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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사흘 앞 '수성구을' 민심은?..."대통령·여당 지원" vs "30년 열악, 정부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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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총선 <'보수의 심장'은 없다20>
[총선 민심르포⑥-수성구을]
국민의힘 이인선·개혁신당 조대원
새진보연합 오준호·무소속 박경철
"야당 비호감, 정권에 힘 실어줄 것"
"국정 운영 못해, 야권단일후보 지지"
중.장년층 사이 '투표 회의주의' 의견도
"야당은 싫고, 대통령은 못하고..민생 없다"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는 4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국민의힘 이인선(64) 의원에 맞서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의 조대원(53) 후보를 포함해, '민주진보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새진보연합 오준호(48) 후보, 무소속 박경철(54) 후보가 표밭을 누비고 있다.

대구 두산동 수성못과 범물동 범물네거리에 걸린 국민의힘 이인선, 개혁신당 조대원, 새진보연합 오준호, 무소속 박경철 후보의 선거 현수막(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두산동 수성못과 범물동 범물네거리에 걸린 국민의힘 이인선, 개혁신당 조대원, 새진보연합 오준호, 무소속 박경철 후보의 선거 현수막(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4년 전 제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38.51%의 득표율을 얻어 2위 미래통합당 이인선(35.77%), 3위 더불어민주당 이상식(25.13%), 4위 국가혁명배당금당 신익수(0.58%)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홍 후보는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출마하며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같은 해 6월 보궐선거가 진행됐고 이인선 후보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다시 출마해 79.78%의 득표율로 민주당 김용락(20.21%) 후보를 제치고 금배지를 달았다.

이 지역구 행정동은 수성1~4가동, 중동, 상동, 파동, 두산동, 지산1~2동, 범물1~2동 등이다.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인 7일 동아백화점 수성점과 수성못 등 범물1~3동과 중동, 상동, 지산1동 일대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을 만나 민심을 들었다. 30여년간 보수정당에만 의석을 내준 수성구을. 선거 사흘 앞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모습이었다. 


"윤석열, 뚝심 있는 모습...여당 찍어 힘 실어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여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말하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감이 간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비호감"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범물동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수성구 범물동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범물영남타운 앞에서 만난 조모(73)씨는 "윤 대통령이 일을 뚝심 있게 잘 처리한다"며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국회에서 반대만 하고 다른 일은 안하는 것 같다"며 "야권에서 연합해 이 지역에 후보를 냈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진 것 같아 머리만 아프다"고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에서 만난 이모(21.범물1동)씨는 "이 후보가 정감이 가고, 국회의원을 한 번 해 봤으니 앞으로 잘할 것"이라며 "다른 야당 후보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잘 거론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원래 정치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 호불호가 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있는 수성못(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있는 수성못(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최모(68.중동)씨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지면 보수적인 성향을 띠게 되는 것 같다"며 "대구가 보수세가 강한 도시니까 주변 사람들도 죽으나 사나 국힘을 찍겠다고 말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수성구을 선거구 후보들에 대해서는 "양당 이외에도 다양한 당의 후보들이 나오는 것은 좋다"고 했다. 하지만 "어차피 대구라서 야당에서 어떤 사람이 나와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수성못 인근 수성호텔 앞에서 만난 오모(37)씨는 "이인선 후보 외에 다른 후보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초선 때보다 목소리를 잘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의대 증원을 잘하고 있다"며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힘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김모(53)씨도 "국힘에 투표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주호영도 이곳에서 4선이나 하면서 지역구를 발전시키고 새 인물을 심어줬다. 잘했다"고 주장했다.


"30년 살아도 변화 없는 대구...야당에 투표해야"


새진보연합 오준호 후보에게 한 표를 주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보수 정당이 우세한 대구에서도 "국민의힘을 견제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거대 양당이 정책을 내지 않고 정쟁만 하고 있어, 새로운 정당의 인물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한 유권자들도 있었다.

한 유권자가 수성구 지산청구타운 앞에 걸린 선거공보물을 보고 있다.(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 유권자가 수성구 지산청구타운 앞에 걸린 선거공보물을 보고 있다.(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수성못에서 만난 김모(43.범물2동)씨는 "윤 대통령은 정치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 그런지 국정 운영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권을 견제하기 위해 야권단일후보에게 한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호텔 앞에서 만난 이모(48.지산1동)씨는 "이 지역은 민주당이 후보도 못 낼만큼 열악한 것 같다"며 "30년을 여기서 살았지만, 항상 국힘이 됐다. 야당에 투표해 대구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선 후보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을 한 번 했지만, 큰 업적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박경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지산청구타운아파트 앞에서 만난 김모(38.범물1동)씨는 "후보가 선거 유세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봐서 눈에 익었다"고 말했다. 민주야권 단일후보에 대해서는 "선거를 위해서 여러 정당이 연합하게 되면 더 헷갈리게 되는 것 같다"며 "당 입장도 잘 몰라서 낯설다"고 지적했다.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도..."여야 모두 실망, 민생 생각하길"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유권자들도 많았다. 심지어 이번 총선에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정부와 국회의원들에 대한 신뢰가 없고, 누굴 뽑아도 똑같다는 의견이다. 

수성구 두산동에 있는 수성못(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수성구 두산동에 있는 수성못(2024.4.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수성못에서 만난 장모(53.중동)씨는 "지난 대선에서도 투표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을 외쳤는데, 정작 자신에게는 공정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수성구을 선거구 판세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당에서 후보가 나온 것은 바람직하지만, 어차피 국힘이 대구에서 모든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모(78.상동)씨도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하는 것들을 보면 '이 사람이다' 싶은 의원이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했지만, 하부 조직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래도 야당은 찍기 싫다"고 말했다.

상화동산 앞에서 만난 이모(64.범물2동)씨는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보수는 당내에서 화합도 안 되고, 진보는 지도부에서 명령을 내린 것만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야 하는데, 여야는 서로 싸우기만 한다"면서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쟁에 몰두하지 말고 민생을 생각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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