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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인권조례 전부개정안, 또 "동성애" 반발에 의회 문턱도 못밟나
권영진 시장 "인권영향평가, 인권보호관·시민인권증진단 신설" 입법예고→23일까지 의견수렴
일부 개신교 "종북좌파·이슬람" 민원 폭탄...무산 위기 / "근거 없는 혐오와 차별, 용인 안돼"
2020년 11월 23일 (월) 19:59:01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대구시가 인권조례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의회 문턱도 밟지 못하고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일부 개신교 단체 신도들이 "동성애 조장", "종북좌파 조례", "이슬람화"라 이유로 게시글, 전화 폭탄을 쏟아내며 개정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반대 운동은 전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일 '대구광역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6년 전 제정된 '대구광역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현실성 있게 수정한 내용이다. 권 시장은 "시민들 인권의식 향상으로 시정 전반에 대한 인권 민원 상담이 증가했다"며 "인권조례와 인권옴부즈만 제도를 개선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인권행정을 구현할 것"이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 대구광역시 공보에 올라온 인권조례 전부개정안, 인권옴부즈만 전부개정안 / 사진.대구시

개정안에는 ▲인권영향평가 실시 ▲대구시 인권센터 설치 조항이 포함됐다. ▲기존의 대구시 인권지킴이단을 시민인권증진단으로 변경해 운영하는 신설 조항도 들어갔다. ▲ 인권보호관을 구성·운영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기존의 인권옴부즈만을 인권보호관으로 바꿔 인권옴부즈만이 사회복지시설 주거인만 관할하는 게 아니라 시민 전체 인권침해를 조사하도록 확대한 것이다. 때문에 인권조례 개정안과 '대구광역시 복지 및 인권옴부즈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도 함께 입법예고됐다.

조례 담당 부서인 감사관실은 자치법규 홈페이지와 감사관실 전화번호로 23일까지 의견을 받았다. 그 결과 모두 700건에 가까운 의견 게시글과 전화가 도착했다. 하지만 99%가 "개정안 반대"로 나타났다. 특정 종교단체 회원들과 일부 개신교 신도들이 주말 동안 민원 폭탄을 넣은 것이다. 

   
▲ 자치법규 사이트에 올라온 '대구시 인권조례 전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 화면 캡쳐(2020.11.23)
   

이들은 개정안에 대해 "동성애 조장·옹호"라며 "종북좌파, 주사파, 공산주의자들만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슬람화돼 사회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소수를 위한 가짜 인권 조례"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의 권 시장이 개정안을 내 실망"이라며 "시장 자리를 포기하라"는 말도 했다.

청소년노동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 인권조례, 성평등조례 등 비슷한 조례안들이 '보수' 성향의 개신교 단체의 이 같은 논리로 인해 대구 등 전국 지자체에서 엎어진 사례가 이번에도 반복되는 모양새다.

감사관실은 의견을 종합해 24일부터 내부 검토를 한다. 당초 대구시의회에 개정안을 넘길 예정이었지만 거센 반발로 인해 사실상 조례안은 의회 문턱도 밟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 "차별선동 OUT 차별금지법 제정" 대구퀴어축제 참가자(2016.6.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 감사관실 한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의견서가 들어와서 내부에서 좀 더 검토를 거쳐야 할 것 같다"며 "아마 올해 안으로는 인권조례 전부개정안이 제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승엽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개정안에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근거 없는 혐오와 차별을 불러 일으켜 무산시켜선 안된다"며 "진일보한 것도 아니고 표준안으로 만들자는 것인데 좌초돼선 안된다. 더 이상 이런 반대 의견에 휩쓸려 인권 조례안이 무산되는 일이 용인돼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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