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이유, 다시 '국정원' 개혁에 집중합시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9.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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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1차 시국대회 / 350여명 '특검' 촉구..."국정원 대선개입과 '내란음모'는 별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을 든 시민들(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을 든 시민들(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11번째 촛불이 타올랐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5일 구속된 후 처음 열린 시국대회에서 시민들은 "다시 국정원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대구지역전문가단체협의회'를 등 대구경북지역 55개 시민사회단체・정당으로 구성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7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1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1차 시국대회'(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1차 시국대회'(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집회에는 시민 350여명이 참석했으며 남은주 대구여성회 사무처장 사회로 저녁 7시부터 8시30분까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특히, 시민들은 국정원과 검찰이 지난달 28일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진보당 이 의원을 비롯한 당직자 10명을 압수수색하고 5일 이 의원을 구속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한 대선개입은 내란음모 의혹보다 더한 국기문란, 헌법질서 유린"이라며 ▶"정부는 내란음모와는 별개로 다시 국정원 전면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구속수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사과와 책임"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사태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공안탄압 중단"도 요구했다.

'물타봤자 부정선거'...태블릿 PC와 촛불을 든 시민(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물타봤자 부정선거'...태블릿 PC와 촛불을 든 시민(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시국대회는 시민자유발언과 문화행사 순서로 진행됐다. 시국대회 무대 옆에서는 '국정원 사태 특검 촉구', '4대강 재자연화 특별법 제정 촉구' 시민 서명운동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선 불법개입 내란음모 조작 국정원 개혁'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고, '민주주의 회복' 문구가 새겨진 머리띠를 쓰기도 했다. '물타봤자 부정선거'라고 적힌 태블릿 PC를 든 시민도 있었다.

문화행사에서는 '국정원 사태'를 풍자하는 공연들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몸통과 꼬리'라는 이름의 팀은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지에서 입었던 옷과 국정원 복장을 하고 '우리 사랑 이대로'라는 노래를 불렀고, '함께하는대구청년회'는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풍문으로 들었소'를 개사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비판했다. 또, '유치장'이라는 그룹은 자작곡을 통해 이번 사태를 풍자했다.

'몸통과 꼬리' 팀의 국정원 대선개입 풍자 공연(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몸통과 꼬리' 팀의 국정원 대선개입 풍자 공연(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구인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장은 "6월부터 시작한 시국대회는 국정조사에서 이석기 의원 사태까지 여러 국면을 거쳤다. 그러나, 우리가 촛불을 든 이유는 그 무엇도 아닌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이라며 "많은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은 적 없다'고 말하는 대통령과 '정상적 업무였다'고 강변하는 원 전 원장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무책임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정선거라도 선거가 끝났으니 결과에 승복하라는 것은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라며 "적어도 대통령의 재발방지 약속과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촛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이 의원 수사와는 별개로 국정원에 대한 전면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언론도 계속해서 국정원 사태를 외면하지 말고 공정한 자세로 보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구인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장, 문경아(30.경북 칠곡군)씨, 대구대 일반사회교육과 1학년 김형미양(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 구인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장, 문경아(30.경북 칠곡군)씨, 대구대 일반사회교육과 1학년 김형미양(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 칠곡군에 살고 있는 문경아(30)씨는 "5년을 기다려 권리를 행사했는데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해 정당한 투표를 방해해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면서 "게다가, 이 의원 사태 때문에 국정원 개혁과 진실규명은 더욱 멀어졌다. 반드시 특검을 통해 관련자를 처벌하고 대통령도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대 일반사회교육과 1학년 김형미양은 "국정원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촛불을 꺼뜨리고 있다. 언론에서도 더 이상 촛불집회와 국정원 사태 보도를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미래 세대에게 바른 민주주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국정원을 해체하고 대통령이 사과할 때까지 촛불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수성구 범어동 주민 김명선(47) 씨는 "내란음모 물타기로 국정원 개혁과 진상규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과거 중정과 안기부의 공안탄압 본질이 다시 부활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틀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한 국정원의 국기문란, 헌법유린은 내란음모보다 더 엄중한 사건이다. 이제 매카시즘 광풍을 멈추고 다시 국정원 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시민 350여명이 참석했다(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시국대회에는 시민 350여명이 참석했다(2013.9.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4일 저녁 7시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12차 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국정원 정치공작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촉구' 서명운동(2013.9.7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국대회)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국정원 정치공작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촉구' 서명운동(2013.9.7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국대회)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4대강 재자연화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2013.9.7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국대회)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4대강 재자연화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2013.9.7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국대회)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국정원 요원 김씨 아이디 '좌익효수'가 남긴 최악의 댓글'(2013.9.7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국대회)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국정원 요원 김씨 아이디 '좌익효수'가 남긴 최악의 댓글'(2013.9.7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국대회)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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