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뉴스는 2004년 2월 28일 태어났습니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항거해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대구 2.28민주운동' 그날의 함성이 평화뉴스에 각인됐습니다.
평화와 통일, 나눔과 섬김 그리고 지역공동체라는 가치를 내걸고 대구경북지역의 인터넷 '대안언론'이 된 날입니다. 그리고 2024년 2월 28일 오늘 평화뉴스는 창간 20돌을 맞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광고 없이 수많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글과 시간, 공간을 내어준 필자와 취재원들 덕분에 평화뉴스 지면을 20년 동안 채워왔습니다.
20년간 평화뉴스를 거쳐간 많은 기자들도 오롯이 평화뉴스의 역사입니다. 1기부터 8기까지 평화뉴스의 보도를 꼼꼼히 평가해준 90여명의 독자위원들도 큰 자산입니다.
나이, 성별, 직업, 지향 모든 게 다른 독자들이 평화뉴스가 20년간 지탱해올 수 있었던 버팀목이었습니다. 칼럼니스트들과 객원기자들, 편집위원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창이 되어주셨습니다.
곁을 내준 고마운 이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도 많이했습니다. 시민 후원으로 언론사를 운영한다는 대안의 길은 늘 적자와 경영 위기 연속이었습니다. 가치를 지킨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 되고 있습니다.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렇습니다. 평화와 통일은 구시대 취급 받고, 나눔과 섬김은 '나만 잘 먹고 살면 돼' 풍토 속에 잊혀져 가고, 지역공동체는 정치와 이념의 잣대로 쉽게 훼손되고 맙니다.
평화뉴스도 혹여 그런 평가 속에 흔들리지 않았는지 20년 전 창간 기사들을 들춰봅니다.
2003년 10월 25일자 창간 첫 보도는 리영희 교수의 대구 강연 <미국의 세계지배전략, 이라크 파병 명분없어>입니다. 침략전쟁에 동참해선 안된다는 리영희 선생의 평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2004년 1월 6일자 <부족함이 더 고마운...어느 70대 노부부의 사랑> 보도는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04년 1월 7일자 <정신대 할머니...눈물의 송년의 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할머니가 중학생들에게 "역사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합니다. 2004년 2월 27일자 <자연산 신문이 되라>.(유영철 칼럼) 평화뉴스에 "미덕을 갖춘 들꽃같은 신문이 되길 바란다"고 제언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창간호에 실었던 그 가치들을 다시 잇겠습니다. 정치와 역사의 뿐 아니라 <새벽을 여는 사람들>, <길 위의 서민>, <기자들의 고백>과 같은 우리 곁의 사람들 이야기도 빼놓지 않겠습니다.
이를 위해 <평화뉴스 20년위원회>를 꾸리고 20돌을 기점으로 많은 것에 변화를 줬습니다. 제가 편집장을 맡았고, 지면과 제호, 서체, 로고도 전면 개편했습니다. 김영화 편집장, 유지웅 기자, 정준민 기자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대안언론의 길은 순탄치 않았고, 앞으로도 전진과 퇴행 속에 녹록하지 않은 길을 갑니다. 저 높은 곳과 저 낮은 곳의 구분 없이, 오직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평화뉴스의 가치와 함께 걸어가주십시오.
'리영희 선생의 평화 메시지', '70대 노부부의 사랑'과 '들꽃같은 신문' 가치를 가슴에 새기며 독자들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평화뉴스 김영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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