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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갈등, 땅값이라도 제대로 보상하라
[김윤상 칼럼] 막대한 보상비? 보상과 환수 연계하면 해결된다
2013년 06월 02일 (일) 12:15:19 평화뉴스 pnnews@pn.or.kr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할 전기의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싸고 한전과 주민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밀양에서는 지난 1월, 70대 노인이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하기도 하였고, 어느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절규하였다. “우리가 나라에 돈을 달라 합니까? 밥을 달라 합니까? 있는 그대로 땅 파면서 살게 해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우리를 이렇게 짓밟습니까?”

밀어붙이는 사업 주체와 저항하는 주민, 그리고 급기야 경찰력의 동원까지. 안타깝지만 우리가 한두 번 보아온 일이 아니다. 다른 정권에서도 그랬고 국민행복시대를 연다는 현 정권에서도 반복되는 걸 보면 어쩌면 근본 해법이 무엇인지 몰라서들 그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공공사업에는 충분한 보상이 전제되어야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도 적합한 공공사업이라면 일부 주민의 피해가 있더라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다만, 주민의 피해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이런 원론에 반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텐데도 그 당연한 원론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원전이 필요한지 그리고 송전선로가 꼭 그곳을 지나야 하는지에 관해 다른 견해가 많을 뿐 아니라, 보상도 너무나 불공평하다.

이 중에서 보상에 대해서는 한전 측도 법을 내세워 변명할 수 있다. 보상에는 땅값 외에도 생활보상, 이주보상 등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지만 아무래도 땅값이 덩치가 제일 크니까 땅값 문제만 생각해 보기로 한다. 전기사업법의 보상 조항은 이렇게 되어 있다.

제90조의2(토지의 지상 등의 사용에 대한 손실보상) ① 전기사업자는 (중략) 송전선로를 설치함으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한 때에는 손실을 입은 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보상금액의 산정기준이 되는 토지 면적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지상 공간의 사용: 송전선로의 양측 가장 바깥선으로부터 수평으로 3미터를 더한 범위에서 수직으로 대응하는 토지의 면적. 이 경우 건축물 등의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술기준에 따른 전선과 건축물 간의 전압별 이격거리까지 확장할 수 있다.


현행법으로는 어림없다

법에 따르면 한전이 제공할 수 있는 보상액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송전선로 건설은 제2항 1호의 “지상 공간의 사용”에 해당되므로 송전탑 폭 28m에 양쪽으로 3m씩을 더해 폭 34m 구간이 기본적인 보상 대상이 된다. 한전은 이 면적에 대한 보상으로 땅값의 30%를 책정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높이가 120m에 달하는 송전탑과 765kV의 초고압 전선이 보이는 지역에는 양쪽 3m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면적에 걸쳐 땅값이 폭락할 것이 분명하다. 갈등이 커지면서 한전은 보상 범위를 대폭 늘려서 폭 94m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보상제도의 목적이 피해자가 공공사업을 하기 전과 다름없는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데 있다는 원칙에 비추어 보면 이 정도 보상으로는 안 된다. 제대로 하려면 영향 지역 내 각 주민의 희망에 따라, 다른 곳에 비슷한 땅을 마련해 주고 이주와 적응에 드는 손실을 다 보상해 주거나, 대체 토지가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일대의 모든 땅값 하락액을 완전히 보상하든지 땅을 사업 전의 가격으로 모두 매수해주어야 한다. 이렇게만 하면 적어도 땅값 때문에 억울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

막대한 보상비? 보상과 환수 연계하면 해결된다

이런 안에 대해 사업 주체나 정부에서는, 그렇게 하면 막대한 보상비 때문에 공공사업은 아예 못한다고 난색을 표할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좋은 방법이 있다. 공공사업의 영향으로 땅값이 하락할 때 완전하게 보상하는 동시에, 상승할 때 그 차액을 완전히 환수하면 된다. 대체로 공공사업은 땅값을 내리기보다는 올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나라 전체로 보면 환수액이 보상액을 훨씬 초과하여 재원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대책은, 전국 모든 토지에 높은 세율의 토지보유세를 부과하고 그 만큼 다른 세금을 줄이는 세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땅값 변화액의 환수와 보상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또 보상 문제를 떠나서라도, 땅값은 토지소유자의 행위가 아니라 공공사업이나 용도 변경, 사회경제적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땅값 변동액은 모두 환수 또는 보상하는 것이 정의롭다. 또한 토지보유세는 일반적인 세금이 갖고 있는 부작용이 전혀 없는 이상적인 세금이라는 사실은 모든 교과서가 인정하고 있으므로, 조세 체계를 토지보유세 중심으로 전환하면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밀양의 할머니도 현지에서 고생하는 활동가도 돈 문제가 아니라고 하였는데도 필자가 돈 이야기를 하여 혹 이분들께 누를 끼쳤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꼭 필요한 공공사업이라면 보상이라도 제대로 해서 갈등을 줄이기를 바라는 필자의 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김윤상 칼럼 52]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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