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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대형 산불' 사흘째...축구장 1만개 규모, 주민 900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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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일 의성 안평면 야산서 산불 발생
화선 길이 133km, 영향구역 7천516ha
산불 확산에 1천500명 대피, 일부 귀가
인명 피해는 없어...공장·주택 77채 전소
의성군 "특별재난지역" 건의, 정부 검토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산불로 인한 산림 소실 규모는 축구장 1만여개에 이른다. 피해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900여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산불로 주민들이 일군 논밭과 수십년 한 자리를 지킨 숲들, 신라시대에 지어진 천년고찰도 화마에 사라졌다.

정부는 의성지역에 산불 대응 최고단계인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에 총력을 벌이고 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 있는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2025.3.23) / 사진 제공.경북소방본부

산림청과 경북도, 경북소방본부에 24일 확인한 결과,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 있는 야산 정상 부근에서 산불이 시작돼 사흘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발생 원인은 성묘객 실화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12시 기준 전체 진화율은 71%다. 

전체 화선(불이 번진 경계) 길이는 133.9km에 이른다. 이 중 진화가 완료된 곳은95.2km이며, 아직 불이 잡히지 않은 곳은 38.7km로 추정된다.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 1만526개 크기인 7,516ha(헥타르)다. 이 중 침엽수림 8.6ha, 활엽수림 4.7ha 등 숲도 함께 불에 탔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택 22채, 공장 1채 등 모두 77개소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또 산불로 신라시대 고승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운람사 대웅전을 포함해 공양간 등 6개동이 전소됐다. 

산불이 확산하며 주민들도 대피에 나섰다. 당초 의성군 인근 마을 주민 1,500여명이 대피했으나, 일부는 귀가해 909명이 의성 실내체육관과 안동도립요양병원 등에 있는 대피소에 머물러 있다.

산림청은 경북도에 산불경보 심각 단계를, 의성군에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산불특수진화대, 공무원, 군부대 등 진화 인력 2,589명과 진화 장비 319대, 산불 진화 헬기 57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오늘 오후 초속 15m/s의 바람이 예보돼 있으며, 낮 최고기온이 24°C까지 상승함에 따라 산불 확산의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전국적으로 매우 건조해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 절대 불을 사용하지 말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경북 경산시 남산면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헬기로 진압하는 모습(2025.3.23) / 사진 제공.경북소방본부

경북 경산과 경주 등에서도 지난 23일 산불이 잇따랐다. 23일 오전 11시 43분 경산시 남산면 흥산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나 소방당국은 인력 48명, 장비 13대를 출동시켜 4시간 만에 진화했다. 오후 12시 9분쯤 경주 양남면 신대리 한 야산에서도 "산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3시간 만에 진화했다.

경북도는 의성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산불 진화 수송기 등 장비를 투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3일 '울산·경북·경남지역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중앙부처는 조속히 의성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면서 "기재부가 예산을 지원해 2만~3만 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는 수송기를 동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방관들이 경북 의성 산불 발생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2025.3.23) / 사진 제공.경북소방본부

정부는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지역을 '재난사태'로 선포했다. 추가로 의성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울산·경북·경남지역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차 회의를 열고 "경북 의성 등 신속한 피해 수습이 필요한 대형 산불 발생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울산·경북·경남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6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최 권한대행은 "산불 대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산불 진화인력의 안전 확보와 대피 취약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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