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인근에서 재배한 쌀에서 간 독성을 일으키는 녹조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또 검출됐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환경운동연합은 13일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영산강 인근 재배한 쌀, 농민들에게 구매한 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샘플은 낙동강 중.하류권(대구 달성, 경북 고령·상주·구미·경남 양산·서낙동강·합천·김해·밀양·창원·의령·함안·창녕) 20개 샘플, 영산강 하류(전남 영암) 3개 샘플, 노지 재배 쌀 모두 23개 샘플, 지난해 9월~11월까지 백미와 현미 쌀(샘플당 5kg)을 농민에게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모았다.
국립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팀이 분석했다. 1차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피 탠덤 질량분석기로 마이크로시스틴 3개 항목 분석, 2차는 효소면역측정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 270여종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낙동강 샘플 20개 가운데 경북 고령 지역 쌀 6개 쌤플과 ▲경남 양산, 합천, 창원 쌀 샘플 ▲영산강 샘플 3개 중 전남 영암 1개 샘플에서 0.51~1.92µg/kg 독소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식품위생환경노동청(ANSES)이 규정한 성인 60kg 기준 마이크로시스틴 일일 섭취 허용량 기준치 0.06~0.0384µg과 비교하면, 이번 조사에서 사용된 모든 샘플은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낙동강 경북 고령군 지점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치는 프랑스 ANSES와 비교하면 498.3%, 무려 5배 높게 나왔다. 영산강 영암군 지점에서 검출된 샘플의 경우도 3배(328.3%) 높았다.
프랑스 뿐 아니라 다른 해외 기준과 비교해도 기준치를 웃돌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위험평가소(OEHHA)이 정한 기준(0.108µg)과 비교하면 77.8%~20.5% 높게 측정된 셈이다. 고령과 영암의 경우 미국 OEHHA 기준과 비교하면 각각 2.8배, 1.8배 높았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유해 남세균이 내뿜는 독소다. 국제 암 연구소에서 지정한 발암물질로 간 손상을 입히고 정자 운동성·정자 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랑스와 미국은 생식 독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이지영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 독성이 청산가리(시안화칼륨) 보다 6,600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낙동강 쌀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에도 낙동강 인근에서 재배한 쌀과 배추, 무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 전후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유발하는 녹조 수치가 증가했다"며 "낙동강 주변 공기 중에서 에어로졸 형태로 남세균 독소가 검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초 윤석열 정부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녹조 독성물질 의혹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국민들 먹거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민 건강과 안전 관점에서 녹조 문제 전반에 대해 민관 합동 공동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요구는 지난해부터 계속 정부에 하고 있지만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 책무를 내버려두지 말고, 공동 조사를 하고 4대강 수문도 개방하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들 단체 주장에 대해 이미 반박한 적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들 단체가 1차 제기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쌀, 배추, 무) 의혹 주장에 대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쌀과 무, 배추 130건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1월 1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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