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가 24명이 발생하고, 축구장 6만3,000여개를 태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경북 북부지역의 불씨가 일주일 만에 꺼졌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주불 진화는 완료됐고, 남은 것은 잔불을 꺼트리는 일과 피해 지역의 복구만이 남았다.
산림청·경북도·경북소방본부에 28일 확인한 결과, 의성·안동·영양·영덕·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 5개 시.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날 오후 5시부로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이번 산불의 산불영향구역은 4만5,157ha(헥타르)로 축구장 6만3,245개 크기에 이르러 역대 최대의 산불 피해를 냈다. 지난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 2만3,913ha, 2022년 3월 경북 울진·강원 강릉·동해·삼척 산불 2만523ha를 넘어섰다.
산불이 건조한 날씨와 함께 강풍을 타고 퍼져 나가는 과정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과 진화 작업을 하던 대원들도 24명이나 희생됐다. 지역별로 보면 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6명, 영덕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주택 2,221개소, 공장 3개소, 창고 68개소 등 모두 2,412개소의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의성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가 소실되는 등 문화재 피해도 24건이 발생했다.
산림·소방당국은 앞으로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하고, 산불 진화 헬기 일부를 동원해 잔불 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오는 5월 중순까지를 봄철 산불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경북도와 산하 시.군과 협의해 피해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불 확산이 빨라졌던 것은 산불 발생 기간동안 서풍 중심의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었고,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7m를 기록하는 등 바람의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 "불씨가 먼 비산 거리를 가지고 동시다발적으로 동쪽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불 진화가 완료돼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하고, 산불 진화 헬기를 일부 남겨놓고 잔불 진화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산림청에서는 5월 중순까지를 봄철 산불대책기간으로 정해 산불 예방과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산불 대피 표준 매뉴얼 개정과 함께, 이재민들에 대해 긴급 임시주거시설 지원·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불 대응시스템 전환 내용을 보면 ▲산불 진화 전용 소방차 개발 등 진화장비 대형화 ▲야간 산불 진화 시스템 구축 ▲풍속에 따른 대피 행동요령 마련 ▲이재민 구호물자 긴급 지원 등이다.
이재민 주거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기업 연수시설, 호텔·리조트 등 이동 추진→임시거주용 조립주택 설치→마을 단위 공동거주시설 조성 등 3단계 대책을 냈다. 또 산불 피해지역 5개 시군 27만여명에게 30만원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초대형 산불 피해대책본부' 설치, 정부에 고용위기지역·중소기업특별지원지역 지정을 추진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저리 금융·자금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산불 확산 속도보다 더 빠르게 도민들의 일상 회복에 전념하겠다"면서 "역대 최고의 행정력을 동원해 임시주택 등 이재민 주거환경 개선, 심리·건강·식사와 생필품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화장비 대형화, 야간 진화시스템, 대피 표준매뉴얼 개선 등 산불 대응시스템의 대전환을 이끌어 대한민국 산불 대응의 선진 모델도 구축할 것"이라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책무임을 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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