다. 특히 구·군별로 보면 올해 무연고 거주인들이 가장 많이 숨진 곳은 동구(27명)였다. 이어 북구(22명), 달서구(21명), 중구(18명), 서구(14명), 남구(12명), 수성구(8명), 달성군(2명) 순서로 많았다. 지난해에는 북구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구 19명, 동구 18명, 서구 17명, 남구 16명, 달서구 15명, 수성구 5명, 달성군 4명 순이었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다수였지만 비수급자 비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였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 사각지대가 있는 셈이다. 또 이들의 거주 형태도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전통적인 여인숙, 쪽방에서 고시원 비율이 늘었고, 심지어 PC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들도 있었다.

이 같은 현황은 국토교통부가 올 10월 24일 발표한 '주택 이외 거처 주거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정부는 수도권 19만가구, 수도권 외 지역 18만 가구 등 모두 37만여가구가 비주택에서 거주한다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고시원 거주자는 15만2천여가구로 41%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겨울 대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린 홈리스추모제(2017.12.2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지난해 겨울 대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린 홈리스추모제(2017.12.2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와 관련해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는 "무연고 사망자 수가 대폭 늘어난 것은 빈공층과 저소득층 삶이 더 고난해졌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복지정책이 수 십여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쓸쓸한 죽음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노숙인과 비주택 주거자 등에 대해 주거·건강실태조사를 벌이고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1년 중 겨울 밤이 가장 긴 동짓날(12월 22일) 하루 전인 21일 오후 6시 30분 경상감영공원 앞에서 '제10회 2018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노숙인, 쪽방 생활인을 대상으로 의료상담을 하고 동지 대표음식 팥죽을 나눠 먹은 뒤, 무연고 사망자들에 대한 추모제를 벌인다. 또 실제 쪽방 생활인의 발언을 들은 뒤 숨진 이들에 대한 헌화로 행사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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