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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항쟁 70년, 전쟁 66년...대구, 민간인 희생자 추모 조례 제정
유해발굴·교육·위령사업 예산지원..."민족의 아픔을 보듬고 기억하길" / 31일 가창에서 위령제
2016년 07월 27일 (수) 16:40:05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너무 고맙습니다. 다행입니다...아부지, 늦어서 죄송합니다"

26일 오전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3번 의사봉 소리와 함께 10월항쟁 위령사업 지원 조례가 통과됐다. 사건 발생 66년만이다. 조례 통과 과정을 지켜보던 채영희(72) 10월항쟁유족회장은 두 손을 마주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유족들도 박수를 치고 서로의 등을 다독이며 조례 제정을 환영했다. 채 회장은 "70년 가까운 연좌제로 고통의 세월의 아픔이 치유되는 조례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왼쪽부터)채영희 회장, 김혜정 의원, 권영진 시장(2016.7.26.대구시의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국전쟁 전후 국가폭력에 의해 민간인 수 천여명이 희생된 대구의 대표적 근현대사 사건인 '10월항쟁'과 관련해, 대구시가 유해발굴과 추모사업 예산을 지원하는 조례가 66년만에 처음으로 제정됐다.

대구시의회(의장 류규하)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대구광역시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의원 33명의 전원 찬성으로 원안대로 가결시켰다.

조례 통과로 대구시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10월항쟁과 한국전쟁 전후에 희생된 사람으로 인정하거나, 사법적 판단을 통해 인정된 희생자를 지원하는 위령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위령사업은 진실화해위가 지자체에 권고한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 ▷평화공원 조성 ▷위령탑 건립 등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장은 ▷필요한 시책 제정 ▷담당부서 지정을 통해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 10월항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2016.7.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원기준은 진실화해위의 권고사항에 맞춰 대구시장이 정한다. 위령사업, 각종 자료와 간행물 발굴·수집·발간, 평화·인권운동 교육, 추모제 등 시장이 이 밖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에 한해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 아직 지원 액수나 부서 개설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이 시책화해 정한다.

3년전부터 대구시 행정자치과는 3백만원을 유족회 위령제에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조례에 근거해 담당부서를 두고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조례 제정 첫해인 올해 7월 31일 오전 10시 가창댐 가창 수변전망대에서 열리는 10월항쟁 위령제에는 대구시가 7백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놓은 상태다.
 
이 같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를 지원하는 조례는 이미 전국 17개 시·도광역시 중 11곳에 제정됐다. 대구시도 유족회가 수 년전부터 요구했지만 번번히 좌절됐다. 때문에 유족회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단체장 후보들에게 조례 제정 여부를 묻는 설문지도 보냈다. 당시 대구경북 당선자 중 권영진 대구시장과 최영조 경산시장만 '적극 참여' 답을 보냈다.

   
▲ 65주기 한국전쟁 전후 10월항쟁 보도연맹 가창골희생자 위령제(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럼에도 2년간 조례가 제정되지 않자 '10월항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회장 채영희)'는 직접 정치권 인사들을 찾아 제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 유일의 야당 시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김혜정(기획행정위) 의원이 직접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대구 10월항쟁과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국가기관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함으로 지역에서 발생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권증진과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조례 제정 이유"라며 "조례 통과 후 유족들이 우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울컥했다. 이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역사의 아픔을 보듬고 기억할 수 있는 대구시, 대구시민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0월항쟁은 지난 2005년부터 대통령 직속기관 진실화해위가 재조사를 벌여 '국가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됐다. 2013년 진실화해위가 작성한 '대구10월사건 관련 진실규명결정서'에 따르면 1946년 대구 시민들은 해방 직후 미군정의 '식량정책'을 비판하며 9월 총파업을 벌였다. 이어 10월 1일에는 미군정과 친일파 '축출'을 촉구하며 대규모 항쟁을 했다.

하지만 미군정과 대구경북에서 지원을 나온 경찰들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우익단체를 동원해 시민들을 '좌익'으로 몰아 무력진압했다. 그 결과 이름이 확인된 희생자만 204명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정부는 10월항쟁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매년 위령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 정권 당시인 1950년대 우리나라 군인과 경찰에 의해 민간인 3,500여명이 코발트광산에서 집단사살됐다. 피해자는 주로 경산시와 청도군 일대 보도연맹원과 10월항쟁 대구형무소 수감자로,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북한군 협조 위험'을 이유로 국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됐다.  



대구광역시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

제 1조(목적) 이 조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진실규명 및 사법부의 사법적 판단을 통하여 확인된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국가기관 등에 의하여 불법적으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함으로써 지역에서 발생하였던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권증진 및 평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조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민간인 희생자”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에 희생된 사람으로 인정되거나 사법적 판단을 통해 인정된 사람을 말한다.
   2. “위령사업” 이란 내용과 명칭에 상관없이 민간인 희생자를 위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한 희생자 유해발굴, 평화공원조성 및 위령탑 건립 등의 사업을 말한다.

제3조(시장의 책무) 대구광역시장(이하 ‘시장’이라 한다)은 민간인 희생자 추모 및 위령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고 담당부서를 지정하여 해당 업무를 추진하도록 하여야 한다.

제4조(지원기준) 민간인 희생자 추모 및 위령사업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추진한다.
   1.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의 국가기관이 진실규명을 통하여 각 자치단체에 권고한 사항에 대한 이행조치
   2. 사법부의 판결을 통하여 각 자치단체의 책임을 입증받아 민간인 희생자 유가족 등이 제1호의 기준에 의하여 요구하는 사항
제5조(사업지원) ① 시장은 다음 각 호의 사업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1.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2. 대구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와 관련된 자료의 발굴 및 수집, 간행물의 발간
   3. 평화‧인권운동 및 이와 관련된 교육
   4.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5. 그 밖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
   ② 시장은 구·군에서 제1항에 따른 각 호의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대구광역시 지방보조금 관리 조례」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
   ③ 시장은 제2항의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구청장·군수와 사전에 협의하여야 한다.

제6조(시행규칙) 이 조례의 시행에 필요한 사항은 규칙으로 정한다.

제7조(환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급된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다.
   1. 대상자가 아닌 사람에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된 경우
   2. 허위로 신청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부     칙
제1조(시행일)
   이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경과조치)
   이 조례 시행 당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지원하고 있는 사업은 이 조례에 따른 지원사업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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