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보궐선거에서 기초의원을 뽑는 '달서구 마'(상인1.3동) 선거구 역시 한나라당 이해봉 국회의원의 '4선 지역구'(달서 을) 가운데 한 곳으로, 지난 해 6.2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 후보 2명이 구의원 2자리를 '싹쓸이' 했다. 이번 4.27보궐선거는 어떨까?
'달서구 마' 선거구에는 ▶이성순(53) 이해봉 의원 비서관이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가운데, ▶'야5당 단일후보' 간판을 단 민주노동당 이미경(44) 후보와 ▶무소속 권용선(53) 후보가 3파전을 펼치고 있다. 이 곳 역시 '한나라당 정서'와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부딪히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쓴 소리가 많은 반면, "그래도 한나라당"이라는 분위기도 만만찮다.
4.27 재보궐선거 후보자 명부 / <달서구 마> 선거구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5일, 3명의 후보는 저마다 "괜찮다"고 분위기를 말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성순 후보는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세"라며 "걱정 안해도 된다, 능력이나 자질이나 상대할 만한 후보도 없다는 말을 주민들이 많이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 표시"라고 해석했다.
"압도적 우세" vs "박빙" ... "한나라당 애정" vs "심판"
반면,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는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특히 40-60대 남성들은 매우 거칠게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박빙"이라고 분석했다. 권용선 후보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좋다고 한다"면서 "지역 국회의원(이해봉)이 내려와 죽치고 있지만, 분위기는 (우리 쪽에) 좋다"고 말했다.
'달서구 마' 선거구 역시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권순철 구의원이 지난 해 11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달서구 마' 선거구의 유권자는 46,316명으로 인근 '달서구 라'(83,205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규모다. 상인1동이 32,911명, 상인3동이 13,405명이다.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도심 분위기도 있지만 비둘기아파트를 비롯한 영세민들도 상대적으로 많은 곳으로 꼽힌다. 때문에, 후보들은 '소외계층'과 '봉사'를 강조하고 있다.
이성순 후보는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복리증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 공동주택 관리비.전기료 감면 등을 약속했다. 그는 "달서구의 사회복지예산이 전체의 59.2%나 된다"면서 "사회복지학 석사로서 복지예산이 제대로 쓰여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앞산터널, 봉사활동...
이미경 후보는 무상급식과 영유아 무상예방접종 전면 지원, 어린이 도서관 확충을 비롯한 '야5당 공동공약'과 함께 '앞산터널'에 따른 장애인과 영세민 피해를 강조했다. 특히, 대구시가 상인동 일대를 지나는 '앞산터널(4차순환도로)' 고가도로를 만들면서 교차로 2곳을 폐쇄하고 육교를 설치하려는 방침에 대해 "교차로가 없어지면 이 곳에 사는 1천6백여명의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앞산터널 때문에 주민들의 재산권과 환경권이 무너진다"며 "심지어, 영구임대아파트에는 주민설명회조차 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권용선 후보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한다. 구의원이 무슨 공약이 있겠냐"면서 "영세민 복지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불편한 사항을 빨리 수렴하고 시정하는 게 구의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인3동 '주민자치위원장 6년' 경험을 내세우며 "이 지역에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사회가 돌아간다"며 "봉사하는 단체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은 싸늘했다.
24일 오후, 롯데백화점과 지하철 상인역, 아파트 단지와 공원 주변에서서는 후보들이 막판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지만, 후보자들이 나눠준 명함이 도로 곳곳에 나뒹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후보가 5명씩 출마한 '서구 가'와 '달서구 라'와 달리, 이 곳 '달서구 마' 선거구는 후보자가 3명밖에 되지 않아 지역민들이 후보자의 이름과 소속 정당을 비교적 많이 알고 있었다. 특히,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가 '야5당 단일후보'로 출마한 사실도 다른 선거구보다 더 입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과 기초의회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상인1동에 사는 이모(54) 주부는 "선거 팜플렛과 현수막을 보고 후보자들의 얼굴과 이름은 알고 있지만 정치에 관심이 없어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점상 상인 조모(52.여.상인3동)씨도 "구의원들이 월급 받는 것에 비해 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구의원 1명을 뽑는는데 후보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65세 노인(상인1동)은 "한 명 없으면 없는 대로 의회를 꾸려가면 되지 뭐 하러 선거를 또 하냐"며 "돈 낭비인 것 같고, 정치에도 관심이 없어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요즘 한나라당?...민노당은?...무소속은?.
반면, 한나라당이나 야당, 무소속 후보를 찍겠다는 구체적인 대답도 들을 수 있었다. '한나라당 정서'와 '반 한나라당 정서'로 나뉘고, 반 한나라당 정서는 다시 '민노당'과 '무소속'으로 나뉘었다. 특히,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도 느낄 수 있었다.
상인목련종합상가에서 만난 이미희(54)씨는 "이번에 한나라당이 잘못하는 것을 봤으니 무소속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했고, 임춘우(26.상인3동)씨는 "요즘 한나라당 이미지가 안 좋은 것 같다"며 "누굴 뽑을 지 몰라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인1동에 사는 이모(37) 주부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야당 후보의 '무상급식' 공약이 마음에 든다"며 "같은 주부이다 보니 주부의 마음을 잘 알 것 같아 민노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헌덕(44.상인1동)씨도 "한나라당도 싫고, 무소속 후보도 원래 한나라당 사람이기 때문에 민노당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현웅(38.상인1동)씨는 "야5당 단일후보라는 건 아는데 '친북성향'의 민노당이라 좀 꺼려진다"며 "선거를 한다면 한나라당을 뽑을 것 같다"고 했고, 상인3동에 사는 김정근(47)씨도 "한나라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박미영(43.상인3동)씨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 봉사를 많이 한 사람을 찍겠다"고 했고, 상인3동에 사는 50대 주부는 "한나라당도 싫고 민노당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무소속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4.27재보선에서 대구는 '달서구 마'를 비롯한 3곳에서 기초의원 3명을 뽑는다. ▶'달서구 라'(진천.월성1.2)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배보용(61), ▶민주당 김찬일(61), ▶무소속 박배일(40)▶무소속 전해진(39)▶무소속 정종환(44) 후보를 포함한 5명이,▶'서구 가'(내당1, 2.3,4동) 선거구는 한나라당 안영철(53), 민주당 정재현(60), 무소속 권영미(47).봉원희(62).윤정현(60) 후보를 포함해 5명이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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