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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ㆍ단정ㆍ편견, 신문윤리 저버린 '제목'
중앙 '김정은 제거 시도' / 국민 '미래 인재 내쫓다' / 문화 "그날도 자살학생은..."
2013년 04월 02일 (화) 12:58:23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작년 평양서 김정은 제거 시도 있었다」(중앙일보 2013년 3월 13일자 1면)
「고질적 정치 난맥 '미래 인재' 내쫓다」(국민일보 2013년 3월 5일자 1면)
「장관 온 그날도 자살학생은 맞고 있었다」(문화일보 2013년 3월 13일자 10면)
「"폭력 근절" 장관이 학교 온 날도 자살 학생 폭행 당해」(국민일보 2013년 3월 14일자 9면)

일간신문에 보도된 이 기사의 '제목'들은 어떤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거나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처럼 단정적이다. 그러나, 해당 기사를 보면 '김정은 제거 시도'의 당사자나 시기, 방법이 전혀 없다. '정치 난맥'이 '미래 인재 내쫓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으며, 장관이 학교에 온 그날 자살학생이 폭행 당했다는 근거 역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어떤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하더라도 '객관적 사실보도'의 범주를 벗어난 제목이다.

한국신문윤리위위원회는 2013년 3월 기사 심의를 통해 이같은 제목을 단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를 비롯해 전국 일간신문의 기사 62건에 대해 '주의'를 줬다. 대구경북 일간신문 가운데는 <경북도민일보>가 '표절' 행위로 '주의'를 받았다.

『김정은 제거 시도』...누가 언제 왜 어떻게?

중앙일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전한 "과장된 제목"을 달았다는 이유로 '주의'를 받았다.
중앙일보는 3월 13일자 1면에「작년 평양서 김정은 제거 시도 있었다」제목으로, 『지난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위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대북 소식통이 12일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  어디에도 '제거 시도'의 주체와 시기,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대북 소식통'이라는 익명의 취재원 말을 인용해  북한의 상황과 정황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 <중앙일보> 2013년 3월 13일자 1면

신문윤리위원회는 이 기사에 대해 "취재원의 익명 처리가 불가피했다고 받아들이는 것과는 별개로, 이 익명 취재원이 전한 내용에 '김정은 제거 시도'를 뒷받침할 구체적 사실관계가 매우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사작성의 기본 요소라고 하는 '6하원칙'을 구체적으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누가' '언제' '왜' '어떻게' 김정은 제거를 시도했는지에 대해『김영철 정찰총국장의 계급이 강등된 11월 중순 이전에 내부 불만 세력이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소식통'의 불확실한 추정을 전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취재원의 익명 처리로 인해 원칙적으로 이 취재원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그가 전한 내용의 사실 관계의 모호함, 그리고 뒤이은 불확실한 추정 등으로 판단해볼 때 이 기사의 내용은 '사실'로 단정하기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하나의 '설(設)'로 판단하는 게 옳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기사 본문은 '김정은 제거 시도'를 사실처럼 단정해 기술하지는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편집자는 익명 취재원이 전한 '작년 평양서 김정은 제거 시도 있었다'는 말을 제목으로 표현하면서 인용부호도 사용하지 않고 사실화해 못박았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전하고 과장된 제목을 달아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지 않은 신문 제작태도는 신문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②(미확인보도 명시 원칙),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③(미확인사실 과대편집금지) 위반)

『'미래 인재' 내쫓다』..."한쪽 면만 단정적으로 부각, 편집자의 주관적인 편견"

국민일보의 3월 5일자 1면「고질적 정치 난맥 '미래 인재' 내쫓다」기사의 제목도 '주의'를 받았다.

   
▲ <국민일보> 2013년 3월 5일자 1면
이 기사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였던 김종훈씨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사퇴이유,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는 발언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김 전 후보자가 공식적으로 내세운 '정치난맥상'이 그의 진정한 사퇴 이유라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당시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 다른 많은 해석이 나오기도 했고, 미국 중앙정보국 근무경력이나 이중국적에 대한 논란 등 혹독한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은 본인의 이력 때문이라는 시각도 많았다는 게 신문윤리위의 입장이다.

특히, 기사 본문에서도『"정치권의 '치킨 게임'으로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한탄과 "인사청문회에 부담을 느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뒤섞이고 있다』고 반응을 전했다.

그런데도 기사 제목은 정치난맥을 탓하는 한쪽 면만 단정적으로 부각해「고질적 정치난맥 '미래 인재' 내쫓다」라고 표현했다. 신문윤리위는 "이는 편집자의 주관적인 편견이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이러한 제작 태도는 신문기사의 공정성을 해치고 신문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③(미확인사실 과대편집금지) 위반)

『장관 온 그날도 맞고 있었다』..."기사 본문에 없는 자극적인 내용"

문화일보와 국민일보는 청소년 자살 보도와 관련해 "과장.왜곡"이라는 이유로 '주의'를 받았다.
문화일보는 3월 13일자에「1년 전 중학생 시절…교과부 ‘학폭 현장 점검’…/ 장관 온 그날도 자살학생은 맞고 있었다」, 국민일보는 3월 14일자에「“폭력 근절” 장관이 학교 온 날도 자살 학생 폭행 당해/눈감은 당국…학교폭력 실태조사 겉핥기」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 <문화일보> 2013년 3월 13일자 10면(사회)

문화일보는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의 한 고등학교 신입생 최모 군이 가해자로 지목한 동갑내기 학생 5명과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지난 해 2월,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부장관이 이 중학교를 찾아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학교폭력 등 현안을 논의했다는 데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장관까지 직접 방문한 학교에서마저 폭력사태가 계속될 만큼 당국의 대책이 부실했다는 비판의 취지였다.

그런데 편집자는 이 기사의 제목을「장관 온 그날도 자살학생은 맞고 있었다」로 붙였다. 신문윤리위는 "기사 본문에는 없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큰 제목을 달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이 문제의 중학교를 방문한 날은 지난 해 2월 17일로, 기사는『숨진 최 군의 유서에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폭행당하고 가끔 금품을 빼앗기고 언어폭력도 당했다”고 적혀 있어 이 전 장관이 방문할 당시 최 군이 학교폭력을 당했던 기간에 해당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즉, "장관  방문 날짜가 최 군이 시달림을 당한 시기와 겹친다는 사실을 기사는 지적했을 뿐 장관이 방문한 바로 그날도 최 군이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은 기사 어디에도 없다"는 게 신문윤리위의 입장이다.

심각성 강조 의도?..."객관적 사실보도의 범주 벗어난 과장ㆍ왜곡"

국민일보는 기사와 제목 모두 '주의'를 받았다. 국민일보는 기사에서『최군의 유서에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쓰여 있다』고 전한 뒤 『이 전 장관이 이 학교를 방문할 당시에도 최군은 교우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었던 셈이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주관적 해석을 덧붙였다. 확인은 안 되지만 그 날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일보> 3월 14일자 9면(사회)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의 소제목「"폭력 근절" 장관이 학교 온 날도 자살 학생 폭행당해」에 대해서도 "단정적인 표현"이라며 "최 군이 당한 폭력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는 강조의 의도였다 하더라도 이 같은 제목과 기사는 객관적 사실보도의 범주를 벗어난 과장ㆍ왜곡보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신문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②(미확인 보도 명시 원칙),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위반)

   
경북도민일보는 "표절" 행위로 주의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경북도민일보 3월 12일자 1면「'국민을 위한 정치 실종됐다'」제목의 기사에 대해 "연합뉴스가 3월 11일 송고한「朴대통령 "정치실종…정부조직법 통과시켜달라"」기사를 전재하고도 자사 기자 이름으로 보도했다"며 "이는 타 언론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표절행위"라고 지적했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8조「출판물의 전재와 인용」①(통신 기사의 출처 명시), ②(타 언론사 보도 등의 표절 금지) 위반)

한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매월 하순에 기사.광고 등에 대해 심의한 뒤, 이에 따른 조치 사항을 해당 언론사에 통보하고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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