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의 고리를 끊기 위해 참사로 아파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둔 10일 대구4.16연대 공동대표인 정금교 대구 누가교회 목사의 말이다. 정 목사는 "다시 4월 16일. 애도의 기간이 돌아와 모두 참사의 아픔을 다시 느낀다"며 "윤석열 정부는 아이들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9년의 시간, 아홉번의 분노를 느끼는 시간 동안 우리는 매년 기억하고 약속해왔지만, '가만히 있으라'는 9년 전 그 말처럼 우리는 도심 골목에서 또 다시 아이들이 압사당하는 10.29 이태원참사 아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인 나라에 더 이상 분노만 하지 말고 다시 한번 이웃의 손을 잡고 연대하자"면서 "안전한 사회를 위해 유가족,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실천하는 대구4.16연대(상임대표 박신호)'는 10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과 약속 주간 선포 대구시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4.16연대는 "봄이 오면 우리는 2014년 4월 16일을 떠올린다"며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 침몰의 순간을 실시간으로 경험했다"고 말했다. 또 "그날 이후 세월호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기 위해 힘든 여정을 걸어왔지만, 9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은 3년 6개월 활동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대구4.16연대는 "사참위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발족한 뒤 여러 활동을 했지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도 "어렵게 법정에 세웠지만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추모사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등 추진되던 추모사업은 차질이 발생해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은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이들은 "참사 희생자들을 오롯이 기억하고 추모할 권리도 보장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300여명의 목숨을 잃고 난 뒤 여러 다짐과 분투가 이어졌지만 지난해 10.29이태원참사로 또 아픔을 겪었다. 대구4.16연대는 "사회적 참사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이 대한민국 곳곳에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할 국가의 부재를 또 한번 목격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아픔이 다시는 발생해선 안된다"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유족, 시민과 함께 계속 연대할 것"이라며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해 모든 사람의 안전과 참사 피해자 권리가 온전히 보장받고 재난과 참사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 피해자가 참여하는 독립적 조사가 가능하게 명문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4.16연대는 세월호 9주기 기억과 약속 주간에 다양한 활동을 한다. ▲지난 3월 29일 영화 '장기자랑' 시사회 ▲4월 2일 '2023대구 국제마라톤'에서 단원고 2학년 3반 부모님 한은지 학생 아버님, 신승희 학생 어머니, 황지현 학생 어머니와 함께하는 '리멤버 0416 마라톤' ▲9일 바보주막 세월호 참사 9주기 부활절 예배 ▲10일 세월호 9주기 기자회견 ▲대구 도심 현수막 게시 ▲15일 오후 6시 옛 대구백화점 앞 대구시민대회 ▲15~16일 대백 앞 추모분향소 운영 등 다양한 기억행동을 펼친다.
김성년 대구4.16연대 집행위원은 "9년 동안 우리는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위해 싸웠지만 또 다시 이태원참사라는 사회적 참사를 마주했다"며 "결국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부터 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이 같은 사회적 참사를 막고 모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세상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