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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다움은 없다"...세월호 엄마들의 이야기, 영화 '장기자랑' 대구 첫 상영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3.2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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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 7명의 연극무대 도전기 다큐영화 4.5일 개봉
대구 시사회, 예진 엄마 박유신씨 "울지말고 웃으며 봐달라"
4월 곳곳서 마라톤·시민대회·분향소 등 '진실규명 기억행동'


"피해자 다움은 무엇일까. 유족다움은 무엇일까. 그것을 깨고 싶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고(故) 정예진 양 어머니 박유신씨는 29일 오후 대구 CGV한일극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 주인공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7명의 엄마 중 한 사람인 박씨는 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유족다움은 없다. 피해자다움이라는 틀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진상규명"...영화 '장기자랑' 대구 시사회 관객들(2023.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진상규명"...영화 '장기자랑' 대구 시사회 관객들(2023.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9년 동안 박씨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엄마', '세월호 유족', '예진 엄마'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떨쳐내려 해도 쉽지 않았다. 어딜가나 '유족다움'이 그를 짓눌렀다. 박씨와 같은 아픔을 지닌 세월호 엄마들은 연극 무대에 서며 아픔을 달랬다. 그 연극이 '장기자랑'이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아픔을 달래기 위해 무대에 선 동안 싸우고 토라지고 급기야 질투를 하고 갈등을 겪으며 극단은 위기를 겪었다. 

갈등은 기회가 됐다. '누구 엄마'에서 벗어나 박유신 자신이 됐다. 엄마들은 울고 웃고 일상을 겨우 되찾았다. 감독 이소현(주연 4.16가족극단 수인 엄마, 동수 엄마, 애진 엄마, 예진 엄마, 영만 엄마, 순범 엄마, 윤민 엄마, 김태현)씨는 엄마들 연극 도전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 정식 개봉일은 오는 4월 5일이다. 
 
   
▲ 예진 엄마 박유신씨와 이소현 감독의 대구 무대인사(2023.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세월호 엄마 7명의 연극 도전기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 / 자료 사진.대구4.16연대 제공

박씨는 "세월호 엄마들은 항상 아파야 하나? 그렇지 않다. 우리 엄마들도 하고 싶은 것이 많다"며 "그걸 어디가서 표현하지 못한다. 그렇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구에 오면서 나는 피해자다움, 유족다움을 버렸다"면서 "여러분 앞에서 깔깔 웃고 때론 술도 마시고 다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또 "우리끼리(세월호 엄마) 이야기 했다. '언니 미션이 있다. 영화를 보고 절대 울지 말자'고. 그러니 관객들도 슬프게 보지 말고 진주처럼 맑고 밝았던 우리 아이들처럼 웃으면서 봐달라"고 호소했다. 

다큐영화 '워낭소리'만큼 관객이 들게 해달라는 소원도 덧붙였다. 박씨는 "독립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든 워낭소리만큼 흥행했으면 좋겠다"며 "태극기 집회에 가시는 분들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소현 감독은 "세월호 관련 다큐를 찍다가 예진 어머니가 한라봉을 챙겨주면서 '우리 예진이 사랑스럽게 담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인연이 돼 나중에 '장기자랑'까지 촬영하게 됐다"며 "어머니들 이야기를 다큐로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대구시민들에게도 그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 대구시민 기억행동' 일정 / 자료.대구4.16연대
'세월호 참사 9주기 대구시민 기억행동' 일정 / 자료.대구4.16연대

300명 이상 사상자를 낸 세월호 9주기를 맞아 대구 곳곳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행사가 열린다. '대구4.16연대(상임대표 박신호)'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9주기 대구시민 기억행동' 일정을 알렸다. 

29일 영화 '장기자랑' 시사회를 시작으로 ▲오는 4월 2일 '2023대구 국제마라톤'에서 단원고 2학년 3반 부모님 한은지 학생 아버님, 신승희 학생 어머니, 황지현 학생 어머니와 함께하는 '리멤버 0416 마라톤' ▲9일 바보주막 세월호 참사 9주기 부활절 예배 ▲10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세월호 9주기 기자회견 ▲대구 도심 전역 세월호 9주기 현수막 게시 ▲15일 오후 6시 옛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민대회 ▲15~16일 대백 앞 추모분향소 운영 등 다양한 기억행동을 펼친다. 

박신호 대구4.16연대 상임대표는 "이번 영화가 대박나면 안전 사회,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구시민들의 관심이 진실규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9주기 자세한 일정은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대구시민모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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