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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퇴진" 외치던 1980년 오월...대구지역 대학생들의 '저항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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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4주년 대구 사진전]
대구·광주 등 1980년 5월 사진 50여점
경북대·영남대·계명대 "전두환 퇴진·계엄 철폐"
계엄군·경찰 진압에 부상·체포→휴교령
14일 대구 기념문화제, 18일 역사기행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전두환 군부 세력에 맞선 대구의 오월.

대구지역 대학가와 동성로를 중심으로 "전두환 퇴진", "비상계엄령 철폐", "언론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북대 학생들이 대구 중구 아카데미극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1980년 5월 14일. 매일신문 촬영)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대 학생들이 대구 중구 아카데미극장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1980.5.14.매일신문 촬영,  44주년 5.18 민중항쟁 순회 사진전시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대학교 학생들은 1980년 5월 4일 교내 일청담 앞에서 시국대회를 열었다. 

같은 달 13일에는 "유신 철폐", "전두환 퇴진"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다음 날인 14일에는 중구 동성로 아카데미극장(현 CGV 대구아카데미) 앞에서 시위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했다. 

영남대학교 학생들은 같은 해 5월 7일 시국토론회를 열었다. 

같은 달 9일에는 문리대생들이 철야농성을 진행했다. 이날 교내에서 "박근혜 이사장 반대", "비상계엄 해제"를 외치며 횃불을 들고 야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어 5월 14일에는 학생 1만여명이 영남대 경산캠퍼스에서 대구 대명동캠퍼스까지 18km를 도보로 행진했다. 

"계엄 철폐" 영남대학교 학생 1만여명의 18km 행진(1980.5.14.매일신문 촬영)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엄 철폐" 영남대학교 학생 1만여명의 18km 행진(1980.5.14.매일신문 촬영,  44주년 5.18 민중항쟁 순회 사진전시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영남대 문리대생 40여명이 "언론자유"를 외치며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1980.5.9.매일신문 촬영)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영남대 문리대생 40여명이 "언론자유"를 외치며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1980.5.9.매일신문 촬영, 44주년 5.18 민중항쟁 순회 사진전시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학교 학생들도 학교 정문 앞 도로에서 5월 13일 오전 '전두환 퇴진', '비상계엄 해제', '언론자유 보장' 등을 외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14일에는 교문 밖으로 나가 대구백화점까지 진출해 농성을 벌이다 계엄군의 진압으로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고, 수백명이 체포·구금됐다.

당시 격렬했던 시위 현장은 경찰이 쏜 최루가스와 학생들이 던진 돌이 나뒹굴었다. 대구대학교 학생들도 14일 매일신문사 앞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시위했다. 

대구권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전두환 군부 세력은 1980년 5월 15일 계명대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어 5월 17일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고, 다음날인 18일부터 전국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계명대학교 학생들이 "전두환 퇴진"을 외치며 교문 밖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모습(1980.5.14.매일신문 촬영)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학교 학생들이 "전두환 퇴진"을 외치며 교문 밖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모습(1980.5.14.매일신문 촬영, 44주년 5.18 민중항쟁 순회 사진전시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 정문에서 시위 중인 학생들을 향해 경찰의 페퍼포그 차량이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1980.5.13.매일신문 촬영)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 정문에서 시위 중인 학생들을 향해 경찰의 페퍼포그 차량이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1980.5.13.매일신문 촬영, 44주년 5.18 민중항쟁 순회 사진전시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1980년 5월 전두환 군부에 저항한 대구 대학생들과 광주 5.18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

'제44주년 대구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대구광역시'가 주최한 44주년 5.18 민중항쟁 대구기념행사의 일환이다.

전시회는 광주 5.18민주화운동 사진 20여점과 대구·서울 등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 사진 30여점 등 모두 50여점의 사진이 전시됐다. 대구지역 사진은 '매일신문사', 광주지역 사진은 '5.18기념재단'에서 제공했다. 

순회전시회는 지난 5월 2일~5월 3일 대구대학교 정문, 5월 7일~5월 8일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진행했다. 경북대학교 여정남공원에서는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하고, 오는 5월 13일부터 13일까지 계명대역에서 전시회를 이어나간다. 또 대구역과 동대구역에서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장소와 시간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경북대학교 한 학생이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2024.5.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
경북대학교 한 학생이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2024.5.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5.18사진전이 지난 5월 8일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서 열렸다. (2024.5.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5.18사진전이 지난 5월 8일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서 열렸다. (2024.5.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시회가 열린 경북대 여정남공원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에 항거하다 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희생된 여정남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9일 사진전을 찾은 시민들은 당시 사진을 촬영하거나 손가락으로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을 읽었다. "민주화 시위가 대구에도 일어났었냐"며 호기심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고, "저 때 사람들이 억울하게 많이 끌려갔었다"고 말한 시민도 있었다.

백모(20.경북대 역사교육과)씨는 "얼마 전 광주 답사를 갔다가 과 선배가 대구에서 5.18을 알리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들었다"면서 "5.18이 광주에서만 일어난 줄 알았는데 오늘 사진전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도 저항 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모(23.경북대 행정학과)씨도 "대구에서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를 했다는 것을 몰랐다"며 "군부에 의해 많은 시민이 학살당한 것도 비극이지만 5.18이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도 비극"이라고 한탄했다.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을 앞두고 대구 곳곳에서 기념 행사들이 열린다.

'제44주년 5.18 대구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오는 5월 14일 오후 7시 꿈꾸는 시어터(남구 대명동 1713-2)에서 '44주년 5.18민중항쟁 기념문화제'를 연다. 5월 18일 당일에는 5.18역사기행을 진행한다. 광주 5.18국립묘역, 금남로 등 5.18사적지를 답사한다.

행사 실무를 맡은 원영민 4.9인혁재단 사무차장은 "1980년 5월은 광주뿐 아니라 서울과 대구, 부산 등 전국적으로 전두환 군부에 대한 반대 시위가 일어났었다"면서 "대구의 경우 5월 14일 200여명이 연행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순회전시회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당시 대구지역의 5.18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며 "5.18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바로잡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44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 포스터 / 사진 제공.44주년 대구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44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 포스터 / 사진 제공.44주년 대구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44주년 대구 5.18 역사기행 참가자 모집' 포스터 / 사진 제공.44주년 대구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44주년 대구 5.18 역사기행 참가자 모집' 포스터 / 사진 제공.44주년 대구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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