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에 피의자가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구를 찾아 거듭 "정치공작"이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 전 총장은 1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고발 사주' 의혹 피의자으로 전환한 지 하루 만에 전격 방문이다.
대구 기자회견 내내 윤 총장은 분노하며 해명에 시간을 할애했다. "정치공작" 반박을 되풀이했다. 그는 "고발을 사주한다는 자체가 재밌는 프레임"이라며 "그 때는 '조국·울산' 사건으로 수족이 잘려나가던 땐데 쫓겨난 검사들과 한편이 돼 야당에 고발을 사주한다? 상식에 입각해 판단하라"고 했다.
또 "작년 4월 15일 총선을 전제한 수사를 바랬다는 건데, 3일에 자료를 넘겼다 가정해도 15일 전에 수사를 착수하면 결과가 나오겠냐"면서 "선거를 앞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정치공작 아니냐"고 했다. 이어 "정치공작이라면 근거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제 입장에서는 사실이 아니고 아무런 개연성도 없는 일이다. 이건 공작"이라고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런 걸 시킨 적도 없고, 남부지검에서 실제 수사를 한 적도 없고, 관련해서 비슷한 빌미를 잡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야권 지지율 1위를 놓고 양강 구도에 있는 같은 당 대권주자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을 향해서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은 하루 전 대구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황당한 공작으로 몰아가 당까지 엮였다", "본인이(윤석열) 밝혀라", "권력집착이 강해 사퇴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윤 전 총장은 "저쪽에서 총알 한방 날리니 여당 주장에 올라타 시작하자마자 벌때같이 올라탔다"면서 "아무리 경선 중이라 해도 기가 찰 노릇"이라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또 "이실직고해라, 사퇴해라, 사과해라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남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에게 "야당 기득권 정치인으로 남아 그걸 누리겠다는 것이냐"며 "그렇게 해서 정권교체를 하겠냐"고 따졌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제보자 A씨의 만남설에 대해서는 "롯데호텔 스카이라운지 고급 식당에서 만나서 밥을 먹고 수시로 만났는데, 국정원장이 얼마나 바쁜 사람이냐. 일단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동성로에서 대구경북 공약 발표회를 열려고 했으나 안전상 이유로 취소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면담을 하고 동화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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