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인 경북 김천 돌고개에서 희생자 유해 32구가 최종 수습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8월 중순부터 김천시 구성면 송죽리 산 168번지 돌고개 일대에서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해, 지난 24일 두달여만에 유해 발굴 작업을 종료했다.
유해 발굴 용역을 맡은 '삼한문화재연구원'은 9차례 발굴 작업을 통해 흙구덩이 속 뒤엉킨 유해 32구를 최종 수습해했다고 밝혔다. 두개골 30여점과 정강이뼈, 넓적다리뼈 등 사람의 뼈 여러 점을 발견했다.
누군가에게 사용했거나 사용하지 못한 불발탄 등 M1, 카빈 소총의 탄피, 탄두, 탄창 등 총탄 135점도 나왔다. 신발, 단추, 고무줄, 버클 등도 발견됐다. 1차 유해 발굴 현장에서 수습된 유류품은 모두 201점이다.
발견된 유해와 유류품은 모두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임시 봉안 시설 '세종추모의 집'으로 이관했다.
정밀 세척 작업을 거쳐 추후 시신과 유류품의 정확한 숫자를 확정한다. 이후 유전자 감식을 통해 수습된 유해들의 성별이나 나이, 사망 원인 등을 특정할 예정이다. 돌고개에서의 1차 유해 발굴은 종료됐다.
돌고개에 대한 첫 유해 발굴이 마무리되면서 희생자들 넋을 달래기 위한 행사도 열린다.
'한국전쟁 전후 김천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회장 강영구)'에 따르면, 김천시는 오는 10월 28일 제1회 김천 민간인 학살 희생자들에 대한 첫 위령제를 진행한다.
유족회와 '김천교육너머' 등 지역 시민단체들이 앞서 소규모로 자체 위령제를 진행한 적은 있어도, 공공기관이 예산을 들여 지역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위령제를 여는 것은 사건 발생 74년 만에 처음이다.
김천시와 유족회는 이와 관련해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을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영구 유족회장은 "이번에 32구 시신이 7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며 "더 많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찾을 수 있도록 국가가 유해 발굴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국민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진화위에 따르면, 1950년 좌익 사상범으로 분류돼 김천경찰서와 김천소년형무소 등에 감금된 민간인들은 1,200명으로 추산된다. 한국 특무대와 헌병대는 그해 7월 김천 돌고개와 대뱅이재 등에서 학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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