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전국 걸어 대구에 온 유족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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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구시당 3km 행진, 대구지하철 참사 기억공간 참배
2.25일 제주에서 시작, 팽목항·목포 거쳐 3.16일 서울로
국가 책임 인정·책임자 처벌·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 촉구
"국민 생명·안전 최우선...안전하게 살고 일할 권리 보장"

세월호참사 10주기 대구시민행진단이 대구지법 인근에서 행진하고 있다.(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세월호참사 10주기 대구시민행진단이 대구지법 인근에서 행진하고 있다.(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304명이 희생된 '4.16세월호참사'가 발생한지 올해로 10년이 흘렀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를 바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는 여전하다. 

참사 10주기를 한 달가량 앞두고 유가족들이 대구를 찾아 시민들과 함께 행진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은 3일 오전 "참사 진실 규명", "생명존중·안전사회 건설"을 외치며 대구 곳곳을 행진했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발해 수성교, 경북대병원 네거리까지 3km 거리를 걸었다. 유가족 11명과 대구시민 70여명 등 모두 80여명이 이날 행진에 참여했다.

행진에 참여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노란 우산을 쓰고 범어네거리를 행진하고 있다.(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행진에 참여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노란 우산을 쓰고 범어네거리를 행진하고 있다.(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진실, 책임, 생명, 안전 끝까지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범어네거리 앞 피켓팅(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진실, 책임, 생명, 안전 끝까지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범어네거리 앞 피켓팅(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노란 우산을 펼친 뒤 행진을 시작했다. 그들이 입은 조끼 앞뒤에는 "세월호참사 10주기, 안녕하십니까?",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거리에 멈춰 서서 "진실·책임·생명·안전 끝까지 함께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과 "대구 시민이 함께 걷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시민들에게 펼쳐 보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정성욱(55.정동수 학생 아버지)씨는 "부모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하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다"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참사를 당했는지, 배가 어떻게 침몰했는지 진상규명을 원한다"고 밝혔다. 유점림(51.이지민 학생 어머니)씨는 "10주기가 됐는데도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으로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행진에 참여한 대구시민 김익배(65)씨는 "10년 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무엇 하나 된 것이 없다"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데도 이뤄진 것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숙현(46)씨는 "10주기에 어떻게 마음을 더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행진에 참여하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유족들의 바람대로 하나하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전국 행진은 모두 20박 21일 일정이다. 지난 2월 25일 세월호 목적지였던 제주에서 출발해 희생자 수습이 이뤄졌던 진도 팽목항,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에 이어 경남 창원, 부산 등을 거쳐 8일 차인 오늘 대구에 왔다. 내일(4일) 구미와 안동을 행진한 뒤 전주, 대전, 춘천, 인천 등을 거쳐 3월 16일 서울 세월호 기억공간에 도착해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억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날 대구 오후 일정으로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선전전'을 진행한 뒤 반월당~동성로~서성로 일대 2.7km를 행진했다. 이어 중앙로역 기억공간을 찾아 2.18대구지하철화재 참사 희생자들을 참배한 뒤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 대구시민 참여 선포 기자회견'(2024.3.3.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 대구시민 참여 선포 기자회견'(2024.3.3.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 4.16재단, 세월호참사 10주기 대구시민위원회, 대구4.16연대는 이날 오전 행진에 앞서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 대구시민 참여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사 10주기 추모와 동시에 생명존중·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사 국가 책임 인정·사과, 사참위 권고 즉각 이행 ▲참사 관련 정보 완전 공개, 추사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재난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생명과 안전이 모두의 권리로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지만, 사회적 참사는 되풀이됐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의 최우선 가치로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 국가의 기본 방향으로 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가는 안전 문제를 관리 대상으로만 삼을 뿐 국민과 피해자의 인권 문제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적 장치로 모든 사람의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해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순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최순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2024.3.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최순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은 "유가족들은 아직 진실을 모르고 있고, 아이들이 내준 숙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 사회가 안전해질 때까지 계속 질문하며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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