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력서를 내고 면접도 봤지만 취업이 안됐다. 바리스타로 일하려 했는데 그것도 안됐다. 당장 생업 때문에 직종에 구분 없이 구직을 했는데 1년간 취업을 못했다. 차라리 공무원 되는 게 빠를 수 있다고 생각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다"(대구 구직자 B씨)
#3. "금융상품 판매업체에서 8개월 일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져 재택근무를 하자고 회사에서 이야기했다. 그런데 2주 뒤 '출근하지 말라'고 해고 통보했다. 대구지점 8명 다 해고됐다"(대구 노동자 C씨)
#4. "강연과 상담을 하는 프리랜서는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를 떼고 보수를 받아 소득이 0원으로 잡힌다. 프리랜서지만 개인사업자를 갖고 있어 4대 보험도 못 넣었고 고용보험도, 실업급여도 없다. 코로나로 하려던 행사들이 다 취소되고 연기돼 석 달 소득은 0원이다"(대구 프래린서 D씨)
무급휴직, 권고사직, 해고, 폐업, 행사 취소 등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떨어졌다. 재취업을 하거나 신규채용을 기다려도 좁아진 문은 열릴 줄 모른다. 정부 재난지원금은 아빠·엄마 등 '세대주'만 받을 수 있어 청년들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당장 나가야할 월세와 식비, 교통비 등 생활비는 밀렸다.
신용도가 낮다보니 제2·3 사금융권 대출로 내몰렸고 학자금 대출도 갚지 못해 유예 신청을 하고 있다.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으며 식비를 줄이거나 식사를 거르고 중고시장에 물품을 팔거나 친구를 만나지 않는 등 방콕(방에 콕 박혀 있다는 신조어) 생활을 하며 돈을 아꼈다. 삶의 질을 포기해 '코로나 블루' 우울도는 심각해졌다. 대구지역 청년단체들은 "사회안전망이 시급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과 <대구청년유니온>이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대구지역 청년층 피해사례 실태조사' 보고서를 3일 분석한 결과, 코로나 1년간 지역 청년노동자 피해는 심각했다. 이들은 1차 대유행에 이어 3차 대유행 국면인 겨울에 재조사했다. 지난해 11월~12월 대구 청년(19~39세) 구직자·노동자·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질문지를 통한 인터뷰 형식의 표적집단면접법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 불황으로 인한 휴직·권고사직·해고·폐업에 길어진 구직기간으로 인해 조사 대상 10명 중 8명이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또 코로나로 인해 입은 경제적 피해를 50.9%가 대출로 충당했다. 피해 해결 방법은 대출, 소비 줄이기 등 개인적 방법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안전망은 미비했다.
특히 청년노동자 6명 중 5명이 코로나 후 직장을 잃었다. 근속연수가 1~9개월로 짧아 거의 퇴직금을 못 받았다. 이들 중 4명은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3개월 밖에 안돼 실업급여도 못 받았다.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석달 소득 0원, 50만원, 100만원에 그쳤다. 가족의 경제적 피해가 청년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 경우도 있다. 어머니가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어 가계에 큰 악영향을 끼친 사례다.
우울과 스트레스 지수는 높았다. 조사 대상자들의 평균 우울 점수는 7.7로 나타났다. 우울과 스트레스가 클수록 10점, 작을수록 1점을 설정해 나온 값이다. 일자리 불안정과 구직기간 장기화 우울이 가장 컸고, 여가 생활 제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심했다.
대안으로 청년노동자들이 희망하는 5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노동피해 구제 ▲대출 이자와 원금 지원 ▲월세와 임대료 감면 ▲구직자 지원 강화 ▲고용보험 확대다. 이를 위해 코로나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 특별 단속, 코로나로 인한 부당해고제보센터, 청년 부채 원스톱센터 설립, 코로나 구직기간 장기화 청년에 일정기간 생계비 지원, 청년 정신건강 지원사업 등이다. 특히 청년 정신건강 지원사업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가 이미 시행 중이다. 심리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외래 치료비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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