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영남대의료원 여성 해고자들, 대구경북 '민주시민상' 수상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12.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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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대경지부, 170일째 '복직' 투쟁 박문진·송영숙씨 제4회 수상자 선정, 내년 1월 16일 시상식
"직장 내·지역사회 민주화 위해 목숨 걸고 저항한 공로"...박문진 "모든 노동자 대신해 받는 상"


고공농성 중 만난 박문진,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해고자(2019.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고공농성 중 만난 박문진,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해고자(2019.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원직 복직과 기획 노동조합 탄압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170일째 74m 의료원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영남대학교의료원 여성 해고 노동자 2명이 올해의 대구경북 민주시민상에 선정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경북지부(건치 대경지부.상임대표 박준철)'는 제4회 대구경북 민주시민상에 앞서 13년 전 해고돼 올해 7월 1일부터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74m 옥상에서 복직과 노조정상화를 촉구하며 170일째 고공농성 중인 영남대의료원 여성 해고자 박문진(58.간호사) 전 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2.간호사) 전 노조 부지부장 등 2명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건치대경지부는 내년 1월 16일 오후 7시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2층 상상홀에서 제4회 대구경북 민주시민상 시상식을 연다. 이 자리에는 고공농성 107일만에 건강 악화로 지난 10월 15일 농성을 푼 수상자 송영숙 전 부지부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도 계속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전 지도위원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계속 농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경민주시민상선정위원회(위원장 김윤상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는 사측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의한 노조탄압으로 조합원이 950여명에서 70여명으로 줄었다"며 "노조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조직으로서 단결력을 통해 이를 막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단순 노동조건 향상만이 아니라 직장 내, 지역사회 민주화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한국 사회 최대 현안 양극화 해소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역할도 수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당 지배하 대구경북에서는 이런 행위가 더 존중 받아야 함에도 아직 노조파괴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고자 2명이 목숨 걸고 옥상에서 저항하는 것은 지역사회 건강한 발전을 위한 투쟁으로 이를 높게 평가해 민주시민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박준철 건치대경지부 상임대표는 "노조탄압 진상규명과 해고자 복직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현안"이라며 "해고자 2명의 6개월 가까운 농성은 대구경북 지역사회 민주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문진 전 노조 지도위원은 "복직, 노조 정상화뿐 아니라 영남학원 민주화에도 많은 시·도민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노동이 존중 받는 상식적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소감을 밝혔다. 또 "지역 모든 노동자를 대신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치대경지부는 2016년 제1회 대구경북 민주시민상에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를 선정했다. 제2회는 우리복지시민연합, 제3회 수상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게 돌아갔다.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가 주축이 된 '추천위'가 후보자를 추천하면 교수·변호사 등으로 이뤄진 '선정위'가 수상자를 정한다. 단체가 아닌 개인이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자는 상금 1천만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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