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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축제 '송전탑팀' 저지, 대구시는 책임없다?
시민단체 "사전검열ㆍ압력행사 사과, 재발방지" / 대구시 "저지 합당, 감독책임 사과 못해"
2013년 11월 07일 (목) 20:03:05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컬러풀대구페스티벌'에 참가한 '송전탑팀' 저지에 대해 시민단체와 대구시가 설전을 벌였다. 시민단체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지만, 대구시는 "합당한 처사"라며 "사과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구지회(대구민예총)'와 '대구참여연대', '대구인권운동연대' 등 19개 시민단체는 7일 컬러풀축제 송전탑팀 참여저지와 관련해 대구시 공무원들과 대구시청에서 1시간 가까이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시민단체 대표로 대구민예총 최수환 지회장과 한상훈 사무처장, 신동재 기획연출위원,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서창호 대구인권운연대 상임활동가,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김대권 국장, 홍성주 과장, 최주환 컬러풀축제 총감독이 참석했다.

한상훈 사무처장은 지난 10월 13일 예선을 통과한 송전탑팀에게 다음 날 본선에서 '핵싫어 해좋아', '밀양'이라고 적힌 만장(깃발) 문구를 누가 삭제하라고 명령했는지, 경찰병력을 동원해 행진을 저지했는지 '책임소재'를 따져 물었다. 또, 시민이 주측이 돼 참여하는 컬러풀축제에 계속해서 대구시공무원들이 "수위를 결정할 것"이냐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 '컬러풀축제' 송전탑팀 참여저지와 관련해 면담 중인 시민단체와 대구시 공무원들(2013.11.7.대구시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김대권 국장은 "축제 총괄지휘는 최주환 총감독"이라며 "참여저지 책임은 1차적으로 감독에게 있지 우리에게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한번 사과를 하면 나쁜 선례가 만들어져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사과하게 될 것"이라며 "사과도 재발방지도 약속 못한다"고 못박았다. 

박인규 사무처장은 "같은 시나리오를 예선에서는 통과시키고 본선에서 저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사전에 확인한 걸 다시 막은 건 부적절한 사전검열이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송전탑팀의 2백여가지 기물 중 2가지 때문에 전체 행진을 중지시킨 건 무리한 압력"이라며 "특히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까지 동원해 막은 것은 지나치게 폭력적이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홍성주 과장은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그 2가지 문구 때문에 불편해했고, 그래서 감독이 급하게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미리 삭제해달라고 부탁도 했다. 하지만 송전탑팀이 행진을 강행해 마찰이 발생했다. 경찰병력 동원을 지시한 것은 누군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 대구시청 앞에서 송전탑팀의 퍼레이드 참여저지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활동가(2013.1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참여저지 이유가 된 '핵'과 '밀양'이라는 단어를 놓고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신동재 기획연출위원은 "퍼레이드 주제가 '녹색'이기 때문에 환경을 떠올렸고 그래서 밀양과 핵을 넣어 예선에서는 심사위원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왜 뒤늦게 정치적 문구가 됐는지 말해달라"고 물었다.

최수환 대구민예총 지회장도 당시 최주환 퍼레이드 총감독이 '반사회・반윤리적 단체 참여는 저지할 수 있다'고 말 한 것과 관련해 "민예총과 송전탑팀 시민들이 반사회적이냐"며 "이 기준이면 언제든 대구시 주관 행사에서는 시민 참여를 저지할 수 있지 않느냐.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김대권 국장은 "불특정다수가 참여하는 시민 행사에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정치적 이슈인 '밀양'과 '송전탑', '핵'이라는 문구를 넣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것은 시위 문구"라며 "최 총감독의 저지결정이 합당하고 생각하고 다시 같은 일이 벌어져도 막았을 것"이라고 맞섰다.

   
▲ '시민축제를 공권력 남용과 표현의 자유침해로 얼룩지게 만든 대구시 규탄 기자회견'(2013.11.7.대구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난 면담 직후 한 사무처장은 "대구시가 반성하지 않고 계속 강경한 자세로 나올 경우 법적인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면담에 앞서 대구민예총과 대구참여연대, 대구인권운동연대를 비롯한 19개 시민단체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권력 남용과 표현의 자유침해, 폭력대응 지시한 책임자 문책", ▶"퍼레이드 참가자들에 대한 적절한 해명과 보상", ▶"공개사과", ▶"체계적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11~13일 동성로-중앙로-반월당 일대에서 '컬러가 좋다, 대구가 좋다'를 주제로 '2013 컬러풀대구페스티벌(컬러풀축제)'를 열었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교통을 통제해 전 구간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와 예술의 거리를 만드는 것으로 8년째 열리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민 참여 '오! 예~퍼레이드~!'가 진행됐다. 63개팀이 12일 예선을 치러 36개팀이 본선에 참가했다.

'대구민예총'을 포함한 예술가, 시민 80여명으로 구성된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송전탑)' 팀은 예선을 통과해 13일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은 멸종위기 동・식물, 핵폐기물, 송전탑 공사를 주제로 삼았다. 특히, 일본 원전사고로 대두된 핵 위험성을 알리고, 밀양과 청도 등 송전탑 공사로 파괴된 마을공동체 현실을 알리려, '핵싫어 해좋아', '평화란 밀양을 일궈온 이들의 행복' 만장을 선보였다.

   
▲ 지난 10월 13일 반월당네거리에서 송전탑팀 참가를 저지하는 진행요원 / 사진 제공. 대구민예총

그러나, 본선 전 최주환 컬러풀축제 총감독은 "몇 단어를 제거하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문제가 된 것은 '핵'과 '밀양' 두 단어로 최 총감독은 "정치적 주제와 반사회・비윤리적인 단체 참여는 금지돼 있다"며 제거를 요구했다. 또, 2종의 만장에 이어 '삼평리에 평화를' 만장도 추가 제지했다. 이에 대해, 송전탑팀은 '대안에너지'와 '마을공동체' 주제라며 제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오후 6시가 되자 공무원과 경찰, 진행요원 등이 입장을 저지하고 만장을 빼앗아 결국 행진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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