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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100일...경북 5개 지역 1천여명 "살기 막막, 특별법 제정" 상경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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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명 숨진 역대 최악의 경북 산불
10만여ha 축구장 6만여개 잿더미
확정된 복구 비용만 1조8,809억
농어민들 생업에 못 돌아가 고통
안동·의성 등 농어민들 상경 투쟁
"생계 위협...조속히 특별법 제정"
'특별법'에 보상·재건·산불청문회
산불특위, 7.3일 1차 법안소위 심사

보호수 느티나무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났다...경북 안동시 일직면 광연마을의 수백년된 느티나무가 산불에 타버렸다.(2025.4.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보호수 느티나무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났다...경북 안동시 일직면 광연마을의 수백년된 느티나무가 산불에 타버렸다.(2025.4.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안동 광연마을 한 농민의 집이 산불에 전소돼 뼈대만 남은 모습(2025.4.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안동 광연마을 한 농민의 집이 산불에 전소돼 뼈대만 남은 모습(2025.4.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지난 3월 안동과 의성 등에 번진 역대 최악의 경북지역 산불로 31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다쳤다. 

10만4,000ha, 축구장 6만4,260개에 맞먹는 농토가 잿더미가 됐다. 복구 비용만 1조8,890억원이다.

집과 밭이 타버린 이재민들은 재난 발생 100일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숙소에서 머물고 있다. 

일부는 임시 숙소에 들어가지 않고 자식 집에 들어가는 등 아예 고향을 떠나기도 했다. 

일부 보상금이 나왔지만 타버린 농작물을 복구하거나, 농기계, 배, 중장비 등을 사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여름 휴가철이 돌아오고 있지만 관광지도 여전히 타버린 모습 그대로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폭염에 태풍까지 앞으로 다가올 자연재해까지 걱정이 태산이다. 

주민들이 바라는 건 조속한 산불 피해 복구와 논과 밭, 바다 등 생업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국회에 조속한 "산불피해특별법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잿더미가 된 농민의 삶, 정부와 경상북도는 책임져라"...경북 18개 농민단체 1,000여명이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산불피해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202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잿더미가 된 농민의 삶, 정부와 경상북도는 책임져라"...경북 18개 농민단체 1,000여명이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산불피해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202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북부 5개 지역 농어민 1,000여명이 내일(7월 1일) 상경 집회를 벌인다. 

'경북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정항우)'는 오는 7월 1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안동시,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주민 1,000여명이 참여하는 주민 집회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 대책위는 산불이 난 경북 5개 시.군 피해 주민들이 모인 단체다. 이들은 "'경북과 경남지역 초대형 산불 피해복구 및 지원 특별법(산불피해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기 위해 상경투쟁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지난 3월 소중한 집과 일터가 화마에 사라지고 우리는 길거리에 나앉았다"며 "그토록 수많은 사회적 참사를 겪으면서도 재난대응 매뉴얼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산불진화에 대한 지휘책임가 작동하지 않았고, 현장에 컨트롤타워가 방문하면 의전이 최우선이었다"면서 "산불청문회를 열어 군수, 도지사, 산림청장,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 임시주택 지급 등과 관련해 절차의 미흡과 실수로 부적절한 일들이 벌어져 이재민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줬다"며 "제도와 절차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죽은 농지, 죽어가는 농민" 대형 현수막을 들고 정부와 경북도를 규탄하는 경북 산불 피해 농민들(202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죽은 농지, 죽어가는 농민" 대형 현수막을 들고 정부와 경북도를 규탄하는 경북 산불 피해 농민들(202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불피해지원특별법 제정하라", "농민들의 목숨을 살려내라"...깃발을 든 경북 농민들(202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불피해지원특별법 제정하라", "농민들의 목숨을 살려내라"...깃발을 든 경북 농민들(202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면서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국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더 이상 정쟁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면서 "더 이상 산불 피해에 대한 침묵은 국가 책무의 방기"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즉각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초당적 협력을 통해 특별법을 통과시켜야한다"며 "이제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던 삶터, 삽과 호미를 들고 일하던 정든 마을, 산불 이전의 삶으로 돌아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누구하나 배제되는 사람이 없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특별법 제정 ▲즉각적인 배상 ▲산불청문회 실시 ▲책임 규명 ▲지휘책임자 처벌 ▲지역 재건사업 실시 ▲재건 사업 시 주민과 직접 면담·주민 의견 반영" 등을 촉구했다. 

청송 농민인 박주윤 경북대책위 공동위원장은 30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100일째 생업도 못 돌아가고 살기 막막하다"며 "트랙터, 자동차, 온실하우스, 집 다 타버렸다. 지원금이라고 나온 게 온실하우스 1동당 겨우 46만원이다. 스마트팜 시설에 1천만원이 드는데 비닐값도 안나온다. 이게 말이되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주택에 대한 지원은 어느 정도 됐는데, 트랙터 등 농기계나 농작물, 하우스 등 생업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계가 위협 받는다"면서 "절박해서 우리 말 좀 들어달라고 서울로 간다. 제발 하루 빨리 특별법을 시행해서 형평성에 맞는 지원을 해달라. 지금 마을마다 편이 갈라지고 민심이 흉흉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산불피해지원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김정호)는 오는 7월 3일 제1차 법안소위를 열어 여야 의원 5명이 대표 발의한 비슷한 산불피해특별법 5건을 심사한다. 경북 산불 발생 후 더불어민주당 임미애·김태선, 국민의힘 박형수·이만희·이달희 의원 등 5명은 복구를 위한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의원들이 발의한 5개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피해 주민 구제 ▲산불 고위험 지구 지정 ▲AI 기반 산불 예측 시스템 도입 ▲산불 위험지도 작성 ▲대응장비 확충 ▲구호 물품 비축 ▲재해 예방 시설 설치 ▲희생자 추모공원과 추모비 등 기념사업 실시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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