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독성 물질이 공기 중에서도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의 경우 낙동강이 흐르는 달성군 화원유원지, 레포츠밸리 반경 2km 공기 중에서 '유해 남세균'이 발견됐다. 2km 반경에는 아파트단지, 산업단지, 초·중·고등학교, 지하철역 등이 포함됐다.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 후 10년간 '녹조 라떼'를 방치해 강물과 농작물에 이어 주택가 공기 중에서도 녹조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며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40여개 단체가 모인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와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는 21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회와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대한하천학회,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국회의원은 지난 8월~9월 영남권 낙동강 일대에서 공기 중 녹조 독성 물질 현장 조사를 벌였다.
창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김태형 교수팀,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팀, 경북대학교 신재호 교수팀이 조사·분석을 담당했다. 수질측정(ELISA 키트)과 남세균 에어로졸 포집 방법을 채택했다. 공기 중 유해 남세균을 모아 유전자 분석·결빙·해동을 반복해 남세균 종류, 마이크로시스틴·BMAA 농도를 측정했다.
대구지역에서는 지난 8월 30일 화원유원지(2022.8.30.), 레포츠밸리 지점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유해 남세균이 내뿜는 간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청산가리의 20배~200배 맹독 물질)'은 화원유원지 공기 중에서 3.68㎥, 레포츠밸리 공기 중에서 0.28㎥가 검출됐다. 미국 뉴햄프셔주 강 공기 중 최저농도와 비교하면 화원유원지 공기 중 마이크로시스틴은 283.0배, 레포츠밸리는 21.5배 많다.
4대강 보가 낙동강에 들어선 뒤 매년 발생하는 강물 녹조와 관련해 녹조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강물과 농작물에 이어 공기 중에서도 발견됐다는 조사 결과다. 물 속 독성 물질이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졌다는 주장이다. 특히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일대 공기 중으로 독성 물질이 확산됐다. 대구의 경우 해당 지역 반경 1~2km에 주택지, 산업단지, 학교 등이 포함돼 주민 건강 피해가 우려된다.
화원유원지 일대 다산면, 화원읍 등이 반경에 들어간다. 반경 2km에는 아파트와 학교, 설화명곡역, 대명유수지 등이 있다. 낙동강 레포츠밸리 반경 2km에는 구지면, 달성산업단지 등이 포함된다. 경남, 부산 등 4대강 보가 있는 다른 지역에서도 낙동강 일대 공기 중에서 녹조 독성 물질이 발견됐다.
대구공대위는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물과 먹거리에 이어 공기까지 낙동강 권역 주민들은 지속된 녹조 독성 물질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주택가와 학교, 지하철역사 등 사람이 많은 곳으로 녹조 독성 물질이 공기 중에 퍼지고 있다"면서 "4대강 녹조는 환경을 넘어 사회적 재난이 됐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민·관 거버넌스를 꾸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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