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대구에 진보정치 일궈갈 풀뿌리 일꾼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진보·기본소득·녹색당, 14명 출마...한민정·신원호 '대구시장'
'기초의원' 8명, '시의원 비례' 4명...김성년, 전국 첫 '진보정당 4선' 도전
2010년 4명→2014년 3명→2018년 1명..."진보정치에 힘을 실어 주세요" 호소


대구에서 진보정당이 '지방의원' 배지를 단 것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당시 민주노동당 2명(황순규 동구, 이영재 북구)과 진보신당 2명(장태수 서구, 김성년 수성구) 등 4명이 '기초의원'에 당선됐다.

현행 전국동시지방선거는 1995년 시작됐지만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는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 도입됐다. 2006년에도 민주노동당이 10명의 기초의원 후보를 냈지만 대구에서는 아무도 당선되지 못했다. 때문에 2010년의 첫 당선자 4명은 정당공천제 시행 이후 4년 만에 이름을 올린 '진보 구의원'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진보정당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졌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때는 정의당 2명(김성년 수성구, 이영재 북구)과 노동당 1명(장태수 서구) 등 '기초의원' 3명으로 줄었고,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2018) 때는 정의당 김성년 수성구의원 1명만 당선됐다.

특히 4년 전 7회 지방선거 때는 정의당 6명과 민중당 2명이 '기초의원' 선거에, 정의당 2명과 민중당 4명이 '광역의원(대구시의원)' 선거에 나섰으나 당선자는 김성년 수성구의원 1명뿐이었다. 또 정의당 3명(시비례1,기초비례2), 민중당 2명, 노동당과 녹색당 각 1명 등 4개 진보정당의 7명이 '대구시의원 비례대표'와 '기초의원 비례대표'로 나섰으나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모두 21명이 출마한 이 선거에서 1명의 당선으로 '진보정당' 명맥만 이어간 셈이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는 대구의 4개 진보정당에서 14명의 후보가 나섰다. 대구시장 후보 2명과 기초의원 후보 8명을 비롯해 '지역구' 선거 후보가 10명,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후보가 4명이다. 정당별로 보면, 정의당 6명, 진보당 4명, 기본소득당과 녹색당이 각 2명씩이다.
 
정의당 6.1지방선거 후보...(위, 왼쪽부터) 한민정 '대구시장', 양희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김성년 '수성구의원' 후보 / (아래, 왼쪽부터) 임아현 '동구의원' 후보, 백소현·정유진 '북구의원' 후보
정의당 6.1지방선거 후보...(위, 왼쪽부터) 한민정 '대구시장', 양희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김성년 '수성구의원' 후보 / (아래, 왼쪽부터) 임아현 '동구의원' 후보, 백소현·정유진 '북구의원' 후보

대구시장 선거에는 ▶정의당 한민정(49) 대구시당위원장과 ▶기본소득당 신원호(36) 대구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출마했다. 또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선거에는 ▶정의당 양희(58) 정의당 대구시당 동구위원장 ▶기본소득당 김지원(23) 대구청소년페미니스트모임 어린보라 운영위원 ▶녹색당 황정화(43) 녹색당대구광역시당운영위원장 ▶진보당 김진희(55) 전국방과후강사노조대구지부장 등 4명이 나섰다.

이들 외에 8명은 모두 기초의원 지역구 선거에 출마했다.

정의당은 ▶김성년(44) 수성구의원이 '수성구 라'(고산1·2·3동)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것을 비롯해 ▶임아현(26) 청년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이 '동구 다'(신천·효목동) 선거구, ▶정유진(44) 북구을여성위원장이 '북구 바'(태전2동,구암동,국우동) 선거구, ▶백소현(34) 북구을지역위원장이 '북구 사'(관음동,읍내동,동천동) 선거구에 나섰다. 특히 김성년 의원이 당선되면 전국에서 첫 '진보정당 4선 의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진보당은 ▶황순규(41) 전 동구의원이 '동구 바(안심3동,안심4동,혁신동)' 선거구에 ▶이용순(40)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 조직국장이 '수성구 마(수성1~4가,중동·상동·두산동)' 선거구에 ▶조정훈(47) 진보당 달성군지역위원장이 '달성 다(유가읍,현풍면,구지읍)' 선거구에서 의원 배지를 노린다. 황순규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당시 민주노동당으로 첫 배지를 단 뒤 12년 만에 재선을 노린다.
 
진보당 6.1지방선거 후보...(위) 황순규 '동구의원', 조정훈 '달성군의원' 후보 / (아래) 이용순 '수성구의원', 김진희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진보당 6.1지방선거 후보...(위) 황순규 '동구의원', 조정훈 '달성군의원' 후보 / (아래) 이용순 '수성구의원', 김진희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기본소득당은 ▶신원호(36) 대구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김지원(23) 대구청소년페미니스트모임 어린보라 운영위원이 '대구시의원 비례대표'에 출마했다. 녹색당은 ▶황정화(43) 녹색당대구광역시당운영위원장이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선거에, ▶장정희(38) 대구시당 사무처장이 '동구 라'(도평동,불로·봉무동,방촌동,해안동,공산동) 선거구에서 나섰다. 녹색당이 대구에서 '지역구' 지방선거 후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소득당 6.1지방선거 후보...신원호 '대구시장', 김지원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기본소득당 6.1지방선거 후보...신원호 '대구시장', 김지원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녹색당 6.1지방선거 후보...황정화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장정희 '동구의원' 후보
녹색당 6.1지방선거 후보...황정화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장정희 '동구의원' 후보

이들 진보정당 후보는 노동자·서민과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 사회복지,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기본소득, 대구 제2의료원 건립, 반려동물 정책 등 진보적 의제를 내세워 주민들을 만나며 거대 양당에 맞서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한민정 후보는 "대구 진보정치에 힘을 실어달라"고, 신원호 후보는 "낡은정치, 보수정치에 맞선 청년정치"를 호소했다.

그러나 선거 상황이 4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 지난 제20대 대선(3.9)에서 정의당 심상정, 기본소득당 오준호, 노동당 이백윤, 진보당 김재연 후보 등 진보정당 후보들이 약세를 보인데다, 진보정당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중대선거구제(3~5인 선거구)'가 대구시의회에서 대부분 '2인 선거구'로 바뀌며 또 다시 무산됐기 때문이다.

대구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며 지난 대선에서도 압도적인 '보수 몰표'를 몰아줬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 속에 진보정당의 설 자리는 좀처럼 넓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0년 첫 '진보 지방의원' 4명에서 2014년 3명, 2018년에는 1명으로 줄었다. 진보적 의제로 지방정부를 견제할 4개 진보정당 14명의 후보, 2022년 6.1지방선거는 어떨까?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