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조 비판하니 입막음, 독재정권인가"...대구 진보당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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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피켓팅 "잇딴 거부권에 국민 목소리도 봉쇄...사과"
강성희 의원 18일 윤 대통령에 "국정기조 바꾸라" 발언
대통령실, 입 틀어막고 사지 잡고 들어내 강제 퇴장
야권 "입법기관 짓밟은 폭력사태, 경호처장 파면" 반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 발언을 한 야당 국회의원이 지난 18일 대통령실 경호처에 의해 입이 막히고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진보당 강성희(52.전주시을) 의원이 주인공이다.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 황순규)은 사건이 발생한지 사흘째인 2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통해 이번 사태를 규탄했다. 당초 진보당 대구시당은 대통령 경호처의 유례 없는 야당 국회의원 과잉 제압 사태라고 규정하고 비판하는 '정당연설회'를 열기로 했으나 비가 내려 연설회는 취소하고 대신 동성로 거리와 중앙로역사 입구 등에서 피켓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 ▲대통령실 경호처에 대한 인사처분 등을 촉구했다. 
 

   
▲ "국정기조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집지다"...진보당 대구시당 피켓 시위(2024.1.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대구 중구 동성로 "군사독재정권 시대입니까?" 규탄 현수막(2024.1.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군사독재정권 시대입니까?",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국회의원 한명 끌어냈다고 국민의 입마저 틀어막을 순 없다", "대통령 비판 의원에게는 폭력 행사, 김건희 특검범 거부권 행사" 등 이번 입막음 사태를 규탄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윤 대통령의 잇따른 민생법안 거부권 행사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비판을 했을 뿐인데, 경호실로부터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서 끌려나갈 일이냐"고 비판했다. 

또 "국회의원마저 끌어낸다면 일반 국민은 어떨까. 사실상 윤 대통령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것의 함의는 "간호법, 양곡법, 노란봉투법, 김건희 특검법 등 여러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데 이어,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까지 거부를 시사해 이를 바꾸라는 것인데 비판을 와전 봉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에너지 요금을 인하해 서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라는 목소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시는 게 맞다"면서 "더 이상 국민들을 불행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황순규 위원장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2024.1.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황순규 위원장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2024.1.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최영오 진보당 대구 달서구병 총선 예비후보는 "제1야당 이재명 대표도 만나지 않은데 이어 야당 국회의원마저 폭력으로 제압한 것은 윤석열 정권의 그 동안의 행태와 일관된다"며 "서민과 노동자들, 국민 대다수가 살기 힘들어져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말한 것인데 이를 무시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대통령이 된 이유가 가족 방탄,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냐"면서 "대구경북 시도민들도 대부분 요구하는 법안인데 이마저 거부하니 위기를 자초해 증폭시키는 것 아닌가. 국정이 불안정해지면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만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 '국회의원 입막음 사태'를 규탄하는 최영오 예비후보(2024.1.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이대동 진보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이 중앙로역사 입구에서 피켓팅 중이다.(2024.1.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성희 의원은 앞서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 중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퇴장 조치 당했다. 공개된 영상에 의하면 경호요원들이 대통령을 향해 어떤 발언을 하는 강 의원 입을 막고 사지를 잡고 들어냈다.

상황을 놓고 대통령실과 강 의원 말은 엇갈린다. 강 의원은 지난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집니다' 발언을 하려고 했는데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을 하자 바로 입이 막혀 쫓겨났다"고 전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손을 잡고 놓지 않고 고성을 질러 경호상 이유로 강제 퇴장 조치시켰다"고 밝혔다. 후폭풍은 거세다.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입법기관을 짓밟은 폭력사태"라고 규정하고 경호처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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