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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촛불'을 들었습니까?
대구 15차 시국대회 / "부끄럽지 않기 위해", "용서 할 수 없기에", "국정조사 성과 없어서"
2013년 10월 12일 (토) 09:14:4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불법 대선개입 국정원 해체"를 촉구하는 시민 (2013.10.11.2.28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을 속이고 기만한 이 사람들을 내가 지금 용서하면 나중에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처음 서울 촛불집회에 참가했을 때 한 고등학생이 한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많은 어른들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 학생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나는 매주 촛불을 든다"


대구 수성구 상동에 사는 30대 직장인 송두현씨는 지난 6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15차례에 걸쳐 열린 '국가정보원 규탄 대구시국대회'에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송씨는 자신이 시국대회에 참석해 촛불을 든 이유에 대해 "촛불 드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또,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경찰이 나쁘다고 외치는 것은 주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최소한의 행동"이라며 "때문에 대선개입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처벌을 받고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 질 때까지 앞으로 계속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5차 시국대회'(2013.10.11.2.28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대구시국대회가 넉달째 15차례나 열렸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왜 자신이 촛불을 들었는지에 대해 "부끄럽지 않기 위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정원을 용서할 수 없기에", "국정조사가 성과가 없어서", "박근혜 정부의 불통에 화가나서" 등 다양한 이유를 들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대구지역전문가단체협의회' 등 대구경북지역 56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구성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11일 금요일 저녁 대구 중구 2.28 기념공원 야외광장에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5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시국대회는 남은주 대구여성회 사무처장 사회로 저녁 7시부터 8시 30분까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14차까지 동성로 한일극장 앞과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열렸지만 이날은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2013 대구 해외자매도시 초청 공연'이 진행돼 처음으로 2.28 공원에서 열렸다. 앞선 시국대회 인원보다 비교적 적은 시민 1백여명이 참석했고 처음으로 토크쇼 형태로 진행됐다.

   
▲ (왼쪽부터)조석원 비정규교수노조 대구대분회 사무처장, 대구 수성구 주민 송두현씨, 성빛나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백창욱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2013.10.11.2.28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패널로는 그 동안 시국대회에 참가한 송두현씨를 비롯해, 백창욱(대구새민족교회 목사)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성빛나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 학생, 조석원 비정규교수노조 대구대분회 사무처장이 자리했다. 이들은 '왜 시국대회에 참석했는지', '국정원 사태 가운데 어떤 뉴스에 가장 분노했는지', '시국대회가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대학생 성빛나씨는 "전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을 했는데 대구는 동참하지 못해 미안했다"며 "용서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국정원을 비판할 자리가 시국대회 밖에 없어 참가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 댓글녀가 좌익효수 아이디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인터넷에 쓰고도 인권을 운운하는 게 가장 어이없는 뉴스였다"면서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누구하나 처벌하지 않는 불통 박근혜 정권에 대해 시국대회는 앞으로 국정원뿐 아니라 민생노동 의제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 손에는 촛불, 한 손에는 피켓을 든 시민들(2013.10.11.2.28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백창욱 상임대표는 "대의민주주의에서 많은 시민이 거리에서 촛불을 드는 건 비정상적"이라며 "민주주의 저해가 발생하면 국회가 제도권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국정조사도 성과없이 끝나버려 시민에게 남은 건 촛불 뿐"이라고 했다. 때문에, "시국대회는 박근혜 정부에 넘쳐나는 모든 쟁점을 껴안아 촛불을 활활 타오르게 해야한다"면서 "그래야 권력이 긴장을 하고 쇄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석원 사무처장은 "국정원 댓글조작으로 우리의 표를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촛불을 들었다"고 했다. 특히, 국정조사 증인으로 참석한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선서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대놓고 거짓말을 하겠다는 두 사람을 보고 할말을 잃어 더욱 열심히 시국대회에 참석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송두현씨는 국정원 사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으로 지난 8월 19일 국정원 사태 국회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사과장에게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당신은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질문한 것을 꼽았다. "국정원 사태와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무조건 종북몰이를 했다. 정말 화가났다. 아직도 그런 비상식적인 일이 계속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했다.

   
▲ 시국대회 전 상영된 '뉴스타파'의 국정원 사태 과정을 담은 영상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국회의는 집회에 앞서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국정원 사태 과정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에는 대선 전 '국정원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경찰 수사결과 발표, 경찰의 댓글 발견 정황 담긴 CCTV, 박근혜 대통령 당선, 민주당의 원 전 국정원장의 여론조작 지시 폭로,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경찰청장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피소, 권 전 수사과장의 외압 폭로,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의 국정조사 증인서서 거부, 전국에서 펼쳐진 시국선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무대 뒤편에서는 '제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이 "대선 원천무효" 촉구 서명운동을 받았고, 시국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특검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청장 구속수사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사과와 책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불법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불법 대선개입 관련자 전원 엄중 처벌 ▶공안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 "대선 무효" 서명운동을 받는 '제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2013.10.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8일 저녁 7시 30분 대구백화점 앞에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6차 대구 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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