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대형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피해 면적만 축구장 2만여개 크기다. 산불이 인접 지역인 안동까지 번진 탓에 대피한 주민 수는 전날 900여명에서 이날 2,800여명으로 3배가량 늘었다.
소방당국은 인력 3,000여명과 장비·헬기 500여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불의 확산세가 더 빨라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산림청과 경북도, 경북소방본부에 25일 확인한 결과,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와 양곡리에서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12시 기준 60%다.
지난 24일 오후 12시 기준 진화율 71%에서 오후 3시 65%, 오후 6시 60%에 이어 이날 오전 5시 55%로 감소했다가 다시 60%로 늘었다.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발효되고, 강풍의 영향까지 겹쳐 불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한 산불은 점차 확대돼 지난 24일 오후 4시경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 번지며 산불영향구역과 화선 길이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전체 화선 길이는 244km로, 이 중 146km는 진화를 완료했다. 잔여 화선은 98km로 추정된다.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 2만284개 크기인 1만4,483ha(헥타르)다. 전날 오전 7,516ha에서 7,000ha가량 피해 규모가 늘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의성 주민 1,552명, 안동 주민 1,264명 등 모두 2,816명이 의성실내체육관, 안동도립요양병원 등에 대피해 있다. 또 주택 26개소, 공장 1개소, 창고 33개소 등 101개소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농경지도 210ha가 소실됐고, 농업시설은 110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산림·소방당국은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산불3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헬기 77대와 인력 3,836명, 소방차 등 장비 457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화헬기 등 가용 가능한 공중 및 지상 진화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확산을 차단하며, 주불 진화에 주력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4일 의성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소방당국은 산불이 안동까지 번지자 '국가소방동원령 3호'를 추가 발령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 주민 구호, 생계안정 지원, 주거 복귀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지원 사항은 정부 합동 피해 조사를 통해 복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국가소방동원령은 재난 규모에 따라 1~3호로 나뉜다. 동원령 3호는 가장 높은 단계로 대규모 재난 시 발령되며 전국에서 소방차 200대 이상의 장비와 소방인력 등이 총동원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산불이 아직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산불 진화 인력의 안전 확보와 생활 터전을 잃은 이재민분들의 불편 해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면서 "정부에서는 산불 진화 후 피해 수습과 복구에 대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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