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이 '기후정의'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시민들은 폐현수막과 박스 폐지를 찢어 만든 피켓을 들었다. 오는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9.23 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티셔츠에 행진 슬로건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을 직접 새긴 시민들도 있었다.
행진에 참여한 세 아이를 둔 엄마 정미향(47.대구 수성구)씨는 "기후위기는 정말 시급한 사안인데 행정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아 답답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아이들 미래가 달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시민 이기수(33.대구 달성군)씨도 "정부의 석탄과 핵에너지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에너지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시도 선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찾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한탄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정의당·녹색당 대구시당 등 18개 단체가 모인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20일 오전 '9.20 대구 기후정의 행진'을 벌였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 "기후위기 내일은 없다", "지구야 미안해. 우리가 변할게" 등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대응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시작해 공평네거리, 서성네거리까지 1.5km 거리를 40분 동안 행진하며 "기후정의"를 외쳤다. 대구 시민 30여명이 이날 행진에 참여했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행진에 앞서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앞에서 '9.23 기후정의행진' 출정식을 갖고 "대구시는 모든 개발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구비상행동은 "기후와 생태의 안녕은 안중에 없이 이윤과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 방식을 과감히 단절해야 한다"며 "돈보다 생명, 자본보다 노동, 개발보다 환경, 경쟁보다 공존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바꿔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더 큰 평수의 아파트와 더 많은 배기량을 가진 자동차를 가지기 위해 몰두하는 삶과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가질 수 없는 극한의 가난에 내몰리는 삶의 양극단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가 2030년까지 이뤄야 할 것은 신공항 개항이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모든 개발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개발 위주의 정책을 남발하는 지역 정치를 고발하고 전국의 시민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기후위기 책임이 적은 집단이 큰 집단보다 피해를 더 많이 보고 있다"며 "기후위기는 경제적 불평등과 연결된 사회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는 지난해 제정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조례'를 준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인원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9.23 기후정의행진의 요구안은 5가지다. ▲기후재난으로 죽지 않고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보장 ▲핵발전·화석연료→공공 재생에너지 전환 ▲철도민영화 중단, 공공교통 확충 ▲신공항 건설·국립공원 개발사업 중단 ▲대기업·부유층 등 오염자에게 책임을 묻고, 기후위기 당사자의 목소리 경청 등이다.
오는 23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리는 9.23 기후정의 행진에는 대구 시민 80여명이 참여한다.
'9.23기후정의행동조직위원회'는 제안문에서 "윤석열 정부는 그 동안 쌓아온 우리 사회의 작은 성취마저 끝없이 무너뜨리고 있다"며 "국토 곳곳에서 생태파괴 사업들 빗장을 풀고 있다"고 규탄했다. 때문에 "이 같은 생태파괴 사업과 퇴행을 중단하고 에너지, 환경, 교통, 주거, 식량, 보건 등 각 부문의 근본적인 전환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직위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기후정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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