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이후 31년 만에 민주당 계열로 대구에서 당선된 2016년 김부겸(수성갑)·홍의락(북구을), 그러나 불과 4년 뒤 모두 사라졌고 2024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민주진보' 당선자는 아무도 없었다. '야권연대', '민주진보 단일후보'라는 힘모음도 두텁고 높기만 한 대구경북 보수의 벽 앞에 가로막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1일 새벽 2시 개표 집계 결과, 대구 12곳과 경북 13곳 등 TK 25곳의 선거구 중 경북 경산시를 제외한 나머지 24곳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당선자의 득표율도 대구 중구·남구(58.8%)를 제외하면 모두 60~70%대로 다른 후보와 압도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진보당·새진보연합 등 3당은 '야권연대', '민주진보 단일후보' 간판을 걸고 12개 선거구 가운데 서구를 제외한 11곳에 후보가 나섰다. 그러나 이들 모두 20~30% 전후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 득표율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에는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에 민주당은 8명, 진보당은 2명, 새진보연합은 1명이 각각 출마했고,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은 녹색정의당도 수성구갑 선거구에 김성년 후보가 나섰다.
대구 야권 후보들의 새벽 2시 30분(개표율 80~99%) 현재 득표율은 ▲중구·남구 허소(민주당) 25.70% ▲동구갑 신효철(민주당) 24.44% ▲동구을 황순규(진보당) 18.76% ▲북구갑 박정희(민주당) 26.32% ▲북구을 신동한(민주당) 24.54% ▲수성구갑 강민구(민주당) 29.30%, 김성년(녹색정의당) 2.08% ▲수성구을 오준호(새진보연합) 15.40% ▲달서구갑 권택흥(민주당) 27.62% ▲달서구을 김성태(민주당) 26.56% ▲달서구병 최영오 15.20% ▲달성군 박형룡(민주당) 후보 24.68%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득표율은 4년 전 21대 총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4년 전에는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인 김부겸(수성구갑) 후보 39.29%, 홍의락(북구을) 후보 33.54%를 비롯해 중구남구 이재용(30.12%) 후보와 동구을 이승천(30.54%) 후보도 30%를 넘겼다.
경북 역시 23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이 11곳, 녹색정의당과 진보당이 각 1곳(경산시)에 후보를 냈지만 모두 낙선이 확정됐다. 새벽 2시 현재(87% 개표 상황) '구미시을' 민주당 김현권 후보가33.37%, 포항시남구울릉군 민주당 김상헌 후보가 29.96%를 보일 뿐 다른 후보들은 모두 20% 안팎의 득표율에 그치고 있다. 진보정당 후보가 모두 출마한 경산시에서는 녹색정의당 엄정애 후보 5.92%, 진보당 남수정 후보 7.71%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은 4년 전에도 '보수 싹쓸이'였다. 경북은 13곳 가운데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3석 모두를 가져갔고, 대구도 12곳 가운데 11석을 차지한 가운데 무소속 홍준표(수성구을) 당선자 역시 총선 후 미래통합당에 입당하며 사실상 싹쓸이를 했다.
민주당과 진보정당은 이번 총선과 관련 '대구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강민구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야당에 손 흔들어주는 지지자가 많아진 것은 확실하지만 여전히 답답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 "대구의 민심이 전국적인 생각과 많은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지역 후보들과 함께 대구의 앞 길을 새로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도 "이런 분위기 좋은 선거가 있었나 싶을만큼 민심을 느끼면서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해 실망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대구는 한 번에 바뀌지 않고 야권도 그동안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 더 돌아봐야 한다"며 "야권연대의 선택지는 분명히 의미있지만 험지라고만 얘기할 게 아니라 결국은 대구의 개혁진보 진영이 그 역량과 자생력 높여가야 숙제를 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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