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한 대구 34명 후보들의 선거공보물, 수 많은 공약과 정책 중에 '노동자'라는 말조차 드물었다. 당연히 노동정책도 찾기 힘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게재된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34명의 선거공보를 확인한 결과, 선거공보에 '노동자'나 '근로자', '노동공약'을 넣은 후보는 20% 남짓에 불과했다.
노동과 노동자를 가장 강조한 후보는 진보당 최영오(달서구병) 후보였다.
▲최영오 후보는 "치열하게 일상을 살아내는, 그러나 그림자 취급을 당하는 서민과 노동자의 편에 서는 삶을 살겠다 다짐했다.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일에 앞장섰고, 노동자 스스로 자기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에 지난 시간을 바쳤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노동자의 출산과 육아 권리확대', '산업재해 예방 및 피해구제 확대',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법 적용 확대' 등을 구체적으로 선거공보에 실었다.
▲진보당 황순규(동구·군위군을) 후보도 '코펜하겐식 노동교육박물관 건립으로 아동·청소년진로체험', '노동가치 교육',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효철(동구·군위군갑) 후보는 '플랫폼 노동자도 보호받는 세상'을 내걸고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범위에 해당되지 않아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에 힘쓰겠다", "동구 소재 플랫폼 노동자 쉼터를 5개소 설치하겠다"고 선거공보에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형룡(달성군) 후보도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내놨다. '산업재해·근로자 응급 및 재활전문병원 유치 추진'을 약속하고, '직장맘이 행복한 달성군'을 위해 '출산휴가·출산급여', '직장맘을 위한 원스톱지원센터', 공공산후조리원·공공요양원', '여성들을 위한 취업 교육·훈련 기회'와 '일자리 매칭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권택흥(달서갑) 후보는 '대구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증액 및 운영 확대 추진'을, ▲국민의힘 추경호(달성군) 후보는 '근로자복지센터 등 시설 확충'을 각각 선거공보에 실었고, ▲더불어민주당 김성태(달서구을) 후보는 "노동자 권익을 위한 제도 마련", "감정노동자·이동노동자 권익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권익향상"을 자신의 역할로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자유통일당 박진재(북구갑) 후보는 '산업연수제 부활(한국인 임금 50% 지급)', '외국인 건강보험 폐지' 같은 반(反)노동 주장을 선거공보에 실었다.
34명의 후보 선거공보에는, 지역개발, 동네 공약, 기후 위기, 소상공인, 자영업자, 교통, 청년 창업.취업, 교육, 문화, 의료, 경제, 반려동물, 작은도서관, 정치 개혁, 스포츠단지, 문화예술 공연 공간 확대, 벤처기업 지원, 환경, 어르신 복지, 기본소득, 힐링, 여성, 장애인, 복지, 저출산, 공교육, 지역현안, 보수 적통, 사회적 약자, 정치혁신, 균형발전, 지방 균형소득 지급, 지역화폐, 주거환경 등 수 많은 공약이 실렸다.
그러나 정작 '치열하게 일상을 살아내는' 노동자와 노동 정책에는 공을 들이지 않았다. 노동자는 대구에 거주하며 지역 경제를 현장에서 견디고 그 많은 현안과 문화를 누려야 할 당사자인데도 불구하고.
이길우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여야 거대 정당 모두 노동자를 위한 정책에 아예 관심이 없고, 노동자 서민을 위한 진보 정치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총선 이후에 최저임금제도 개선,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을 비롯해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국회에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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