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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총선 후보' 이주노동자들 폭행에 체포까지, 인권단체 "구속" 항의...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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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국회의원 후보가 이주노동자들을 폭행하고, 사적으로 체포해 논란이다. 

인권단체들의 신고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대구경찰청이 각각 조사에 들어갔지만, 이미 대구경북 지역사회에서 해당 후보에 의해 맞고 강제 추방된 이주민 피해자는 수십명에 달한다. 이주인권단체들과 이주민들은 경찰청 앞에서 해당 후보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등 항의 시위에 나선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이주민센터 친구 등 전국이주인권단체들은 오는 3일 오전 서울 서대문역 앞 경찰청 앞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이주민들을 불법체포와 폭력으로 인간 사냥하는 자유통일당 박진재 대구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를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자유통일당 대구 북구갑 박진재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이주노동차 체포 영상 / 사진.박진재 후보 유튜브 채널 
자유통일당 대구 북구갑 박진재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이주노동차 체포 영상 / 사진.박진재 후보 유튜브 채널 

지역사회에서도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 인권단체가 같은 목소리를 낸다.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민주노총대구본부 성서공단노동조합, 필리핀 교민회, 베트남공동체, 이주민선교센터 등 대구지역 이주인권단체들은 오는 7일 오후 대구 성서공단에서 집회를 열고 성서경찰서 앞까지 행진한다. 

김희정 성서공단노조위원장은 "미국에서 과거 흑인들을 사냥한 KKK단(백인우월주의단체)과 무엇이 다르냐"며 "21세기에 이렇게 이주민을 폭행하고 체포하는 것은 인간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위험한 박 후보를 즉각 구속 수사하고, 자유통일당은 후보직에서 사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에 따르면, 박 후보가 이 같은 사적 제재를 한 것은 오래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북구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후 성서공단과 대구 북구 지역 등 이주노동자들이 사는 곳곳에서 이 같은 행위를 벌였다. 심지어 경북 경주에서도 사적 제재를 한 사례가 있다.

박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수십건의 이주노동자, 이주민 사적 체포 영상 목록 / 사진.박진재 후보 유튜브 채널
박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수십건의 이주노동자, 이주민 사적 체포 영상 목록 / 사진.박진재 후보 유튜브 채널

올해 1~3월 주황색 총선 점퍼를 입고 유세 운동이 아니라 이주노동자 사적 체포를 한 것이다. 박 후보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이주노동자를 때리고 체포하고 경찰에 넘기는 영상을 여러건 찍어 게시했다. 특히 성서공단 일대에서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신원불상의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폭행하더니 달리는 오토바이를 멈춰세워 넘어뜨리고 경찰을 불러 "불법체류자"라며 신고했다. 박 후보는 "불법체류자는 한국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이 같은 행동이 정당하다고 경찰에 항변했다. 하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때린 것도 문제, 권한 없이 체포한 것도 불법이다.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지만, 인권위는 긴급구제까지 할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해 일단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지역사회에서 피해를 당한 여러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이 경찰에 신고한 건수는 2일까지 확인된 것만 9건이다. 성서경찰서와 북부경찰서, 경주경찰서 등에 신고가 들어갔다. 실제 박 후보가 넘긴 이주노동자 중 미등록 이주민들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의해 강제 출국됐다. 이와 관련해 북부경찰서는 중요 사건이라고 판단해 관내 신고된 사건을 대구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선관위에 등록된 제22대 대구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자들...민주당 박정희, 국민의힘 우재준, 자유통일당 박진재 / 사진.중앙선관위 
선관위에 등록된 제22대 대구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자들...민주당 박정희, 국민의힘 우재준, 자유통일당 박진재 / 사진.중앙선관위 

대구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 관계자는 "폭행, 체포감금죄 등 혐의로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선거운동 때문에 출석이 어렵다고 해서 아직 소환 조사는 안했다. 선거 후 본격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통일당은 박 후보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혜식 자유통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일 입장문에서 "불법체류자보다 국민을 지키는 일이 먼저"라며 "공권력이 해결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목사가 주축이 된 정당으로 기독교 개신교 정신과 우파 정치를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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