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항쟁·코발트' 역사의 아픔 사진으로 남긴 이재갑 작가 '대구경북민주시민상' 선정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12.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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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대경지부' 2023년 제8회 수상자 발표
이재갑(57) 작가, 20여년째 다큐멘터리 사진
지역 사건 포함 군함도 등 식민·학살 다뤄
"국가권력에 상처 받고 소외된 이들 기억"
시상식 내년 1월 18일...상패와 상금 전달


대구10월항쟁,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학살, 군함도. 

대구지역에서 30년간 식민·전쟁의 역사와 소외된 존재를 사진으로 남긴 이재갑(57)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2023년 제8회 '대구경북민주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민주시민상 선정위원회'(위원장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사회가 들추고 싶어 하지 않는 아픈 이면의 역사를 기억하고 재구성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역사의 현장을 기록해 온 이재갑 사진작가를 2023년 대구경북민주시민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재갑 사진작가 / 자료.대구경북겨레하나
이재갑 사진작가 / 자료.대구경북겨레하나

시상식은 내년 1월 18일 경북대학교 치과병원 별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선정위는 시상식에서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을 전달한다.

선정위는 선정 이유에 대해 "이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한국전쟁 뒤에 태어난 혼혈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 조선인,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등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외당한 존재를 꾸준히 사진으로 기억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주목하거나 크게 후원하는 이가 없었음에도 대구를 떠나지 않고 전국 곳곳을 누비며 묵묵히 사진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시민들에게 기억을 공유하는 일을 해왔다"면서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며 평생 사진을 통해 세상에 도움을 주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작업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형적 특성과 차이로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배타적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발생한 역사의 상흔 속에서 질곡의 삶을 사는 사람들, 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일하다 어려움을 겪은 우리 이웃들이 같이 위로와 격려를 받고 사회적으로도 조망받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작가가 촬영한 일본 나가사키 하시마섬 '군함도'의 모습 / 사진 제공.대구경북겨레하나
이재갑 작가가 촬영한 일본 나가사키 하시마섬 '군함도'의 모습 / 사진 제공.대구경북겨레하나

이재갑 작가는 "국가 권력에 의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많은데, 지속적으로 이를 드러내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전시회를 통해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소환하고, 우리 기억에서 망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다보니 역사와 대면하게 됐다"며 "내년 1월에도 일제강점기 때 일본 우베지역 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숨진 이들에 대한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1985년 계명문화대 사진과와 1987년 광주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데 이어, 2001년 상명대학교 대학원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1991년 연극인들의 무대 뒤 모습을 담은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이라는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 뒤 2008년 경산 코발트광산 학살을 기록한 <잃어버린 기억>, 2012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조선인 문제를 다룬 <상처 위로 핀 풀꽃>, 2015년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피해 현장을 다닌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 등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속에서 소외당한 존재에 대해 알려 왔다.

올해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속에서 살아온 '혼혈인'들을 다룬 <어느 특별한 동행>, 대구10월항쟁 희생자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 해 10월>, 군함도에 끌려간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를 기록한 <내 이름은 조선인,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 등의 사진전을 열었다.

한편, 대구경북민주시민상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경북지부(대표 최봉주)'가 제정했다. 지난 2016년 제정돼 올해 제8회를 맞았다. 제1회 수상자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제2회 우리복지시민연합, 제3회 대구환경운동연합, 제4회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제5회 성서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제6회 10월항쟁유족회, 제7회 김헌주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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